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369

일 정신과 의사의 하루

요즘 들어 부쩍 몸에 여기저기 이상 신호를 느낍니다. 건망증: 하루 운동량의 가장 큰 부분이 물건을 어디 두었는지 찾고 다니는 일입니다 소화기능의 감퇴: 지금까지 제일 검사를 많이 받아 본게 소화기계입니다. 그리고, 시력: 양안 시력 차이가 큰 탓에 아직 원시가 아닌데도 안경으로 교정이 필요한데 자주 놓고 다녀서 낭패 등등. 오랫동안 꿈을 기억 하지 않으려 노력 했는데 ( 무의식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하하) 오늘은 젊은 시절의 반복적인 꿈이 돌아와 생생하게 기억되어버려, 무의식의 범람을 막지 못했습니다. 오전에 루틴 일과를 하는중에, 예기치 않는 소식으로, 근근히 유지 되어 오던 일상의 평화가 깨지고, 다시 위통을 겪습니다 .사람마다 인격의 취약점이 다릅니다. 저는 상당히 대범한 편인데도, 다른사람이 의아..

Psychiatrist 2022.09.21

가을 예감

D씨는 자신을 원장, 대통령, 하느님이다. 고 주장 합니다. 과대 사고 가 물론 전형적인 조현증의 망상이라고 해도, 증상의 근원을 따라가 보는 것이, 환자의 자폐적 인간 관계의 방식을 변화시키는 소통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 어느 때 가장 힘들었냐고 , 조금 더 깊은 감정이 실린 갈등을 알아 봅니다. 잠시 멈칫, 눈 빛이 흔들리더니, IMF 때.. 내가 그것을 막아 보려.고 4월 17일 에.. 역시 혼돈의 과대 사고가 튀어 나옵니다. 아마 그 무렵 각인된 충격이 있었겠구나.. . 대학 졸업하고 연달아 국가 시험 몇차례 실패하고, 젊어 잠깐 입원 했었지만, 아버지가 늙도록 옆에 두고 보살폈다는 입원 할 때 흥분하여 과격 하던 환자를 애가 너무 착했어요, 아버지 죽고 나서.저렇게 변했어요 과거사를 들으..

Psychiatrist 2022.09.14

그림 연습

인터넷에 올라오는 이미지 중에 유난히 마음에 끌리는 것들이 있습니다. 저장해 놓았다가 모사 해봅니다. 데자뷔 déjà-vu나 자메이스뷔. (jamais vu.) 마음을 담아 시선이 내리 꽂히는 대상일겁니다. 유동 불안( free floating -anxiety) 라는 말도 있습니다. 집중해서 붙들고 있는 아주 소량의 의식을 제외하면 우리의 정신 활동의 대부분, 그런 모호함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감정이 실리거나, 자극 적인, 과거의 기억일 수도 있고, 유난히, 개인적 특성으로 과민해지는 무심코 지나쳤던 감각의 흔적이기도 합니다. 드러내고 논리적으로 분석해서 이해가능하여 그 모호성을 벗겨 내는것이 정신을 안정 시킬 수 있다하여 정신분석이라는 특수한 치료 방식을 발달 시켰고, 단지 그에 묻어나는 불안과 우울등..

Psychiatrist 2022.08.17

교육과 치료

한번씩 고민하게 되는 주제입니다. 교육가와 정신과 의사의 차이는 무엇인가? 교육가는 수혜자의 현재를 살피고 그의 미래를 고민합니다. 비해서 정신과의사는 (대개는) 현재의 그를 이룬 과거를 탐색하여, 지금 그자리에서 Here and now 그가 처해 있는 상황을 극복하는 문제에 집중합니다. 그런 이유로 사회적인 요구에 적합하지 않는 행동에 대해서 비판하지 않거나 그의 삶에 마이너스가 될수도 있는 결정을 잠시 두고보는 전략을 취하기도 합니다. 미국연수중, 예일대학교 청소년 정신과에서 미술치료를 지도하던 제인그로스가 교외의 자기 집 근처에서 창고를 빌어 예술치료모임을 만들어 합류했었습니다. 그리고 귀국하면서, 바로 개업을 했는데, 꽤 넓은 면적을 싼값에 빌려, 한켠에 스튜디오를 꾸며놓고 호기롭게, 미술치료를 ..

Psychiatrist 2022.08.10

일지 7/29/22

날이 본격적으로 더워 집니다. 5시 좀 넘으면서 , 여름의 아침은 부산하게 시작합니다. 새벽에 잠이 깨기 시작 한 것은 꽤 되었습니다. 좁은 아파트 안에서 더 밝기를 기다리기 까지 할일이 없어서, 그런때 나가 일할 수 있는 작은 텃밭이라도 있었으면 ... 그랬는데, 시골집에서 젊은 아들 내외 깰 세라, 슬며시 밭에 나가 한 낮 더워 지기 전에, 서둘러 밭일 하고 들어와 늦잠잔 며느리에게, 더자라 하시면서 금방 일어 나신것 처럼 시치미 떼시던 , 어머니가 딱 지금 제나이 셨습니다. 집근처에 무리 하지 않아도 되고 아기자기 하여 배려심 많은 아침 산행 하기 좋은, 작은 산이 있습니다. 제 나이 쯤 되어 보이는 동네 사람들이,모여듭니다. 익히 아는 사이 인듯, 보자마자 전 날 사건들을 쏟아 냅니다. 마치 벼르..

