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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규 2

사람의 말을 직접 듣는 것을 좋아 합니다. 솔직한 말, 또는 순수한 자기 표현의 글이나 말, 예술 작업 등을 말합니다. 오랜 직업적 특성이리라고 생각합니다. 직접 당사자의 말을 들었을 때, 타자의 시각과는 전혀 다른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섣부른 판단이나 편견, 화자의 투사적으로 한 인간을 설명 하는 글은, 비교적 쉽게 구분이 갑니다. 작가의 조카가 썼다는 권진규의 전기에서 백남준과 비교하는 글이 있습니다. 아. 그 차이점을 알겠습니다. 피카소와 고호의 차이입니다. 그들이 위대한 예술가이며 온 힘을 다하여 작품을 만들어 냈기는 하지만, 자신의 작품과는 동떨어져있습니다. 마치 타자 처럼 , 자신의 작품을 대상으로 바라봅니다. 그래서, 예술은 사기다. 라는 말을 뱉어 낼 수 있습니다. 권진규가 처음 에..

그림 이야기 2022.04.20

권진규전

" 진흙을 씌워서 나의 노실爐室에 화장하면 그 어느 것은 회개승화하여 천사처럼 나타나는 실존을 나는 어루 만진다." 그래서 전시의 타이틀을 노실의 천사 라 합니다. 그러나 천사의 보편적인 이미지로 그의 어두움의 작업(Chthonic work)을 가볍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조금 불만 스럽습니다. 그의 불가마는 , 껍데기, 불순물 , 소음을 태우고, 眞我/ 실존/소울/ 사실 Real 을 남기기기 위한 공간입니다. 그것을 위해 견뎌 내야할,수행 해야할 영역입니다. 그가 말하는 천사天使도 그런 의미 일 거라고 생각해봅니다. " 이건 물질의 잠이야, 물질이 꿈을 꾸는 것이지, 말로 설명 할 수도, 상징도 아니지.." -루이스 부르주아 "돌도 썩고 브론즈도 썩으나 고대의 부장품이었던 테라코타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잘..

그림 이야기 2022.04.19

2001-2022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니 지내기는 매번 실패합니다. 오전이 한참 지나서, 외출합니다. 거리는 20도를 넘는 뜨거운 날씨. 아무 의식없이 어머니의 산도를 이끌려 나오듯이 살아가는 행동이 다 그런 것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페이스 K 미술관, 그리고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展 -2001년 미술학도 이근민은 ' 경계성 인격장애의 진단을 받은..당시 신경정신과 의사가 내린 진단명과 이를 표기한 진단 번호는 자신을 향한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정의 ' 로 그렇게 각인 되었다.- 의료보험의 수혜를 받기 위해서 또는 의료적 행위에 대한 숫가를 산정하기 위해서는 진단 분류표의 코드 넘버가 필요합니다. 의학 논문을 쓰기위한 통계를 위해서도 그러한 정의definition가 필수입니다. 단 그뿐이며, 그것이 그 인간의 정체-Id..

그림 이야기 2022.04.14

1969-2022

벨파스트 / 케내스 브레너. 육아나 직장일로 그야 말로 전쟁 같았던 30 초반 , 어느날 아주 오랜만에 본 영화가 캐네스 브래너 주연의 헨리 5세입니다. 짧은 자유 시간의 소중함이어서 였는지, 프루스트의 말대로 독서란 그 내용과 더불어 그 시기, 그 주변이 불러 일으키는 사건들과 함께 기억 된다 는 것 처럼 , 영화도 저에게는 그렇 습니다( 시시콜콜 한 것도 다 적고 싶은 심정입니다. 당분간은. 현재 보다도 과거가 더 중요합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 처럼, 자신의 어린 시절을 무대에 올려 놓습니다. 마을의 입구. 그 밖의 큰 길은 화자에게는 무관 합니다. 그 안에서, 이웃의 뒤곁과 서로 연결 되어 있는. 더 좁은 골목, 그리고 실내. 너무나 아름 다운 어머니. 두주에 한번씩 선물을 사들고 돌아 오..

