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두 소녀

torana3 2023. 2. 24. 14:53

1. 코다 

가을 아침.충동적으로 결근하고. 반대방향에서 버스를 타고. 

가는동안 검색해서 아무 사전 정보 없이 아침 첫 상영 프로가 시간이 맞아 보게 된 영화입니다. 

젊었을 때는 자주 하던 짓입니다. 

쇼핑은 영 젬병이지만, 책이나 영화를 고르는 것은, 

마치 그 쪽에서 나를 골라줘 ( choose me) 하는 것처럼, 앞에 척 나타납니다.

 

그 즈음의  나를 혼란하게 만든, 생소한 인간집단을 이해 하려고 했던 나의 노력이 

순전 일방적인 것으로 좁혀질 수 가 없다는 것을 받아 들이는 중이었습니다. 

아니면 절망했거나. 

그후 영화상을 수상 했다고 들었고, 얼마전에 다시 보았습니다. 

 

2. 가재가 노래 하는 곳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기대한 대로 , 때로는 시와 같은 아름 다운 문장들로 

마치 늪지의  장면속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킵니다.

 

코다는  말을 못하지만 온전히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자랍니다. 

바다에서 고기 잡이가 생계인모두 농아인  가족들 안에서 혼자만 말을 할 줄 아는 코다는 

그러나 보통 사람들의 학교에서는 말을 할 줄 모르는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카야는 소리를 들었지만 폭력적이고 시끄러웠습니다. 

두 소녀는 가두어진 세상에서 말 보다 감각으로 대상을 목격하고, 이해해야만 합니다.

코다는 바다에 나가, 목청껏 소리내어 노래를 부르고  카야는 늪의 생물들과 공존하면서 삶을 시작합니다.

대상을 규정 할 수 없으면 자신의 의식도 만들 수가 없습니다. 

즉, 자기 자아 라는 일인칭이 없으며 따라서 타자 이인칭도 없습니다. 

이것을 자폐라고 부를 수 있을까,

자기가 없으므로 가두어진 세계도 없습니다.

 

일인칭 시점을 만들고, 타인과 구분 하는 보통의 사람들이 자기라는 성을 굳건히 구축하고  그안에 가두고 있는 것, 아닐까,

 

새끼 돼지가 시장에 갑니다

- 가족이 모두 떠나버린 어린 카야는 먹을 것을 구하러 마을로 갑니다. 

어머니가 어려서 읽어 준 동화책 속의 새끼돼지 에 감정을 이입합니다. 자기가 없으므로.

-책장을 휙휙 넘기며 동화 읽기 놀이를 했다.

- 그들속에 섞이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코다의 음악과 카야의 동물그림은 , 사람들에게 이루 말 할 수 없는 감동을 줍니다. 

자기안에 갖혀 시시비비와 분별로 타자를 바라보는 보통사람들은 느낄 수 없는 시. 입니다. 

 

땅에 떨어진 콩깍지가 마른 씨앗을 한개를 가졌건 여러개를 가졌건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봄이 오는 숲에서 주은 지난 계절의 흔적:  검정도화지에 본드로 붙이고 과슈 오일 파스텔로 색칠 후 바니쉬 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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