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란 무엇인가

스크랩북-삼도예절 三度禮節

torana3 2021. 9. 3. 08:44

글쓰기의 게으름이 오래 가는 듯 해서 , 그런데 막상 여백을 대하니 생경합니다. 

어머니의 스크랩북을 열고, 젊으신 아버님의 초상사진을 대하며  쓰기의 의지가 생기기를 기대합니다. 

 

삼도예절 三度禮節

손님이 찾아 올때 특히 손님을 보낼 때 매번 인사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이걸 내나름으로 삼도 ( 三度)예절이라 이름지어 보았다.

실내에서 악수를 하고 도어에서 들어가라거니 말라거니 씨름을 하면서 현관 까지 나와 또 한번 되게 악수하는 예법말이다. 물론 자동차를 타는 경우에는 또 한번 절이 필요하고때에 따라서는  손님이 자동차에 한다리 걸쳐놓고 인사를 하는 바람에 오도의 인사를 겪는 수도있다. 

이건 우리 한국식가옥 구조에서 하던 예절이 절하기를 좋아 하는 일본식과 더불어 양식건물에 까지 연장된게 아닌가 여겨진다. 

온돌방에서 손님이 떠날 때 싱겁게  그저 일어 설 수는 없는 노릇이고 마루에서 토방에 내려 고무신을 신자니 인사를 차려야 하며 대분까지 손님을 혼자 나가게 버려 둘 수는 없지 않은가?

옛날 열 두 대문을 거쳐야 하는 시절에는 그 의식이야말로 어마어마 했으리라. 

언젠가 미국 평화 봉사단 지도관이 그 단원을 찾아 온적이 있다. 이국에서 동국인 들끼리의 상봉이니 호들갑 스럽게 손을 잡고 흔들리라 믿었었는데 그는 스스로 자기 단원의 자리 까지 가서 실로 잠깐동안 몇마디 주고 받았을 뿐이었고 나만 삼도의 예절을 깍듯이 치루었다. 이렇게 하고도 인사성이 없다고 친구들한테 가끔 충고를 받고 있지만 이 삼도예절만은 고쳐놓고 싶다. 

돈이 드는게 아니니 세속에 따라 그대로 두어도 무방한 일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봉건의 도구 인것 같아서 그렇다. 

하긴 저들의 예절이 직선적이며 성급하다면 이건 곡선적이며 여유있는 예절인지라 한국의 멋으로 간직함직도 하다. 

이 삼도 정신이 민생사회의 풍토를 흐리게 하고 있으니 탈이다. 

대수롭지 않은 도장을 수없이 찍어야 하며 다방과 요정과 사랑방 공사등 몇십도의 예절을 지켜야 하니 말이다. 

여하간 갓쓰고 도포입고 하는 주종의 삼도예절이 없어지는 날 이땅의 민주주의의 꽃이 피리라   1968.4.16 전북일보 

 

* 아버지의 글에는 한자가 많습니다만, 한글로 고칩니다 .  정식으로 보존용 기록을 하게 되면 원문으로 다시 고칠 생각입니다.

* 평화봉사단은 케네디 대통령이 시작해서 저 중학 다닐때 까지 미국 영어 선생님 이 가르쳤습니다.

*아버지의 사상 덕분에 우리 가족은 민주주의 분위기를 만끽하고 익히며 성장 할 수 있었습니다.

* 수련 중에 두아이 낳고 육아 하느라.. 아버지 가시는데 애도가 충분 하지 못했습니다. 

이제와서 절절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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