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373

불안이 없는 우울

네거티브한 감정은 대개 복합 적입니다. 종합 감기 처럼  갖가지 증상이 포함 됩니다.불안 하고 슬프고 화도 나며 확신이 없이  의심이 들고 강박적으로  한가지일에 몰두 해서 떨쳐 내지 못합니다. 그중, 메인이 되는 감정으로  진단을 분류 하는것이 보통 임상에서 하는 일입니다만, 처방하는약의 설명서에는  대개 모든 증상에  일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넓게는 진정 효과를 기대 합니다. 즉 대부분 신경증을 앓고 있는 경우, 증상은   자기자신(self)를 방어 하려는 것입니다. 남들이 볼때는 , 그렇게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할 게 전혀 없는데도, 그만의 특수한 방식으로 자신을 보호 하고 있으며 이런 경우는 생득적인 기질도 있을 것이고어린 시절 부터 형성되어온 , 나름의 여러 가지 마음의 상처를..

Psychiatrist 2024.04.25

꽃 밭

술에 관하여. 우리 어머니는 술을 좋아 하셨습니다. 늦동이인 제가 그 기원을 알리가 없지마는 자라면서 어머니가 거나하게 술에 취해 계신 모습은 익숙했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현대사의 혼란속에서, 온갖 비애를 겪어 내셨습니다. 어렴 풋한 내막은 어머니가 직접 제게 이야기 해주셨지만( 마치 한숨 처럼, 슬그머니 떨구는 눈물처럼 그렇게 그려내셨기 때문에 온전히 비극으로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그 처참한 고통을 분명히 알게 된것은 중년을 넘긴 나이에 , 다른 가족 들로 부터 들었습니다. 어머니는 술을 드시면, 말을 많이 하셨지만, 신세의 한탄이나 그런게 아니라, 베르테르나, 파우스트나, 오필리어나, 문학 속의 인물을 불러내어 슬픔을 공감 하거나 소월이나 영랑 예이츠의 서정을 읊는 것으로, 그 중에 인간의 의지를..

Psychiatrist 2024.04.05

봄, 회진

1. 어제 아침 비에 섞인 눈이 잠시 내려서 , 세탁소에 맡기려고 치워 놓았던 겨울 코트와 머플러까지 두르고 출근 했는데, 오늘은 완연한 봄입니다. 꽃 멍울이 일시에 터질 듯 합니다. 2. 정신병동에도 봄은 옵니다. 오늘 아침 회진 . K 씨- 어제 회진때 대통령 K 의 이름으로 명한다! 오늘 중으로 퇴원 시켜라 그래서 웃음을 삼키고 진지하게 회의를 소집 해야 할 것 같은데요. ( 국회를 열어야 된다고 응수하고 싶었는데 망상이 더 심해질까봐) . 대개는 매일 레파토리가 바뀌어 오늘은 다른 말씀이 있을 줄 알았는데 회의 했냐고 묻습니다. 좀 당황 . 아직 사람이 안모여서.. 얼버브리고 화제를 바꿉니다. 오늘은 무슨 소식이 있었냐 ( 매일 TV 뉴스보고, 노트에 알수 없는 말들을 빽빽히 적어 두십니다) 한참..

Psychiatrist 2024.03.27

자아 동질성

1. 드라마의 각본이 좋으면 자연히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합니다. 캐릭터의 일관성, 전개의 리얼리티가 전제 되지 않는 드라마, 특히 유행하는 흥행요소라고 타임리프/ 재벌/ 사이코패스/ 복수 같은 소재를 남발하고 맥락없이 짜깁기 하여 종국에는 잡탕을 만들어 버리는 스토리는 끝까지 보기가 어렵습니다. 정치적 구호들이 사실을 전제 하지 않는 진정성 없는 발언일때에 군중의 마음을 얻기는 어렵 다고 봅니다. 기만과 겉만 그럴듯한 포장한 말들을 쏟아내는 정치가 들이 어리 석어 보이는 것은 대본이 형편 없기 때문입니다. 2. 정신과 의사들은( 다른 심리 상담가도 마찬 가지 겠지만) 환자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를 해야 합니다. 사회적 잣대로, 옳고 그름을 제시하거나, '증상'을 비판하고 없애야 하는 것으로 강요 ..

Psychiatrist 2024.03.22

봄을 기다리며

주초에 강의를 들었습니다 MZ 세대와 소통하는 방법 인데 말하자면 말하는 훈련 과 같은 것입니다. 강사는 스스로 기성 세대와 Mz ,양측의 연결자 의 위치에 있다고 말합니다. 60만 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셀럽 유튜버 라는데 강의 이력 리스트가 빽빽 합니다. 침묵이 더 귀하다라는 아이디어로 이 날까지 살아 왔는데 말을 잘 할 줄 모르면 ( 공식에 맞게) 도태 되어 버릴 지도 모르는 시대로 건너 와 버렸습니다. 젊은이들이 열광하며 조회 한다 합니다. 우선 긍정하고, 충고 해야 하는 부정의 말을 전한 다음에 , 다시 긍정으로 맺어야 한다 든가 나의 상황을 지양하고 너의 상황에 촛점을 맞추되 추궁 하는 것이 아니게 하려면 내가 라는 침묵으로 충분히 듣고 거기에 실린 감정이 실린 전하고져 하는 의미 하는 것이..

