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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셀 도큐멘타 15-3

카셀 도큐멘타 15의 야외 설치물들은, 전시 라기 보다는 에코 시스템 (Eco System) 처럼 보입니다. Nest Collective의 Return to Sender는 아프리카 대륙에 도착하는 거대한 전자 폐기물 묶음입니다. 공원에 눈에 띄게 배치된 이 작품은 우리가 쓰레기 행성에 살고 있으며 이 현실의 영향이 불평등하게 경험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 작품에는 네스트 컬렉티브(Nest Collective)가 위치한 도시인 나이로비의 주민들이 도시에 풍부하고 북반구에서 자주 수입되는 중고 의류와의 관계에 대해 토론하는 비디오가 함께 제공되었습니다. 그들은 이러한 재료로 자신들의 독특한 스타일과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도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 작업은 우리가 천천히 매몰되어 가고 있는 쓰레기와 산업 자..

그림 이야기 2022.07.11

일지 7/8/22

숲은 그다지 친절 하지가 않습니다. 영악하게도 , 탐욕으로 침입한 인간을 알아 봅니다. 먹이를 구하려는 목적은 아닌듯, 여기 저기 쳐놓은 허술한 거미줄, 쫒아도 다시 달라 붙어 윙윙 거리는 파리나 하루살이들, 어느새 착륙하여 순간의 흡혈과 침을 쏘아 놓은 가미가재 숲모기, 그리고 나무나 풀이 품어낸 독소는 아직 면역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질적 존재에게 도무지 마음을 내어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 새들. 산 둘레 길을 한바퀴 도는데 적어 도 세번은 , 저만치 앞에서 종종 거리며 염탐 합니다. 한 열걸음 앞 까지는 버티다가, 다 알았다는 듯이 푸드덕 날아 오르며, 숲의 자기 동료들에게 뭐라 외마디 경보를 울리고 , 이내 , 아마도 숲 전체에 이 인간의 정보에 대한 디스 패치를 날라 갔을 듯 합니다. 인간은 ..

나의 이야기 2022.07.08

일지 7/5/2022

남편은 지난 주말에, 아끼던 제자 커플의 간곡한 부탁으로 결혼식 주례를 하고 왔습니다. 슬쩍 어떤 내용인지를 물었습니다. 그는 발음이 정확하고 간결하게 전달되는 멋진 스피치를 잘합니다. 아마도 장황하게, 인재니 재원이니 하는 당사자를 추켜세우는 뻔한 내용은 아니었을겁니다. 아버지는 백명의 스승보다 낫다고 했다합니다. 우리는 , 부모로서 최선을 다했다고 믿고 싶지만, 돌아보아 후회되고 미안한 일 투성이 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남은 힘을 다해, 힘을 주려는 노력을 그만 두지 않습니다. 미련한 짓이 되풀이 될지도 모르지만, 이미 성인이 되어 버린 아이들의 적절한 피드백을 주고 받으면서, 맺은 인연의 소중함과,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고 다시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편의 말은 , 위안이 됩니다. ..

나의 이야기 2022.07.05

카셀 도큐멘타 15- 2

Documenta 15의 두 메인 장소인 Fridericianum과 documentaHalle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 작업은 "예술"보다는 윤리가 우선이며 단지 예술의 형식을 취하거나 예술은 아마도 부차적인 듯 보입니다. 사회적인 조형물, 관계의 미학, 기록Archives에 대한 열망 또는 원래는 소규모 청중을 위한 공연이었던 것을 브라운관 화면에 띄운 작업 들이 과거의 정치적인 예술 형식으로 돌아갔거나 아마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유럽과 미국의 예술은 오래 동안 이런 형식을 이어왔으며 좁고 서구적이며 모더니즘적인 정의를 확장하는 데 몰두했지만, 도큐멘타의 참가자( 예술구룹등) 중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역사에 대한 부담을 거부하고 다른 형식과 이질적인 문화를 표현합니다. . 그들의 자부심,야망은 세련되..

그림 이야기 2022.07.04

일지 7/4/2022

버스 정류장에서. 플라타나스 넓은 잎 하나가 팔랑팔랑 떨어 집니다. 반쯤은 엽록소가 빠져나가, 갈색의 낙엽 모양입니다. 한 여름에, 벌써 다른 계절을 예감 하는 듯 보입니다. 전에는 아 더운 여름이, 추운 겨울이 빨리 지나가면 좋겠다, 그런 마음이었는데 요즈음은, 가을이, 겨울이 또는 봄을 빨리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뀝니다. 기대하고 설레입니다. 기운이 많이 떨어져 스트레스를 버티는 힘이 약해 져 있습니다. 그래서 또한 좋은 것은 , 스트레스에 맞서기 보다는 , 별일이 아닌 걸로, 치환해 버리는 기제를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분노나 욕망, 같은 에너지가 많이 드는 전투력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상처나 후유증이 심각하게 남지 않습니다. 그럴 수 있는 것은, 해결책이라고, 언젠가 다 한번 해보았던..

