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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

보고 싶지만 미뤄 놓은 영화의 리스트가 길어져 갑니다. 아바타는 호 불호가 갈리니 극장에서 까지 가 볼 것은 포기하고 스트리밍 서비스에 올라오면 봐야 겠습니다. 넷플릭스의 웬즈 데이도 보고싶고, 헤어질 결심을 다시 볼겁니다. 비밀의 숲. 놓쳤거나 무심히 지나갔거나 아니면 깡그리 잊어 버렸는지 새롭게 보이는 장면과 대사들이 있어 좋습니다. 김은숙 작가의 더 글로리를 시작 했습니다. 좀 실망되네요 우리시대의 위대한 작가 김수현은 무거운 멜로와 홈 코믹 드라마를 번갈아 집필하였고( 아마 그랬을 겁니다) 그러나 두 장르 다 완벽하게 완성되어 7/8/90년대에 매번 최고의 인기를 누렸습니다. 저는 그의 드라마 수필이나 소설까지도 빼먹은게 없을겁니다. 김은숙 작가가 최근 그의 특기인 가벼운 로맨스 드라마 보다는 어..

영화 이야기 2023.01.02

일지 230102

새해 첫 출근입니다. 버스를 놓치는 바람에 새벽 어둑한 때 일찍 문을 연 카페에서 사십분여를 죽치고 있었습니다. 1. 몸의 신비한 작용에 대해 새삼 경탄합니다. 신장의 미세한 미로/, 길고 긴 , 구불구불하고 울퉁불퉁한 긴 터널을 지나 걸러진 노폐물을 내보내는 腸장의 고단한 여정을. 어느 한부분 근지러움이 감지 되면 다른 부위에 동시 다발로 킨들링 되는 나의 피부.- 오랫동안 외계로 부터 보호해주던 나의껍데기. 그리고, 생각할 수 있는 내가 나임을 항상 일깨워주는 중앙 통제센터. 브레인. 하나하나 깨닫게 하는 것은 의식 하지 않아도 잘 조작되고 있던 그 부분부분 , 불편함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 어눌하고 지체 되어버린 이 몸을 어르고 달래서- 절대 탓하거나 무리하게 요구 하지 않고 - 잘 살아 가야 ..

나의 이야기 2023.01.02

예술 이야기

성탄 이브 아루숲 회합. 낡은 난로 위 냄비에 뱅쇼가 데워지고 달콤한 향기에 취해 예술에 대한 담소가 물흐르듯 이어 집니다. 강의 상류에 수련을 심어 놓고 , 반복해서 그렸던, 클로드 모네와 , 폭풍위 속에서 돛대에 몸을 묶고 느끼고져 했던 터너의 이야기, 왜 수 많은 예술가들은 그들의 삶에서 예술에 강박적으로 몰입 했는가, 예술은 무엇인가.. "삶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회화, 조형, 문학이나 음악 등 모든 표현의 형식이라는 전제 조건이 있어야 합니다." 파울 클레. The art of mastering life is the prerequisite for all further forms of expression, whether they are paintings, sculptures, tragedies, ..

본 마음

지난주에 한 정신과 전문의가 관여하는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이 이슈가 되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가 하는 정신의학적 접근이나 상담의 방식이, 진료실에서 이루어지는 치료와 많이 틀리지는 않습니다. 일반 대중들에게 정신과 의사의 긍정적인 모델로 인식 되었다는 점에서 다른 우리 동료들은 그의 덕을 많이 본 셈입니다. 그러나 정신의학이 모든 사회적 현상에 규범으로 제시 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환자를 대할 때, 또는 그에게 영향을 주는 주변인들( 특히 가족) 의 정신 병리를 함께 진단 합니다. 그들이 보조 치료자로( 치료 환경을 벗어나서 더 많은 시간을 같이 지내야 하는) 교육을 시켜야 하고 그들에 공감하여 건강한 관계를 이루게 해야 합니다. 물론 문제가 심각한 경우는 법, 사회정의 등을 고려해서 다른..

Psychiatrist 2022.12.26

에딴 도네 4

뒤샹과 쿠르베 뒤샹은 쿠르베의 여성의 신체를 노골적으로 묘사한 작품 흰 스타킹을 신은 여자Gustave Courbet Woman with White Stockings, 1864 를 자신의 작업에 사용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Courbet의 그림은 바닥에 앉아 있는 젊은 여성을 묘사하고 있으며, 그녀의 오른발 위로 스타킹을 당기는 듯한 모호한 자세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장면의 정확한 특성을 확신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 여자는 매춘부인가 ,소박한 가정부인가, 옷을 입고 있나, 옷을 벗고 있는 중인가? 우리는 성교의 뒸끝 이거나 가까운 곳에서 수영하는 것인가? 불필요한 세부 사항을 모두 제거한 Duchamp의 에칭은 인물의 노출된 성기를 강조하여 풍경을 배경으로 한 여성의 순진해 보이는 장면에서 Co..

