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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옥션

아루숲 화실이 실험공간 '슬' 로 탈 바꿈하는중간의 한 과정으로 화실의 물건들을 경매에 부치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실로 보물 창고 입니다. 미술 서적, 재료 그리고 그림들 이천원 부터 시작하는 호가 는 최대 만원을 넘지 않습니다. 제대로 경매가 이루어 지지 않는것이, 가난한 아마추어 예술가들이, 열렬히 갖고 싶은 물품은, 호가를 올리는 대신 눈치껏 양보 하고 물러 서 버려 엄밀한 경매가 이루어지 지는 않습니다.

진료실 단상

진료실에 있다보면 도대체 왜, 뭐가 문제란 말인가 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그녀는 학교 졸업 하고 열심히 노력 해서 안정된 직장에 다니며 소녀다운 청순한 외모에 예의도 바릅니다. 소소한 가정내 갈등도 있지만, 책임을 다하고 과하지 않은 지지를 해주는 부모와 가족도 있습니다. 타인은 대수롭지 않아 할 사안에 자책하느라 반복적으로 죽을 만큼 괴롭고, 그렇다고 엄밀히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주요 우울증으로 진단 범주에 들지 않습니다. 오늘도, 직장내의 부당함에 분개하다가 항의 말 조차 꺼내지 못했다고 자기자신을 미워하고 턱없이 선심을 쓰고 나서, 남들이 알면 과하다고 욕할까봐 전전 긍긍합니다. 분석적으로는 여러 현란한 용어로 그녀의 '문제' 를 규정 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은 심층 심리의 무의식적 역동으로..

Psychiatrist 2023.04.25

Paradiso III- Final

" 숲속으로 나는 점점 더 깊이 들어 갔고..." " 숲속의 고요와 평안이 나를 얼마나 행복하게 만들었는지! 뭔가를 치는 소리, 휘파람, 아득히 멀리서 들려오는 그런 울림. 사방에 펼쳐진 모든 침묵과 고요함 사이 여기저기서 매혹적이고 신성한 은신처에 몸을 숨긴 새한마리의 구슬같이 맑고 청아한 노래가 들려왔다." " 반듯하고 꼿곳한 전나무들은 사방에 높은 기둥 처럼 서있고, 아주 작은 동요나 움직임도 없는 이 드넓고 고요한 숲을 들리지 않는 무수한 목소리들이 관통하며 소리없이 울려 퍼지고 있는 것 같았다. 먼 태고의 소리들이 그것이 어디서 오는지 나 자신도 알지 못하나 분명 내귀에 들려왔다." 전나무 높은 꼭대기에서 부터 조용하게 바스락 거리는 술렁임" " 이곳에서 죽는다면 그래서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

그림 이야기 2023.04.21

비극과 희극

1. 차일드 인 타임 2017 이전 영화의 냉혹하거나 기계적인 인간으로 분했던 베네딕트 컴버비치가 , 따뜻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딸을 잃어 버리는 동화 작가 아버지로 나옵니다. 짧은 감상: 세상의 일들, 마음과 마음 , 사건과 사건 들 사이에는 간격이 존재 하는 듯 합니다. 물이 흐르듯,흐르다가 그 간격으로 새어나가 버리기도 하고 그러는 중에 과학과 이론, 논리로 설명 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 납니다. 도저히 헤어날 수 없을 것 같은 는 불행한 운명 을 겪으면서 다시 살아 가기도 하고, 전생이나 미래의 현시를 겪으며, 아무리 사랑하고 안타까워도, 사랑하는 사람을 놓치거나 이해 할 수 없으며 또 그 사랑의 힘이 스며들어 ,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기도 합니다. 정부의 교육 자문 위원회에서 딸을 회상하..

영화 이야기 2023.04.14

일지230413

어머니가 초저녁 잠을 못이기시고 새벽에 일어나 세시간 도 넘게 긴 긴 독경을 뇌경색으로 운신하기 어렵고 인지가 나빠지기 전 거의 이십년이상 줄곧 거르지 않으셨습니다. 지금 제나이 보다도훨씬 이르게 시작 하셨을 터인데 그 수면의 양상을 제가 물려 받았습니다. 일주일에 두 어번은 한밤중에 일어나, 동 틀때가지 다시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거실 창가에 ( 제가 주중 묵고 있는 숙소는 작은 동산이 내려다 보이고, 멀리 한강에서 오르는 아침 안개에 번지는 붉은 하늘도 볼 수 있습니다) 일인용 소파를 옮겨 놓고 책을 보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영화를 봅니다. 기도는 오래 쉬고 있습니다. 다행히 날이 이른 시간에 밝아져서, 아예 잠을 포기 하고 출근 준비 다 하고나서 산을 오릅니다. 더 더워지면 본격적으로 운동하고 들..

