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일지 231109- 편의점의 대화

torana3 2023. 11. 10. 09:02

 아침 산책 대신에  산 길로 돌아 출근 합니다.

11월 들어서까지 날이 도무지 가을 답지가 않다가 갑자기 차가워 지는 바람에 

단풍이 채  예쁘게 물들기도 전에, 그대로 창백하게 말라버렸습니다.

아직 반쯤 푸른 기가 남은 채 낙엽이 이 쌓인 더미에서 겨우 몇장 단풍잎을 골라 냅니다

아침형 인간이라면, 어쩐지 아침 부터 맹렬하게, 성실하게 살아 가는 유형을 말하는 것 같아 , 제경우는 절대 아니지만

아무튼 일찍 하루를 시작 합니다. 

아직 어두운 새벽, 낙엽이 굴러 다니는 인적 없는 보도로  편의점의 푸르스름한 불 빛이 새어 나옵니다.

왜인지 이끌리듯 버릇 처럼  들리게 됩니다. 

밤을 새웠을 그들은 대개, 이른 아침의 손님을 그리 반색 하지 않습니다. 무심히 새로 도착한 물건들을 정리하거나

 계산 할 때에도 무거운 낯빛을 바꾸지 않습니다. 

밤의 고독이 그들에게 어떤 감정을 드리웠을까,

 

1.커피 머신의 버튼을 누르며, 그저 어색 해서 한마디 던집니다. 이거 맛이 괜찮아요? 

소년 티를 벗어나지 않은 알바생이,  비싸서 아직 안마셔봤어요, 합니다. 

진지하고 약간 수줍은 듯한 말  투에 다른 뜻은 없는 것 같습니다.  청량합니다.

 

2. 언젠가, 아마 점주 인듯 보이는  중년아저씨.

계산대에  펴놓은 책 한 권,   무슨 책이에요? 

잃어 버린 시간을 찾아서... 완독 세번째에요.

그 날 새벽,   텅 빈 도시의 거리를 나서면서 알  수없는 설렘임. 고적함이 주는 풍요로움. 그랬던 것 같습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 2023.12.14
어머니  (0) 2023.12.12
일지 231026  (0) 2023.10.26
일지 230919  (0) 2023.09.19
미래를 안다는 것  (1) 2023.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