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글프고 맥이 떨어지는 그런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아포리즘을 대하며, 붕붕 떠오르는 불안한 마음을 누르면서 지냅니다.
그랬다 해도 저 혼자 돌아가는 마음을 붙들고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힐끝 쳐다보고, 쌩 달아 나 버립니다.
자전거나 그런 거를 타고 가는 것 같습니다.
머물러 주지를 않습니다.
그 반쯤 돌아 보는 옆 얼굴이 선명하게, 날카롭게 냉정하게 내 눈에 박힙니다.
그 표정 시선, 그러나 그 일면이 아니라 그에게도 한 마음이 다 있을 것입니다. 온전한 인간으로.
그를 어찌 할 수가 없습니다.
내 마음에 어울리는 순간은 찰라이며. 얇은 간격이 차단한 채이며,
그는 온전히 다른 객체로, 그 갈길로 가버릴 겁니다.
나는 아픕니다. 진짜로. 몸이 자꾸 아픕니다.
생전 없던 새로운 증상도 나오고, 한밤에는 불현듯 겁이 납니다.
그 아픔은 그러나 오로지 나이며 그것을 누구와도 공유 할 수 없습니다.
내 통증은, 그에게는 자기와의 연관성만으로 경험 되어 질 것입니다.
나는 그의 힐끗 옆 얼굴, 실루엣으로만 보여지는 그에게 나의 아픔을 호소 할 수 없습니다.
정말 이제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가 누구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