나의 이야기 2023.04.13

갤러리의 탄생

오랜만에 숲 화실에 들렸습니다. 류승환 선생님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새로운 개념의 갤러리를 올해 말 목표로 준비하고 계시다 합니다. 공간 자체가 류승환 선생님의 예술 정신이 현현하는 작품이 될 것입니다. 꽤 오래전 부터 그런 구상을 해오셨습니다. 선생님의 전시는 오래전부터 설치와 퍼포먼스가 동시에 이루어졌습니다. 전시 공간을 얻지 못하는 젊은 작가들을 초대 하고 일방적인 관람이 아니라, 참여하고 대화하는 예술담론을 주제로 하는 포럼을 수시로 개최할 생각이랍니다. 멋집니다.! * 갤러리 이름은 실험공간 슬 입니다. ( 숲 주인장의 작명) 슬은 윤슬/ 이슬/구슬 에 쓰이는 순 우리 말로 영롱하게 반짝이는 의 느낌어입니다. 윤슬은 물 비늘 이라고도 한답니다.

봄비 오는 오늘 한 작업

1.저 같은 아마츄어 에게는 값비싼 미술 재료는 언감생심. 화방에 가끔 들려도 매대에 쌓아 놓은 세일 품목이나 몇 개 집어 오는게 다 입니다. 요전에 다이소에서, 애들 쓰는 점토 칼라 색 모래 까지 신나게 주어 왔습니다. 마블링 용 물감 있는것 까지 보고 왔으나. 다음에~~ 색조가 촌스럽기는 합니다만, 요즘 유행하는 디지털 아트 색조 비슷하네 . 뭐...하면서 위안. 여기에 오다 가다 길에 주은 자연의 물상들을 어울려 본다면 작업의 만족도가 나쁘지 않습니다. 글루건이나 픽사티브,윤택제. 목공풀 , 공구도 허술하지만 쓸만 합니다. 쓰다 버리는 싸구려 물건들로 쓰레기가 넘치고 환경을 해한다고 폄하했던것, 취소. ( 문제이기는 합니다) 2 처음 부터 주제나 과정의 설계 없이 ( 뇌를 거치지 않은 ) 손이 가는..

그림 이야기 2023.04.05

빛의 시네마

빛은 어둠속에서 사물을 명확하게 비추어 혼란을 걷어 냅니다. 그러나 르네 마그리트의 Empire of Light 에서는 하늘의 광채가 아래의 텅빈 어둠을 뚫지 못하고 불안하며 기이한 환상을 일으키게 합니다. 에드워드 호퍼의는전기와 소리, 영화가 급속히 발달하는 모던 생활 사회의 관찰자 였습니다. 극장이나 영화가 중요한 그의 그림의 주제였으며 어두운 구석, 텅빈 객석을 주로 그렸습니다. 영화 빛의 시네마( 빛의 제국 The Empire of Light 2022)는 1980년대, 남부의 바닷가에 있는 한 극장에서. 힐러리 스몰은 영화관의 매니저로 청소와 티켓팅, 스낵판매 까지 극장의 잡다한 일을 맡아 합니다. 그는 조울증으로 , 심각한 조증 발작으로 입원했다가 퇴원하여 사회사업가의 관리를 받습니다. 그런 약..

영화 이야기 2023.04.03

일지 230331

문득 나이듦의 한가운데 들어서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게 뭔가/ 또는 왜이러지? 그러면서 주춤 주춤 자리를 잡아 버렸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쉴새 없이 변합니다. 그것을 배우려고 알아 보려는 노력 보다는 그 의미가 무엇인가 , 관조하는 입장이 되고 있습니다. 내안의 나는 점차 견고 합니다. 그것은 적을 맞아 방어하려는 수성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건에 대해 나를 분리 시키고 거리를 두면서 바라보다가 더내려 보내는 , 내안으로 그 어떤 것도 들여 놓을 필요가 없다는 그런 느낌입니다. 그리고 좀 과대망상적인 사유를 진행 해 보려고 합니다. 얼마 전부터, 언젠가는 그 쓰임새를 다하고 육신 보다 먼저 흩어질 수도 있는 마음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펙트럼입니다. 1. 자폐 2. 공감하는 마음 3. 인공의..

나의 이야기 2023.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