생각이 떠오르는대로
1.지난 수요일, 외숙모님의 부고를 받았습니다. 예닐곱살 무렵. 이리에 사시던 외삼촌이 전주로 전근오시면서 외가의 식구들이 우리집 방 하나에 임시로 이사 오셨습니다. 그전까지 나에게 형제라는 개념이 없었습니다. 나는 동네의 깨복쟁이 동무들과 종일 밖에 쏘다니다가 , 어둑해서 집으로 돌아오고, 출근 했다, 학교에 갔다 집으로 돌아온 식구들은 모두 나에게 어른 이었습니다. 그때까지 내가 속해있는 세계는 없었습니다. 그들 모두는 각기 자기 일과 놀이에 빠져있었고, 나로부터 등져있었으며, 나는 그 너머로 세상을 훔쳐보는그저 관찰자 였습니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골방에서 어른들이 보다가 던져둔 책을 넘기며, 나를 두고 저들끼리만 달려 가 버리는 그 아이들을 따라다니다가 각기 사라져버리는 그 이미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