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란 무엇인가 63

문학수업

페이스북 어느 국어 선생님이 새학기를 시작 하는 수업시간의 단상을 적어 올리셨습니다. 저와 동시대를 살아 오셨을 듯한 연배 십니다. 예시로 황석영의 삼포가는 길. 헷세의 나르치스와 골트문트를 들어 문학의 쓸모를 피력 합니다. " 삼포는 실제 지명이 아니라 가상의 지명이다. .그러니 꼭 공간이 이상향일 필요가 없고, 때로는 한권의 책, 음악,미술 작품도 우리에겐 삼포가 될 수 있다고 말해 본다.. 너에게 삼포 같은 곳이 있느냐고..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살다보면 길에서 떠돌기도 하고 애환과 고난의 바다가 몰려오기 마련인데,, 죽고 싶을 마큼 힘들때 우리에게 삼포가 있어야 하지 않겠니, 그것이 없다면 이 험한 생을 어떻게 살아 가려고 하느냐... 나는 나르치스와 골트문트를 읽으면서 우리에게 예술과 삼포가 ..

장미의 이름 2

에코의 종교적 담론,중세의 수도원, 건축, 회화의 장대한 지적 탐구, 치밀하게 묘사된 미로나 이윤기의 미려한 번역 문체가 아깝기는 하지만 많은 부분 건너 뛰어가며 , 그저 나의 관점을 집중 시키는 문장을 체크 하면서 그럭저럭 장미의 이름, 완독했습니다. .." ... 비극이 연민과 두려움을 야기시킴으로써 카타르시스의 창출, 즉 이러한 감정을 씻어내는 과정.. 희극이 어떻게 어리석은 자들을 즐겁게 함으로써 바로 이 감정을 씻어내는지 ... 인간은 웃을줄 아는 유일한 동물이다. ..웃음이라는 현상. 현자에서 우자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인간을 모방하고 속임수로 관중을 놀라게하고 불가능 한것을 왜곡하고 자연의 법칙을 깨뜨리고 엉뚱한 것 모순 된것을 대비 시키고 등장 인물의 품격을 떨어 드리고 희극적이고 천박한 몸..

장미의 이름 독서노트 1.

거울을 통해서 어렴풋이 ( Through the glass darkly) 는 "우리가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 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지금은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 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 고린도전서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잉마르 베르히만의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고 , 장미의 이름 서두에도 인용이 됩니다. 그러나 때가 이르기 까지 모호하고 불명확하기 짝이 없는 불안한 삶에서 그 진리를 찾으려는 조급함으로, 얼룩이나 허물이나 환상에 매달리는 것이 인생입니다. 장미의 이름에서, 비밀의 금서에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진리를 알고싶어하는 호기심 많고 열정적인 젊은 수도사들이 차례로 희생되는 플롯입니다. 채식사가 그 첫번째 표적이 되는데 말하자면 화가입니다..

장미의 이름을 다시 보려는 즈음에.

알퐁스 도데의 황금 뇌를 가진 사나이에서, 주인공은 , 황금으로 된 뇌를 가진 덕분에 평생 세상으로부터 찬사를 받았고 화려한 삶을 살았습니다. 아름 다운 여인에게 그의 황금 조각을 떼어 주면서 사랑을 얻었습니다만, 그러나, 결국 그의 황금이 소진 되었을 때 남은 조각들을 손톱으로 긁어 내어주고는 죽어 갑니다. 어렸을 때 읽은 그 단편의 강렬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야말로 죽어라고 공부하고 쌓아 온 지식으로 얻은 먹고 살 수 있는 직업을 얻은 것으로 다행이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 벌써부터도, 아마 이제는 소용이 끝나가고 있는 것을 압니다. 더 새로운 것을 습득 할 의지도 부족 하고, 사실 한계가 많습니다. 새로운 지식을 업데이트 하기 보다는 그간에 얻은 경험( 눈치와 사회에서 제공 하는 관례) 이 일을 ..

일지 6-22-22

방학 때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던 언니 오빠들이 방학해서 귀향 하면, 제일먼저, 어린 저에게 만화 심부름 부터 시켰습니다. 밤새 볼 수 있는 완결 편 까지 이삼십권을 두어질 빌려야 하기 때문에, 때로는 아버지가 동행 해서 날라다 주기도 하고, 늦으면 대신 반납도 해주었습니다. 전혀 두근 거리며 대본소를 들락 거릴 필요 없이, 마음껏 척박한 시대에, 만화로 문화를 즐길 수 있었으며, 속독법, 창의적 드로잉, 역사나 철학, 그리고 남녀상열 지사 까지, 만화로 인생을 배웠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닌 듯 합니다. 6-70년대의 명작들, 8-90년대의 일본 만화, 그리고 단행본으로 출시된 소위 완성도 높은 만화들 까지 대부분은 섭렵했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중. 오타쿠적 전문지식과 오락적이며 드로잉의 완성도도 높았..