Psychiatrist 2022.07.29

중립성( Neutrality)

오래전 부터 해왔던 생각이 정신의학의 치료라는 것은 교육자의 입장과 많이 다르 다는 것입니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직업군이 교사 입니다. 제가 보았던 몇몇 케이스의 토론에서.병의 증거를 찾으려는 의사의 시각과는 다르게 열정적으로 끝까지 목표를 이루도록 도와주고 헌신하는 모습에 감탄 한 적이 있습니다.. 외래에 다니는 여환. 예쁜 소녀. 총명하고 재능있어 어린시절 기대를 한 몸에 받았는데 어느 때부터 불운이 겹쳐 ( 학교에서의 따돌림. 입시의 실패 등등) 집에서 두문 불 출, 밤낮 바뀌어 창가에 암막 쳐 어두운 방에서 , 매일 울며 자해나 식이장애 등을 겪고 있습니다. 불현듯, 여행을 가고 싶다하여, 가족들은 반가운 나머지 전폭적으로 지지 하여 친구와 바닷가로 일박 의 외출을 오랜 만에 하고 잘 돌아 왔습..

Psychiatrist 2022.07.26

사십년 정신과인생

1.정신과의사가 된지 40년이 가까워 지는데, 그거 아니라도 나이로 보아도 만난 사람의 수는 셀 수도 없을 겁니다. 비오는 아침, 출근 버스안. 흐름을 알 수 없는고요한 잿빛 한강 물을 보면서 문득 언젠가 만났던 사람의 사소한 에피소드가 떠올랐습니다. 작은 수다같은 일종의 남 이야기였습니다. 어머 정말 그랬어 .. 그런 추임새 넣어가며 . 왜 그 이야기가 떠오른건지 모르겠지만, 뒤 이어서, 그런 많고 많은 다양한 인격들을 만나고 겪었는데도 나의 본성은 거의 변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실소 합니다. 저는 타인과의 합의가 아닌 내 기준과 판단으로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내용이 대개는 진심 타인을 위하는 거라그리 원망을 듣지는 않았지만 덕분에 그런 관계의 습관을 고치기가 어려웠습니다...

Psychiatrist 2022.07.13

일지 7/12/22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나마 보기 났습니다. 악마적, 판타지, 전쟁 폭력 왜곡된 인격의 인물들이 나오는 드라마는 안봅니다. 이전에는 직업상, 또는 인격의 다양성에 대한 흥미 호기심으로, 좀 탐구적으로 보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런 수고는 안해도 적당히 직업의 수행이 가능합니다. (아직도 게으르거나 소홀 하지는 않습니다. ) 사실 여전히 독서의 즐거움이나 잘 만든 드라마 영화에 몰입하는 기쁨을 다시 느껴보고 싶기는 합니다. 조만간 되겠지요. 마음의 쓰레기 , 세상사 홍진 紅塵을 거두어 낸 후라면 .. 우리들의 블루스나 해방일지가 종영되고 나서 다른 아이템을 찾다가, 다시보기로 들어갑니다. 슬기로운 의사 생활의 젊은 의사들의 선함에 젖어 봅니다. 간간히 섞이는 품격있는 유머도 좋습니다. ER 이나 그레이 아나..

Psychiatrist 2022.07.12

일지 6. 퇴고 推敲 와 유머

정신치료적 면담을 주력 했던 것은 20년전, 개업 하고 있던 때입니다. 30-40 대 의 일입니다. 그러고는 줄곧 입원 환자를 보는 병원에 있었기 때문에 심리, 분석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해도, 제 정신치료의 방식은, 약식, 주관적이며 비틀림, 즉흥적, 주고 받기 . 로 자유스러움을 추구 했습니다. 메뉴얼( 의사의 권위와 중립적 태도)을 내다 버린지는 오래 전입니다. 생각지도 않은 오해로 간혹 상처를 주거나, 낭패를 본일이 있지만, 그래도 그런 실수를 만회 하는 과정도 치료의 일부라는 생각으로, 경직 되지 않으려 하지만 그래도집중과 고심의 노력은 게으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말을 고르는 일은 전보다 더 고심합니다. 글 을쓸 때도 그렇지만, (저는 , 직장일 외의 다른 사회적 활동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Psychiatrist 2022.06.17

감정 없애기

20년 전에 작은 오피스 하나 얻어 면담 위주의 의원을 한적이 있습니다. 애초 자리 잡는 것 부터 어쩌면 그렇게 사람이 들지 않을 곳에 얻었을가 할정도로 자리도 나쁘고 경영에는 영소질이 없었던지 열심히 해도 환자는 늘지 않고 삼년만에 문닫았으니, 자본이 많이 들지 않아 손실이 크지는 않다해도 망한서ㅛ이나 진배 없습니다. 그리고, 자유로이 돌아 다니는 것을 목표로 먼 거리, 소위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의 병원들 다니면서, 정식의 치료 라기 보다는 같이 노는다는 기분으로 , 그래도 줄곧 환자 보는 일을 해왔습니다. 이번에 새로 얻게 된 직장은 입원 보다는 외래 환자를 주로 많이 봅니다. 몇 주 지나보니 열을 올리던 젊은 시절에 보던환자군과는 다른 양상임을 느낍니다. 우선 심리적 요인을 찾기 어려운, 그저 ..

Psychiatrist 2022.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