그림 이야기 2022.12.23

에딴 돈 3

에땅 도네는 뒤샹의 의도 대로' 특정 화면이 없이, 놓여진 것을 본다'라는 기술적 설치 외에 어떤 설명도 기술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그 물건 (readymade object)에 대한 특별한 의미, 즉 도발적인 양피지로 몸을 감싼나체의 마네킹, 괴이한 형태로 절개 된 음부/ 가스등과 풍경 그림. 폭포를 분석 하려는 욕구를 제어하지 못할 것입니다. 누드의 여체와 음부가 드러난 포즈는 , 쿠르베의 생명의 기원을 연상 시키며 , LA의 유명한 살인사건 블랙달리아 를 의미 한다고 말하는 비평가들도 있습니다. 쿠르베에 대한 뒤샹의 코멘트나 스케치로 볼때 그의 작업은 쿠루베로 부터 시작 하는 듯 합니다. 인터뷰에서 뒤샹은 현대미술에 쿠루베가 끼친 해악에 대해서 반복해서 비난 했습니다. ( 그것인 마치 창..

그림 이야기 2022.12.22

일지22/12/22

오랜만에 꽁꽁 얼어 붙은 겨울입니다. 미끌어 질까봐 종종 걸음을치고, 쌓인 눈덩이를 뭉쳐 보고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세상은 어지럽고 힌들고 혼탁합니다. 1. 왜 사람은 자기가 잘 못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대부분은 지독 하게 악해서 선한 의지라고는 없는 악한 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 또는 나쁜 줄 알 고 있지만 , 이익을 위해 모르는 체하고 있을 거라고 짐작합니다. 그래서 죄의식이나 양심으로 고통 받고 있을 거라고...위안합니다만. 자기가 나쁘다고 결코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인간의 정신은 본래 분열 되면서 무차별적으로 입력됩니다. 잘하거나 못하거나 선하거나 악하거나 좋거나 싫은 감정과 생각들이 각각 고스란히 저장되고 개념으로 굳어 집니다. 항상 비난 받을 일만 하는 것은 아니고, 스스로..

나의 이야기 2022.12.22

2019년 류승환 선생님의 전시 내 안의 우주

2019년 류승환 선생님의 전시 내 안의 우주에서. 역시 특별한 퍼포먼스를 기획 되었습니다. 전시장에 갖가지 재료를 가져다 놓고 관객으로 하여금 즉석에서 작업을 하도록 권유 합니다. 볼 품없는 토종 물고기가 든 어항이나, 케이지의 새 한쌍도 데리고 왔습니다. 작은 동산의 숲을 온 채로 , 도심을 정돈하느라, 느닷없이 베어버린 가로수 둥치도, 천비 조각도와 갖가지 공구는 예술가의 방 에 놓여 있던 것들입니다. 그것들이 움직여 새로운 시간이 만들어지기를 원합니다. 가변형 변환과정 전시 (Transform Process Exhibition) 라고 命名 했습니다. 누구든 그것들을 가지고 , 같이 놀기를, 함께 사랑하기를 그리하여 " 매순간 다른 시간과 공간을 살고 있음"을 그가 만든 '내 집'에서 '거인처럼 부..

오래전에 2

저의 청춘 시대는 아직 개발 도상국이라는 명칭을 벗어나지 못하는 때입니다. 의과 대학의 커리큘럼도, 수련의 시기도 지금에 비하면 대단히 열악했었습니다. 1. 본과 4학년 임상 실습 중에 당뇨병 환자의 소변을 맛을 봐야 한다 면서 교수님이 솔선 수범하여 손가락으로 찍어 맛을보시고 따라 해야만 했습니다. 나중에, 새끼 손가락으로 찍고 검지로 맛을 보았다고 하시며 통쾌해 하시는 교수님에 대한 이야기는 선배 들에게 들은 전설과 같은 사건이었고, 장난이건 아니건 간에, 환자의 배설물을 더럽게 여기지 말라는 교훈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순진하\거나 소명감을 가지던 시절이기도 합니다. 2. 정신과에서 쓸 수 있는 약물이 많지 않았습니다. 대신 심리적인 면을 중시 중시 했습니다. 마치 옛날에 물긷고 마루 닦거나 나무 해오..

Psychiatrist 2022.12.16

아주 오래전에...

제 고향은 지방의 작은 도시 였고 어린 시절은 다른 농촌 지역과 별 다를 게 없는 마을에서 자랐지만, 순전 농가였던 시댁은 좀 다른 분위기 였습니다. 결혼하고 얼마 안 되었을 때 시댁 어른이 돌아 가셔서 장례를 치루고 있었습니다. 마당에 멍석 깔고 천막을 치고, 오는 손님마다, 소반에 일일히 상 차려 문상객을 대접 하느라고, 종종 거리며 서툰 일 손을 도와 드리고 있는데. 저의 시어머니가 갑자기 시신이 안치된 방으로 뛰어 들어가. 몸부림 치면서 대성 통곡을 하십니다. 꽤 큰 농사를 지으시고 자손이 많아( 그 당시 다른 집안과 마찬가지로, 자식 서넛을 어렸을때 잃으셨습니다), 마음 고생이 많으신지는 알고 있었으나 어머니가 좀처럼 감정을 드러 내는 법이 없으셔서, 어린 새댁인 제가 많이 많이 놀랐습니다. 제..

나의 이야기 2022.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