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아주 오래전에...

torana3 2022. 12. 15. 10:45

제 고향은 지방의 작은 도시 였고 어린 시절은 다른 농촌 지역과 별 다를 게 없는 마을에서 자랐지만, 순전 농가였던 시댁은 좀 다른 분위기 였습니다. 결혼하고 얼마 안 되었을 때 시댁 어른이 돌아 가셔서 장례를 치루고 있었습니다. 마당에 멍석 깔고 천막을 치고, 오는 손님마다, 소반에 일일히 상 차려  문상객을 대접 하느라고,  종종 거리며 서툰 일 손을 도와 드리고 있는데. 저의 시어머니가 갑자기 시신이 안치된 방으로 뛰어 들어가. 몸부림 치면서 대성 통곡을 하십니다. 

꽤 큰 농사를 지으시고  자손이 많아( 그 당시 다른 집안과 마찬가지로, 자식 서넛을 어렸을때 잃으셨습니다),  마음 고생이 많으신지는 알고 있었으나  어머니가 좀처럼 감정을 드러 내는 법이 없으셔서, 어린 새댁인 제가 많이 많이 놀랐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돌아가신분과 그리 각별 하지도 않으셨던 것 같았기에, 별 회한의 말씀도 없었습니다.

한참 그렇게, 거의 실성 하신듯 울고 나셔서,  침착한 모습으로 방을 나오셔서 다시 부엌일을 이것 저것 지시 하시고 , 다른 사람들도  의례 그런 의식인 듯 심상하게 지나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한참 수련 중이었던 터라 그 마음이 왜일까 오래 의문이었는데, 문득 그 광경이 떠오릅니다. . 

추모의 공간에  많은 사람이 찾아 갈 것입니다. 그들은, 자기와 다를게 없는 보통 사람의 큰 슬픔과 절망앞에서, 인간의 피할 수 없는 고통을 공감하는  그런 인간사가 진행 될 것입니다.. 장례의식이란 그런거 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이미지, 보고 그렸습니다. 마카와 물 사용. 우울한 도시의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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