Psychiatrist 2024.03.15

의사의 길?!

의료 정책에 대한 갈등으로 평생 보지 못했던 기이한 일들이 벌어 지고 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줄곧, 허락 받은 휴가를 제외하고는( 출산등) 수개월 동안, 연수를 다녀온 2년간을 제외하면 그 때도 파트타임이나 , 방문 의사Visiting Doctor 를 하고 있었으므로 의사가 아니었던 적은 거의 없습니다. 정신과가 타과 에 비해 생명을 다루는, 시시각각 집중력과 정교한 술기를 많이 요구하는 분야는 아니더라도, 사실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사회적 낙인이라는 , 죽음 과 같은 선고를 내려 야 할 때도, 매번 희망을 다시 접어야 하는 , 한없이 바닥으로 꺼져 가 버리는 절망을 붙드느라고 객관적 태도를 던져 버리는 일도, 상상을 불허하는 예기치 못할 행동, 제어 할 수 없는 괴력을 감당해야 해야 하는 위험한 순..

Psychiatrist 2024.03.11

독서 메모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와 그 소설에 영감을 주었다는 자연에 이름 붙이기를 교차해 가며 읽고 있습니다. 브레인스토밍하는 탁월한 문장들. 괄호 안은 문장 아래 적어 놓은 제 느낌과 해석입니다. - 무언가에 이름을 붙이면 더 이상 그것을 제대로 보지 않게 된다. (금강경 -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 하여 일컬을 뿐입니다 의 반복되는 문장과 같은 뜻이 아닐까 ) -우리가 의존 하는 것은 합의 된 의견일 뿐. ( 진실의 최종 종착지는 한없이 멀어 진다) -다른 세계는 있지만 그것은 이 세계 안에 있다 ( 자아의 확장은 더이상 밖으로 향하지 않는다. 자기안으로 깊게 세계를 구축한다. 신, 우주,타인은 마음에 그리는 인상이며 자기 밖의 다른 세계가 아니다) -성장한다는 건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의 말을 더이 상..

Psychiatrist 2024.01.19

영화보고

최근에 관심을 붙드는 영화나 책이 좀 어둡습니다. 현실의 마음이 그런 것은 아니니 비교적 평온한 최근의 날들이 무거운 주제를 감당 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인지. 그레이스. 다중 인격/ 히스테리성 인격장애/ 기억상실( 해리)/ 가장성 장애( 문하우젠 증후군)/ 빙의 등의 진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주인공의 복잡한 심리묘사 보다도, 이 여인에 서서히 끌려 들어가는 위험한 정신과 의사 조던의 마음의 행로에 공감이 갑니다. 아내의 배신에 치를 떠는 편집광인 인 샤리아르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동화를 들려 주어 하루하루 처형의 순간을 넘기는 세헤라자드 처럼 그레이스는 거칠고 욕구를 제어하지 못하는 미성숙한 남자 들을 유혹하여( 비의식적으로) 생존해 나갑니다 또는 그녀는 그런 식으로 타인을 조정하는 것으로 ..

Psychiatrist 2024.01.15

드라마 감상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호평을 받았다 하니 다행입니다. 정신병동은 병원 내에서도 매우 색다른 장소입니다. 군대 제대하고 외과에 픽스 되고 넌킴 티오로 정신과 인턴을 돌던 한 선배는 키를 열고 이중문을 들어 설 때마다( 당시는 열쇠가 유일한 잠금장치여서) 답답해서 한숨이 나온다고 했었습니다. 클라스에서 제일 말이 없고 강의실 구석에 앉아 있다가, 틈만 나면 강의 빼먹던 저는 그 병동에만 들어서면 물 만난 고기처럼 생생해지고 스스럼 없어 지는 것이 천직은 서로 다른 듯 합니다. 과거의 편견 처럼 정신병동을 음울하고 강압적인 장소로 묘사하지 않고 경직된 규칙 보다는 융통성있고, 자연스러운 치료적 접근을 하는 것은 사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제 감상은, 디테일 하게 묘사된 장면이나 상황이 사실에 가..

Psychiatrist 2023.12.12

겨울, 임상일기

갑자기 겨울이 날아 들었습니다. 마치 어딘가, 숲 속 ,건물 뒤에 숨어 있다가 짜잔~ 하고 나타난 것 같이. 이번주에 집단 모임은 애증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예시로 든, 우리들의 블루스의 동석( 이병헌이 분한) 의 요약 영상을 함께 봅니다. 막돼먹은 동석의 횡포와, 암으로 죽어 가는 어머니와의 짧은 동행. 다시 봐도 눈물이 나고, 내 여자 환자분들은 아예 훌쩍거리고 울기 까지 합니다. 왜 어머니 옥동은 그렇게 애원 하며 말리는 아들의 뺨을 후려 치면서 까지 이를 악물고 남편 친구의 첩살이를 들어 가는가? 굶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우리 또래 이상의 분들은 옥동을 잘 이해하고 공감합니다. 당연히 부자집에서 학교도 보내고 호강하면 아들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을겁니다. 또하나는. 동..

Psychiatrist 2023.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