영화 이야기 2022.04.12

1980-2022

1. 지난 주는 코로나 19 확진으로 일주일간 격리 되었습니다. 나른한 잠이 쏟아지고 가끔 눈뜨면 가족에게 식사 챙기고 눈에 뜨이는 대로 정리 하다, 말고 또 자고 쉬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나의 一日, 드디어 출분出奔 합니다. 나의 오랜 습관 충동적 일탈이 이제는 나이에 맞지 않는 다는 것 압니다. 그러나, 나로 향하는 여정. 무리함을 강행합니다. 2. 집앞에서, 신촌으로 가는 광역버스, 날은 뜨겁고, 월요일 출근시간이라 길이 밀립니다. (단지 생활권이 그쪽이라 결정한 행선지이나, 그러나 충분히 나의 의도입니다) 이화여대: 그 화려했던 명성을 다 잃은 듯 합니다. 남녀공학의 미성숙하거나 와일드한 우리 여학생 을 주눅 들게 했던 그 이대앞 옷 가게들은 몇집 하나씩 비어져 임대 딱지가 붙어 있습니다. 여자아..

나의 이야기 2022.04.12

페이지를 넘기며

1. 나의 인생에서의 변화라 함은 일터를 옮기는 것으로 계기가 되는 것이 많습니다. 젊어서는 그리 자주 바꾸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그 주기가 빨라집니다. 최선을 다한다는 것. 내가 할 수 있다는것으로 도전하고 투쟁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 순전히 내식으로의 싸움일 뿐 그 전투력은 형편없습니다만, 지금은 미련을 버린다든가 포기가 빠릅니다. 상대으로 부터 나를 분리하고 내 요인이 아닌 전반적인 상황이구나, 합니다. 물론 나를 내려놓고 갈등을피하고 적절하게 타협하는 방식도 있을겁니다만, 우선 나의 몸이나 정신력이 격렬하게 거부 합니다. 내가 반드시 옳아서가 아니라 그게 바로 나니까, Be yourself! 네네 그 오랜세월 나 아닌 다른 사람과 세상의 종으로 살았던 그 Self 의 편이 되어주는 일입니다. 흐흐 ..

나의 이야기 2022.04.11

프루스트1. 이치박사 理致博士

내가 어렸을 때. 동네에 이치박사라는 광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중절모에 안경을쓰고 단장을 짚고 있었으며 동네 에 돌아 다니면서 큰 소리로 일장 연설을 합니다. 공사를 하려고 쌓아 놓은 모래자갈 무더미나 하여튼 조금 높은 곳 어디나 올라서서, 어른들은 먼 발치에서 쯧쯧 거리면서 힐끗 볼 뿐 자기 일을 멈추지 않았을 , 우리 아이들은 그 주변에 몰려 들어 신나는 구경 꺼리였고 이치 박사가 연설을 마치고 다른 곳으로 이동 할 때는 우 몰려 따라 다녔습니다. 몇 칠에 한 번 씩 들르는 것으로 아마 시내 곳곳을 돌아 다니는 것 같았는데, 어느날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다른 사람에게 말 하는 것을 들었는데- 네 분명 들렸습니다. 그 이치박사가, 어머니 친정의 먼 사촌 오빠 뻘이라고, 어떤 사연으로..

사감私感

나의 감정이 사감인지 아닌지 구분하기는, 그렇게 쉽지는 않습니다. 사건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방식이 나의 경험으로 부터 나와 각색이 되는 것이라, 자아의 경계를 분명히 깨닫지 못하면 나의 정신은 외부로 흘러 가서 세계자체가 나의 환타지로 이루어 지게 될 것입니다. 돼지 눈 부처 눈 에 대한 유명한 일화는 당연 한 일입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반성, 성찰, 되먹임이 없는 인격이라면 자기가 알고 있는 방식으로 남을 판단 할 것이며 자기가 지은 죄를 뒤집어 씌우는 일도 기가 막히지만 가능 할 것입니다. 사감을 마음 대로 분출 할 수 있는 것이 용서 되는 것은 인생의 아주 이른 시기 잠깐입니다. 대부분은 세상이 내 생각과 다르며 , 용납 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좌절하거나 우울해집니다. 그러나 그럼으로 인간은 ..

나의 이야기 2022.03.03

숲에, 봄이 오는가?

우수雨水인 지난 주말, 화실에서, 피곤해서 작업을 할 정도로 에너지를 낼 수 없다고 단언을 하는데도,, 숲주인이 무정형의 분홍 얼룩 무늬가 있는 밑그림을 던져 줍니다. 왜 분홍이지요? 내면의 의미를 찾는 일을 평생 해온 psychiatrist의 우문. 앞에 분홍이 있잖아요 , 예술가의 망설임 없는 즉답. 테이블에는 홍매화가 봉오리를 터뜨리고, 싸이 투웜블리의 그림이 스크린에 프로젝션 되고 있으며, 그리고 창밖에는 눈이 내립니다. Venus by Cy Twombly 1978 Work on Paper Oil, oil crayon, graphite and pencil on pa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