프루스트1. 이치박사 理致博士

내가 어렸을 때. 동네에 이치박사라는 광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중절모에 안경을쓰고 단장을 짚고 있었으며 동네 에 돌아 다니면서 큰 소리로 일장 연설을 합니다. 공사를 하려고 쌓아 놓은 모래자갈 무더미나 하여튼 조금 높은 곳 어디나 올라서서, 어른들은 먼 발치에서 쯧쯧 거리면서 힐끗 볼 뿐 자기 일을 멈추지 않았을 , 우리 아이들은 그 주변에 몰려 들어 신나는 구경 꺼리였고 이치 박사가 연설을 마치고 다른 곳으로 이동 할 때는 우 몰려 따라 다녔습니다. 몇 칠에 한 번 씩 들르는 것으로 아마 시내 곳곳을 돌아 다니는 것 같았는데, 어느날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다른 사람에게 말 하는 것을 들었는데- 네 분명 들렸습니다. 그 이치박사가, 어머니 친정의 먼 사촌 오빠 뻘이라고, 어떤 사연으로..

스크랩북-삼도예절 三度禮節

글쓰기의 게으름이 오래 가는 듯 해서 , 그런데 막상 여백을 대하니 생경합니다. 어머니의 스크랩북을 열고, 젊으신 아버님의 초상사진을 대하며 쓰기의 의지가 생기기를 기대합니다. 삼도예절 三度禮節 손님이 찾아 올때 특히 손님을 보낼 때 매번 인사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이걸 내나름으로 삼도 ( 三度)예절이라 이름지어 보았다. 실내에서 악수를 하고 도어에서 들어가라거니 말라거니 씨름을 하면서 현관 까지 나와 또 한번 되게 악수하는 예법말이다. 물론 자동차를 타는 경우에는 또 한번 절이 필요하고때에 따라서는 손님이 자동차에 한다리 걸쳐놓고 인사를 하는 바람에 오도의 인사를 겪는 수도있다. 이건 우리 한국식가옥 구조에서 하던 예절이 절하기를 좋아 하는 일본식과 더불어 양식건물에 까지 연장된게 아닌가 여겨진다..

스크랩북 - 술

오랜만에 스크랩북 엽니다. 不酒客 의 辯 "내가 술을 못하는 것은 술이 영 몸에 받지 않기 때문이다. 30 전후에는 젊은 혈기로 순배의 대접을 들이킨 적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술에 시달리기는 예나 지금이나 일반이며 그때마다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아야 겠다고 결심하는 것이다. 그러다가도 열리는 판국에 끼어들게 되면 별 수 없이 고역을 치루고는 한다. 주거니 받거니 하는 이당의 주도가 원망스럽다. 하긴 술을 나누는 동안에 오고가는 정이 서리는게다. 스티븐슨은 술이나 담배를 안하는 친구하고는 결혼을 말랬다. 한편 아니꼽게 여긴일은 술 담배 없이 풀어지지 않는대서다. 술을 좋아 하는 사람 치고 악인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술과 담배가 없는 사회란 무미건조 할 것 같다. 난 담배라도 즐기니 다행이다...

남아있는 나날의 첫날

야스나리 보다는 미시마 유키오의 뒤틀리고 폭팔적인 정열, 빙점의 복수와 용서 구원의 어두운 그림자를 더 선호 했습니다만, 그러나 뒤에 나오는 긴 일본적인 스토리는 잊어 버려도 설국의 첫 문장, "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는 그 감성을 한번씩 느끼게 됩니다. 타지에서 돌아오는 귀향의 설레임, 그러나 불안함, 긴장... 마치 백일몽을 꾸는 듯한 인상입니다. 출근길. 버스 서너 정거장 밖에 안되는 작은 읍을 빠져나오면 곧바로 보통의 시골 풍경입니다. 이제 막 겨울의 신고辛苦를 지나온, 앙상한 가지에 봄의 전조가 감싸고, 현란한 개나리, 진달래의 원색으로 눈이 부시나, 반대편 길 가에는 마른덩쿨이 미이라 처럼 음산하게 엉켜있고 차도 별로 다니지 않은 쭉 뻗은 고속화 도로의 교차로, ..

스크렙북-어머니의 노래 1.

음력으로 섣달 그믐/ 까지 설날입니다 양가 부모님 다 가시고서는 명절 기분을 내본적이 없습니다. 나는. 오늘, 출근 하였고, 남편도 지인이 환자로 입원 하는 바람에 몇칠 째 전공의 처럼 붙어 삽니다. 어머니 노래가 문득 기억 됩니다. 정 이월 다 가고 삼월이라네 강남갔던 제비가 돌아 오며는 이 땅에도 또다시 봄이 온다네 어머니는 노래를 많이 흥얼 거리셨습니다. 어느 잔치 모임에서 , 노래를 청해받고는 망설임 없이 당당한 표정으로 산유화를 부르실때 그 당시의 보통 부인들과는 달랐습니다. 어머니에게 노래는 시와 문학과 같았습니다. 아가인 나를 위해 부르시는 것이 아니라, 노랫소리가 들리는 공간에 나는 어머니와 같이 있었습니다.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 만난 어떤 분은, 노래를 부르는 어머니와 그 옆에 앉아 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