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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 230627

1. 장마가 시작 되었습니다. 어제 하루 종일 잠깐씩만 쉬다 다시 비를 뿌리고는 했는데 아직 세차게 쏟아 붓지는 않습니다. 아랫지방은 폭우가 오기도 했다는데, 그 전선이 올라오면 여기도 빗속에 잠기 겠지요. 2. 새로 시작한 드라마 악귀에서 잠시 정신과 의사의 장면이 나옵니다. 간단한 자기보고식 정신 상태 검사를 받고, 아마도 첫 진료인듯 한데 의사는( 우먼닥터입니다) 대번 귀신이란 없으며 환상일 뿐이라고 잘라 말합니다. 대개의 작가들은 정신과 의사를 신뢰 하지 않는 듯 합니다. 오해가 있을 부분입니다. 그런식으로 대하지 않습니다. 충분히 라뽀(rapport, 신뢰 관계) 가 이루어진 경우 그에게 귀신이 어떤 의미인가를 조심스럽게 추정 합니다. 그러고도 한 참 후에야. 그게 필요 하다면 해석을 전달 합니..

나의 이야기 2023.06.27

검은 개와 마티스

장마가 시작 되었습니다. 종일 비가 내리다 그쳤다를 반복 합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날씨를 예측 하기 어렵고 비가 내리건 해가 비추건 어쩐지 인간의 마음에 별다른 감흥을 주는 것 같지 않습니다. 거리에 비가 오듯 내 마음에도 비가 내린다거나 안개가 내려 앉는 도시에 마음도 젖어 드는 그보다는 전반 적으로 흐르는 음울함, vitality 를 회수 당한. 영혼으로 채워 지지 않고 흐름이 멈추어 버린 거리에 인간들은 흐느적 거리며, 셀 폰의 조작에 끌려 다닙니다.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이제는 아마도 정신에 프로그래밍 되어 버린듯, 사건이 지나간 후에도 , 만들어진 불안 시스템을 적용한 다른 걱정 거리를 찾아 내려 합니다.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 악귀를 보았습니다. 몇년전 드라마 시그널의 어둡고 정신 착란 적이며..

Psychiatrist 2023.06.26

무엇으로 지탱 할 것인가

80년대 정신의학은 바야흐로 분자생물학, 약물학, 유전학의 비약적인 발전과 그 기대로 심리적인 이유를 ( 어린시절 어떤 충격을 받았는지, 공부하다가, 실연당해서, 미쳤다든지) 더이상 중요하게 찾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가족내의 병을 대하는 정서적인 다이나믹이나, 도대체 이유가 무언가를 알고 싶어하는 보호자를 위로 하는 차원의 질문으로는 유용했습니다.만. "지구상의 모든 사람은 누구나 피할 수 없이 마음이 편치 않고 무슨일인가 닥칠 것 같은 , 불안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 하지만 의사들이 보기에는 위험인자, 스트레스, 왜 그렇게 의기소침해지는지 단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몇 년동안이나 정신치료를 받고도 미미한 정도로 효과를 보거나 전혀 해결되지 않습니..

Psychiatrist 2023.06.20

진료실 단상

talk therapy라 하면 프로이트 시대에 히스테리환자 (conversion 전환증상) 에게 카우치에 누워 어떤 외부적인 영향도 받지 않고 자유스럽게 자신의 말을 하게 하는 것으로, 괴이한 신경적 신체증상을 회복 시킨것으로 시작 되었습니다. 가슴속 응어리진 말을 내뱉지 못하고 신체적인 이상 증상(속앓이, 화병)이 하고 싶은 말을 다 내뱉게 하여 깨끗이 나았다는 설화도 있습니다. 그런데 자기 말을 하지 못해서 병이 되었다라는 것이 현대의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용할 것인가? 오히려 걸러지지 않은 거친 감정을 쏟아 내는 것에 대해 치료적 재고를 해보아야 합니다. 생각함으로서 내가 존재 한다 가 아니라 말을 할때만 내가 존재한다고 믿는 세태입니다. 말이 진실이고 현존이라고 여기는 것이지요. 타자에 대한 배려가..

Psychiatrist 2023.06.15

슬기로운 의사생활

1. 일하는 중에 자주 소통의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제 경우 성장 하기 까지 집안에서 가장 어린 아이 였기 때문에 나의 위치는 항상 하찮았습니다. ( 그렇게 각인 되었던 것 같습니다. 보고 듣는 학습 경험은 상당히 풍부 했다 하더라도) 그런탓에 어른이 되어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되는 리더의 역활이 주어진지 오래 되었음에도) 수동적, 지나친 배려와 상대방의 존중으로 태도가 모호하게 되었던 듯 합니다. 최근에 나의 오더( 지시)를 짐작하고- 상명하복의 오래 유교적 관습도 영향이 있겠지만 무리하게 시행 하려고 해서 결과가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되어버렸습니다. .물론 정신의학이라는 분야에서는 환자를 다룰때 분명한 한가지 정답만 존재 하는 것이 아니어서 가능하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상황에 맞는 ..

Psychiatrist 2023.06.14

산파

진지하게 숙고하는 글쓰기를 산고에 비유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출산을 돕는 산파라면. 과감해야 합니다. 오래 묵혀 둔 , 어떤 구상에도 어울리지 않는, 그러나 버리기에는 어쩐지 미련이 남는 재료를, 사용하기로 결정을 내렸다면 산도를 내려 오지 않고 버티는 태아에게 하듯이 과감하게 빠져 나오도록 유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후에 아주 조심 스럽게 어떤 모양이 될를지 , 달래고 다듬고 보살펴 완성에 이르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일단 과감히 꺼내 놓아 보았습니다. 지금부터 천천히 어떤 모습으로 완결 될건지.. 기다려봅니다.

그림 이야기 2023.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