나의 이야기 2022.07.04

일지 7/1/22

어제는 종일 비가 쏟아져 아침 산책을 걸렀습니다. 오늘은 회색 구름이 엷어지고 드문드문 맑은 하늘이 얼핏 드러납니다. 무성한 나무들 , 사잇길에, 몇번씩이나, 거미줄이 얼굴에 묻어 납니다. 그렇게 비가 많이 내렸는데도,잘라지지 않은 것은 비 그치고 새벽에 줄을 매달았다는 말인데, 먹이를 구하는 삶의 일들이 그렇게도 절실하거나, 아니면 설레이거나. 가슴까지 자라오른 잡목에 핀 작은 꽃안에 개미가 있습니다. 어쩌다 일탈한 모험가는 아닌듯, 다른 꽃에도 두마리나 발견 했습니다. 그 먼 길을 올라서 꽃 가루나, 단 물을 먹고 내려 가는 것인지, 아니면 잉여의 먹거리를 물고 땅 밑 굴로 다시 돌아 가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꽃에 거주 하는 것인지... 미세 우주의 생태계가 새삼 궁금합니다. 삶이란 도전이며 싸우는..

나의 이야기 2022.07.01

노은님 전시

도대체 그림은 왜 그리는 걸까? 나뭇가지를 주어 땅바닥에, 흰 곱돌로 벽이나, 돌멩이에, , 동강난 분필이나 크레용으로 판자 울타리에 어린 아이인 나는 왜 닥치는대로 그림을 그렸던 걸까?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직업도 아니며 그림을 그리라는 숙제를 누군가 요구 한 적이 없던 젊은 시절 부터 지금도 간간히, 심상이 떠오르는 그대로 , 로르샤하 잉크반점 을 들여다 볼 때 처럼 우연히 발견한 무늬에서 형상을 구분해내는 , subconscious mind 를 표현하는 자발성 (Automatism)을 촉발 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작가 노은님의 어린시절을 보낸 고향이 저와 같은 전주랍니다. 또한 아루숲 화실의 류승환 선생님이, 작업 방식이 나와 같다는 코멘트( 제자들에게, 어떤 화가의 작풍과 유사하다고 매치시키는 것..

그림 이야기 2022.06.30

카셀 도큐멘타 15-2022

카셀 도큐멘타 15, 2022 는 기후 변화와 디지털화, 사회적 격변과 정치적 급진화에 이르기까지 오늘날의 글로벌 도전 과제를 해결하려는 예술가들이 초대 되었습니다. 그런데 큐레이터로 선정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예술 구룹 루안구루파 Ruangrupa가 이스라엘의 문화 보이콧을 지원하거나 반유대주의 Antisemitism 적인 조직과 관련되어 있다고 비난 받고 있습니다. -독일 신문 Die Zeit를 위시로 하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 도큐멘타는 반유대주의에 대한 비난을 단호히 거부했으며, 예술계의 여러 전문가로부터 비판이 과도하거나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예술적 자유가 "우리 민주주의 사회의 핵심 구성요소"이며 이는 "정치적 담론을 다룰 때 특히 적용된다" 라고 말합니다. Ruangrupa는 자신..

그림 이야기 2022.06.29

일지 6/28/22

장마비에 태풍이 불어 거리에 잔가지와, 이제 막 맺힌 열매들이 떨어져 굴러 다닙니다. 축축한 대기에 버섯들이 싱싱하고, 풀밭에는 새들이 종종거리며 아침거리를 찾는 듯 합니다. 여름 아침입니다. 그저 밀물 처럼 수시로 밀거 들어오는 걱정 들을 하릴없이 맞고 보냅니다만, 그리 오래 살았어도 학습된 해결책이 전혀 작동을 하지 않는 건지요 왜 괴로운 것인가. 나의 해방일지에 . 미정의 말. 사랑하면 두근거린다는 말이 이해가 안된다. 좋아 하면 편안하고 불안 하지 않던데. 그리고 그 두근 거리고 흥분하는 것은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갈망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랑이 아니랍니다. 내가 아직도 불안하고 괴로운 것은, 나의 갈망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나는 남의 말을 잘 들어야 합니다. 의지하고..

나의 이야기 2022.06.28

오늘의 느낌 , 어떤가?

무엇보다도 시각적 이미지를 전달 하는 기술의 발달은 놀랍습니다. 현대의 우리는 세련되고 기발하며 화려한 이미지들의 홍수 속에서 살아 가고 있습니다. 찬찬히 화가의 작업을 음미하고 의미를 전달 받아 감동하는 명작를 구분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 집니다. 그러나 이미지를 선택하고 향유하기는 보통의 사람들에게 수월 해지는 것 같습니다. 자아는 이미지의 소유권을 갖고 있습니다. 자아 이미지는 느낌을 동반하며 느낌으로 채색 됩니다. 아루숲 화실, 2022년 여름 전시의 주제는 " 오늘 느낌! 어때 ?" 입니다. 타인의 평가를 위해 오랜 시간 정성 들여 완성해야 하는, 거창한 작업 들이 아닙니다. 자아의 항상성을 유지 하기 위한 , 일년내내 꾸준히 그날 그날 느낌, 의식, 통합된 정보 , 앎 을 이미지로 표현 해 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