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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초입

1. 장마비가 쏟아져 정강이 까지 차오르는 물 길에 고무신이 진흙뻘에 빠질까 발바닥에 힘을 주며 집으로 돌아오던 어린 시절 컴컴한 여름 한 낮.두려움도 불안이나 짜증도 없었던 그 마음을 문득 떠올립니다. 젊은 시절에는 고난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는 다짐으로 살았습니다. 그래야 이유를 알아 낸 다음 문제점들을 분석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점점 더, 그건, 우연이다, 아니면 운명이다 라는 생각으로 기웁니다. 이웃집에 신이 산다는 반도르말 감독( 제 8요일을 만들었던)의 영화. 게으르고 심술맞은 신은, 인간들이 자신을 계속 추앙(하하) 하게 만들기 위해, 죽기 까지 남은 운명의 시간을 비밀로 합니다. 사춘기의 반항적인 그의 딸이 모든 사람에게 남은 시간을 문자로 발송하여 공개 해버립니..

나의 이야기 2022.06.08

신동사 2. 치료자 뉴트 2.

뉴트의 가방안에는 신비한동물들이 들어 있습니다. 때로 탈출하여 종횡무진 말썽을 부리기도 하지만, 대부분 뉴트의 설득과 엄포로 제압 당하고 다시 그의 가방안으로 들어 갑니다. 신동사( 신비한 동물 사전) 시리즈를 리뷰 하는 방식으로 동물 캐릭터에 인간의 갖가지 감정을 대입 해 보려하는데, 그러려면 히어로인 뉴트 스카맨도의 역활을 정리 하는게 우선일 듯 합니다. 물론 제눈에 안경, 내가 보는 세상, 나의 인격의 일부인 정신과 의사라는 시각으로 보는 것이라, 무리 일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저는 뉴트라는 인물 뿐 아니라, 에디 레드메인의 열렬한 팬이기도 합니다. 정신과 의사의 특징. 이라기보다는 덕목일 수 밖에 없습니다. 픽션의 인물 처럼 바람직한 인물로 살아가기에는 인간은 참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1. O..

해리포터 2022.06.07

신동사1. 치료자 뉴트

주말에 드디어 신비한 동물사전 3편 보았습니다. 과거 해리포터 시리즈는 월차 까지 내고 개봉당일 조조를 보는 충성 팬이었던 것에 비하면 많이도 늦었습니다. 몇가지. 신비로운 운명적 악인에 어울렸던 죠니 뎁의 그린델월드와 비교 됩니다. 마크 미켈센 , 배우도 제가 좋아합니다만, 그의 악역에는 나약함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워 롤링이 묘사하는 화려하고 강렬한 절대 악을 대변하기는 모자란듯 합니다. 크레덴스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 졌지만 싱겁습니다. 그의 비중을 줄여 버린 것은 영화를 가벼운 동화 수준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는 더 심오하고 피할 수 없는 비극의 단초가 되어야 했습니다. 그의 탄생 서사를 엮어 낼 역량이 부족 했던 것 같습니다. 선한 보통사람에게 기생하여 숙주를 죽이고 세상을 파괴하는 옵스큘러스..

해리포터 2022.06.02

구보驅步 의 한 낮

구보씨의 하루라는 소설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어쩐지 쉼없이 걷는 모습이 떠올랐는데 아마 작가의 중의적 의미 였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새로 직장을 옮긴지 한달 째. 전과 다르게 인구 밀도가 높은 주거지역의 빌딩 입니다. 전문의 따고 첫 직장은 충청도 시골의 논 밭 과수원에 둘러 쌓인 농촌 마을에 덩그러니 지어 놓은 종합병원이었습니다. 거기서 사계절을 두번 보내고 서울로 왔지만, 집에서 두시간도 넘게 가야야하는 외곽 경기도의 정신병원이 두번 째 직장이었습니다. 젊은 나이라 지치지도 않고 열심히 다녔지만, 아직 어린애들을 떼어 놔야 하는 걱정거리가 있었습니다. 거기서 7년. 병원이 폐쇄 되는 바람에, 서울근교 종합병원 전철옆 바로 옆이라 자연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옆에 큰 대학이 있어 그 캠퍼스를 소요..

나의 이야기 2022.05.31

욕망에 대하여

아직도 여전히 이전의 상태로 돌아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책은 읽을 수 없고 신비한 동물 사전도 구매만 해 놓고 아직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읽고 싶은 기사도 종일 열어 놓고 진척이 안됩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도, 쉬고 있으며 다시 시작 할 수 있을지 ... 이대로 모든 기능이 쇠퇴 되어 버리는 것은 아닌지. 아침 조간 신문에 시급을 올려도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자영업 하는 이들의 한탄이 헤드라인으로 떠있습니다. 3년 가까이의 팬데믹으로 인해 산업의 형태나 사회 적 트랜드가 바뀐채로 고정 되어 버린 탓에 과거로 돌아 가기가 어려운 듯 합니다. 과거라면 절대 생각지도 못했던 인간군이 당연하게 사회의 리더가 되고 있으며 , 삶의 지표 가치를 판단하기가 두려울 정도로 무섭게 변하고 있습니다. 전 인격이 아..

