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드라마 감상

torana3 2023. 12. 12. 15:50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호평을 받았다 하니 다행입니다.

정신병동은  병원 내에서도 매우 색다른 장소입니다. 

 

군대 제대하고   외과에 픽스 되고 넌킴 티오로 정신과 인턴을 돌던  한 선배는 

키를 열고 이중문을 들어 설 때마다( 당시는 열쇠가 유일한 잠금장치여서) 답답해서 한숨이 나온다고   했었습니다.

클라스에서 제일 말이 없고 강의실 구석에  앉아 있다가, 틈만 나면 강의 빼먹던 저는 

그 병동에만 들어서면  물 만난 고기처럼 생생해지고  스스럼 없어 지는 것이 천직은 서로 다른 듯 합니다.

 

 과거의 편견 처럼 정신병동을 음울하고 강압적인 장소로  묘사하지 않고

경직된 규칙 보다는 융통성있고, 자연스러운  치료적 접근을 하는 것은 사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제 감상은, 

디테일 하게 묘사된 장면이나  상황이 사실에 가깝다고 해도 무언가 위화감을 느끼게 되는 ,

마치 하이퍼리얼리즘의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슬기로운 의사 생활이  과장되게 미화된 측면이 있다 해도 가볍게  즐길 수 있었던 것과는 좀 다릅니다. 

워낙 환자의 증상을 드라마로 전달 하기가 어려울 겁니다.( 뷰티플마인드의 환각묘사는 탁월했습니다)

환상과 현실을 오가는 것이 아니라 환각 자체가 인격이 이기때문에,    증상을 지닌 채로   아주 자연 스럽습니다. 

(1회의 오리나가 벌거벗고 춤출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말하는 대사는 리얼리티가 떨어집니다.

조증상태에서의 고양된 감정이 엑스터시, 트랜스 처럼 행복이라는 의지적 감정과는 거리가 멉니다 ) 

심리적 이유를 파악했다 해도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문제가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니며

갈등의 요소 들이 양파의 속껍질 처럼 끝도 없이, 인격에 완전히 녹아 있어서 분리가 안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깊고 깊은 수면 아래에 잠기는, 무기력과 우울함에 마구 쏟아 붓는  위로가 

마지못한 미소나 반응 을 보는 것이 치료자의 안심, 만족 일뿐, 비극적인 액팅 아웃으로 끝날 때는 ,

뇌신경의 순간의 작용이었을 것이라고, 한계를 인정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힘들지만, 여러번 훈련해서 잘 견딜 수 있는 요령과 맷집이 생기는 것. 

정도가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사회에서 무사히 잘 지내기를 바라며 보내고, 그것이 틀어져 지쳐 들어오면 맞아 주고 

그렇게 오랜 시간 해왔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스쳐 지나가는 얼굴들

 

네, 확실히 전작들에 비해 밝고 긍정적인 드라마 였으며 인식의 간격을 좁혔다는 것으로  감사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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