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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없애기

20년 전에 작은 오피스 하나 얻어 면담 위주의 의원을 한적이 있습니다. 애초 자리 잡는 것 부터 어쩌면 그렇게 사람이 들지 않을 곳에 얻었을가 할정도로 자리도 나쁘고 경영에는 영소질이 없었던지 열심히 해도 환자는 늘지 않고 삼년만에 문닫았으니, 자본이 많이 들지 않아 손실이 크지는 않다해도 망한서ㅛ이나 진배 없습니다. 그리고, 자유로이 돌아 다니는 것을 목표로 먼 거리, 소위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의 병원들 다니면서, 정식의 치료 라기 보다는 같이 노는다는 기분으로 , 그래도 줄곧 환자 보는 일을 해왔습니다. 이번에 새로 얻게 된 직장은 입원 보다는 외래 환자를 주로 많이 봅니다. 몇 주 지나보니 열을 올리던 젊은 시절에 보던환자군과는 다른 양상임을 느낍니다. 우선 심리적 요인을 찾기 어려운, 그저 ..

Psychiatrist 2022.05.20

오월인데

....오래된 아파트와 낡은 상가들이 얼기설기, 사람이 들어 오는 대로 필요에 따라 지어져 , 이 차선의 이 좁은 도로에 난립 해 있고 지나다니는 사람이 대단히 많습니다. 장을 보거나 버스를 기다리거나 병원을 방문하느라고, 바쁘게 오갑니다. 삶에 집중해 있습니다. 호객하는 생선이나 과일 파는 이들도 주변의 큰 마트에 상관없이 당당하게 물건 값을 부릅니다. 이 거리는, 멀리 세련된 고층 아파트 건물들이 둘러 싸고 있는 마치 작은 섬처럼 오도마니, 마치 타임 리프 라도 한것 처럼 3-40년전 정취가 느껴집니다. 저에게 주어진 개인 방은 건물의 삼층 구석에 있습니다. 지난 겨울에 방풍용으로 붙여놓은 에어캡은 아직 떼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그냥 두었다가 다음 겨울을 날 듯 합니다. 거리에서 들어오는 먼지가 끼어서..

나의 이야기 2022.05.09

여행기-1

짧은 휴가 여행다녀왔습니다. 1. 프랑스 정신과 의사 꾸뻬씨가 들려주는 아이의 시각. - 꼬마 꾸뻬 인생을 배우다. 에서 꼬마 꾸뻬는 자기가 알게 된 인간관계의 팁을 하나씩 기록 합니다. 그중 하나. 참 어리석은 어른인 저도 배울 만한 팁. " 상대가 누구인지를 생각하고 말을 해야한다." 목적지로 향하는 차안에서 이런저런 대화 중 꾸뻬씨 책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 부부가 감정을 상하게 되는 일들을 정리 해보자고 제안 합니다. 항상 같은 패턴으로 시작해서 토라지고 오랜 만의 휴가에 다시 그런 일이 반복 되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게다가 가장 가까운 대상이 매번 지적 하는 것은 나의 고쳐지지 않은 습관 때문일 것입니다. 일단 나의 문제점들. -정확히 읽은 후에 생각하고 말하라. 팩트를 확인 안하고 불쑥 의견..

나의 이야기 2022.04.24

권진규 2

사람의 말을 직접 듣는 것을 좋아 합니다. 솔직한 말, 또는 순수한 자기 표현의 글이나 말, 예술 작업 등을 말합니다. 오랜 직업적 특성이리라고 생각합니다. 직접 당사자의 말을 들었을 때, 타자의 시각과는 전혀 다른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섣부른 판단이나 편견, 화자의 투사적으로 한 인간을 설명 하는 글은, 비교적 쉽게 구분이 갑니다. 작가의 조카가 썼다는 권진규의 전기에서 백남준과 비교하는 글이 있습니다. 아. 그 차이점을 알겠습니다. 피카소와 고호의 차이입니다. 그들이 위대한 예술가이며 온 힘을 다하여 작품을 만들어 냈기는 하지만, 자신의 작품과는 동떨어져있습니다. 마치 타자 처럼 , 자신의 작품을 대상으로 바라봅니다. 그래서, 예술은 사기다. 라는 말을 뱉어 낼 수 있습니다. 권진규가 처음 에..

