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공감에 대하여

torana3 2023. 2. 10. 12:14

비가 옵니다. 겨울이 슬며시 녹아 흐릅니다. 

맹렬한 추위와 혹독한 바람으로 세상을 얼려 버리는 그의 냉혹한 차거움을 

내려 놓는 소임을 다한  백발 성성한  은퇴자의 뒷모습 같습니다.

 

어제는 오랜만에 병동의 많은 분들이 집단 모임을 위해 참석했습니다. 

아무리 권해도 꿈쩍 안하던 편집 성향의 분들도, 아주 단순한지적 대화도 어려운 

 크로닉 환자 분도 슬며시 나와 벽에 기대 앉아있습니다.

어떻게 말을 시작할 것인가.

 

나종호선생의 뉴욕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을 읽고 있습니다. 

그는 반복해서 어떻게 공감할 것인가..를  되뇌입니다.

정신과 의사가 되기를 원했고, 그 수련을 받던  누구나 겪는고민입니다. 

타자의 마음과 교류 할 수 있는 문이며, 다리가 되는 말하자면 외과 의사의 수술도구나 내과의사의 검사와 약과 같은 

정신과 의사의 무기입니다만, 그러나 그 실체는 참으로 모호합니다. 

그런게 있다. 그런거를 그렇게 부른다. .. 실체가 있기는 한것일까..

그것은 나의 마음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서글픔, , 아련한 고통..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 

어김 없이 끼어드는 나의 갈등,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보통의 사회적 허용 범위의 사고의 방식.

을 걸러내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나의 이야기를 해봅니다. 

오전에 외래 진료실에서 보았던 한 환자분의 격렬한 불안과 공포 , 그녀에게 일어 났던 촉발 되었던 사건. 

당신들은 그녀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상대가 나빠요 사과 받아야해요, 근데 여자도 잘못 했네요 처음부터 말이 잘못 나갔어요

마음이 여린가봐요 다음에는 조심해야 된다고 말하겠어요... 등등..

가족에게 이해 받지못하고 외면당하는우울한  A씨가  조용히 한마디 거듭니다.

" 맛있는것 먹고 한 숨 자라고 해야겠네요.."

 

그렇지요. 어떤 행동을 요구 할 수 없습니다. 

슬픔과 고통에 공감 해주는 것 이 무엇보다도 우선입니다. 

 

비가 그쳤습니다. 

 

구글에서 꺼내 상기시키는 '소중한 추억의 사진들' 입니다.

이런 것들이 인공의 기억 저장에서 튀어나온  자유연상(Free Association) 이라면 어떨까..

이미 하늘위에 떠있는 구름위의  또하나의 나, 보조 뇌이므로...

인생의 가장 슬프던 날 들이었습니다. 처음으로 백수가 되었었고.

 

아르숲의 messy한 작업대.  영감의 보고 寶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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