나의 이야기 2022.05.30

일지1- 남은 날의 시작?

봄이 시작 하면서 부터 외부적 사건과 나 자신 에너지의 고갈로 녹초, 만신창이가 되어 버려서 거의 정신을 차리기 어려울 정도의 상태에서 지냈습니다. 기억 력을 , 사소한 것 조차 떠올릴 수 없이 캄캄해지고 물건을 잘 못 두거나 아예 잃어 버리는 일이 부지기수, 책이나 영화는 집중이 안되어 멍하게 지냈습니다. 길게 두달 가량 본격적으로는 한달 정도. 이번 주말은 자도자도 끝없는 잠에 취하고 깨어나서도 몽롱하고 두통과 무기력으로 도무지 진정이 되지 않은 채 보냈습니다. 이직한 직장에 4주째 접어 들었는데 일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다행히 큰 실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조금 숨이 돌려 집니다. 주변 정리가 되고, 적절한 반응도 가능합니다. 이제 좀 회복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무엇으..

나의 이야기 2022.05.23

감정 없애기

20년 전에 작은 오피스 하나 얻어 면담 위주의 의원을 한적이 있습니다. 애초 자리 잡는 것 부터 어쩌면 그렇게 사람이 들지 않을 곳에 얻었을가 할정도로 자리도 나쁘고 경영에는 영소질이 없었던지 열심히 해도 환자는 늘지 않고 삼년만에 문닫았으니, 자본이 많이 들지 않아 손실이 크지는 않다해도 망한서ㅛ이나 진배 없습니다. 그리고, 자유로이 돌아 다니는 것을 목표로 먼 거리, 소위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의 병원들 다니면서, 정식의 치료 라기 보다는 같이 노는다는 기분으로 , 그래도 줄곧 환자 보는 일을 해왔습니다. 이번에 새로 얻게 된 직장은 입원 보다는 외래 환자를 주로 많이 봅니다. 몇 주 지나보니 열을 올리던 젊은 시절에 보던환자군과는 다른 양상임을 느낍니다. 우선 심리적 요인을 찾기 어려운, 그저 ..

Psychiatrist 2022.05.20

오월인데

....오래된 아파트와 낡은 상가들이 얼기설기, 사람이 들어 오는 대로 필요에 따라 지어져 , 이 차선의 이 좁은 도로에 난립 해 있고 지나다니는 사람이 대단히 많습니다. 장을 보거나 버스를 기다리거나 병원을 방문하느라고, 바쁘게 오갑니다. 삶에 집중해 있습니다. 호객하는 생선이나 과일 파는 이들도 주변의 큰 마트에 상관없이 당당하게 물건 값을 부릅니다. 이 거리는, 멀리 세련된 고층 아파트 건물들이 둘러 싸고 있는 마치 작은 섬처럼 오도마니, 마치 타임 리프 라도 한것 처럼 3-40년전 정취가 느껴집니다. 저에게 주어진 개인 방은 건물의 삼층 구석에 있습니다. 지난 겨울에 방풍용으로 붙여놓은 에어캡은 아직 떼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그냥 두었다가 다음 겨울을 날 듯 합니다. 거리에서 들어오는 먼지가 끼어서..

나의 이야기 2022.05.09

여행기-1

짧은 휴가 여행다녀왔습니다. 1. 프랑스 정신과 의사 꾸뻬씨가 들려주는 아이의 시각. - 꼬마 꾸뻬 인생을 배우다. 에서 꼬마 꾸뻬는 자기가 알게 된 인간관계의 팁을 하나씩 기록 합니다. 그중 하나. 참 어리석은 어른인 저도 배울 만한 팁. " 상대가 누구인지를 생각하고 말을 해야한다." 목적지로 향하는 차안에서 이런저런 대화 중 꾸뻬씨 책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 부부가 감정을 상하게 되는 일들을 정리 해보자고 제안 합니다. 항상 같은 패턴으로 시작해서 토라지고 오랜 만의 휴가에 다시 그런 일이 반복 되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게다가 가장 가까운 대상이 매번 지적 하는 것은 나의 고쳐지지 않은 습관 때문일 것입니다. 일단 나의 문제점들. -정확히 읽은 후에 생각하고 말하라. 팩트를 확인 안하고 불쑥 의견..

나의 이야기 2022.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