그림 이야기 2022.04.20

권진규전

" 진흙을 씌워서 나의 노실爐室에 화장하면 그 어느 것은 회개승화하여 천사처럼 나타나는 실존을 나는 어루 만진다." 그래서 전시의 타이틀을 노실의 천사 라 합니다. 그러나 천사의 보편적인 이미지로 그의 어두움의 작업(Chthonic work)을 가볍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조금 불만 스럽습니다. 그의 불가마는 , 껍데기, 불순물 , 소음을 태우고, 眞我/ 실존/소울/ 사실 Real 을 남기기기 위한 공간입니다. 그것을 위해 견뎌 내야할,수행 해야할 영역입니다. 그가 말하는 천사天使도 그런 의미 일 거라고 생각해봅니다. " 이건 물질의 잠이야, 물질이 꿈을 꾸는 것이지, 말로 설명 할 수도, 상징도 아니지.." -루이스 부르주아 "돌도 썩고 브론즈도 썩으나 고대의 부장품이었던 테라코타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잘..

그림 이야기 2022.04.19

2001-2022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니 지내기는 매번 실패합니다. 오전이 한참 지나서, 외출합니다. 거리는 20도를 넘는 뜨거운 날씨. 아무 의식없이 어머니의 산도를 이끌려 나오듯이 살아가는 행동이 다 그런 것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페이스 K 미술관, 그리고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展 -2001년 미술학도 이근민은 ' 경계성 인격장애의 진단을 받은..당시 신경정신과 의사가 내린 진단명과 이를 표기한 진단 번호는 자신을 향한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정의 ' 로 그렇게 각인 되었다.- 의료보험의 수혜를 받기 위해서 또는 의료적 행위에 대한 숫가를 산정하기 위해서는 진단 분류표의 코드 넘버가 필요합니다. 의학 논문을 쓰기위한 통계를 위해서도 그러한 정의definition가 필수입니다. 단 그뿐이며, 그것이 그 인간의 정체-Id..

그림 이야기 2022.04.14

1969-2022

벨파스트 / 케내스 브레너. 육아나 직장일로 그야 말로 전쟁 같았던 30 초반 , 어느날 아주 오랜만에 본 영화가 캐네스 브래너 주연의 헨리 5세입니다. 짧은 자유 시간의 소중함이어서 였는지, 프루스트의 말대로 독서란 그 내용과 더불어 그 시기, 그 주변이 불러 일으키는 사건들과 함께 기억 된다 는 것 처럼 , 영화도 저에게는 그렇 습니다( 시시콜콜 한 것도 다 적고 싶은 심정입니다. 당분간은. 현재 보다도 과거가 더 중요합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 처럼, 자신의 어린 시절을 무대에 올려 놓습니다. 마을의 입구. 그 밖의 큰 길은 화자에게는 무관 합니다. 그 안에서, 이웃의 뒤곁과 서로 연결 되어 있는. 더 좁은 골목, 그리고 실내. 너무나 아름 다운 어머니. 두주에 한번씩 선물을 사들고 돌아 오..

영화 이야기 2022.04.12

1980-2022

1. 지난 주는 코로나 19 확진으로 일주일간 격리 되었습니다. 나른한 잠이 쏟아지고 가끔 눈뜨면 가족에게 식사 챙기고 눈에 뜨이는 대로 정리 하다, 말고 또 자고 쉬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나의 一日, 드디어 출분出奔 합니다. 나의 오랜 습관 충동적 일탈이 이제는 나이에 맞지 않는 다는 것 압니다. 그러나, 나로 향하는 여정. 무리함을 강행합니다. 2. 집앞에서, 신촌으로 가는 광역버스, 날은 뜨겁고, 월요일 출근시간이라 길이 밀립니다. (단지 생활권이 그쪽이라 결정한 행선지이나, 그러나 충분히 나의 의도입니다) 이화여대: 그 화려했던 명성을 다 잃은 듯 합니다. 남녀공학의 미성숙하거나 와일드한 우리 여학생 을 주눅 들게 했던 그 이대앞 옷 가게들은 몇집 하나씩 비어져 임대 딱지가 붙어 있습니다. 여자아..

나의 이야기 2022.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