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이어령과 다른 한분 국문학자와의 대담으로 엮은 기사가 한국일보에 고전의 바다라는 제하에 연재 되었는데 어머니는 매주 스크랩 해두셨습니다. 띄엄 띄엄 읽던것을 대학에 들어 갈 무렵 학교 앞 서점에서 , 그 대담 기사를 모아 현암사에서 단행본으로 나온것을 사서, 오랫동안 한번씩 들춰 보던 것이 , 지금도 창고 어딘가에 있을겁니다. 비평이라기보다는 창의적 재구성에 가깝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대화하고 받아 적은 저자의 문장도 미려하며, 깊은 울림이 잘 전달됩니다.
그의 말은 죽음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 반짝거리는 호기심마져 느껴지는, 가볍고 경쾌합니다.
'메멘토 모리'의 도식, 어둠, 칙칙함, 무거움은 미지의 두려움의, Chtonic art는 아직 실감 하지 못하는 젊은 나이의 상상이며, 서서히 다가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에서는, 빛을 향해 나가는 것 처럼, 그렇게 바라보고 스며들어 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유리잔의 비유:
-유리잔은 본래 비어 있는 것으로, 육체라는 테두리안에 무언가 채워 지기 위해 존재하며, 그 벽은, 영겁에 닿아있고, 때가 되면 경계는 사라질 것이다.
산의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고 , 그 사이로 일렁이는 햇빛이 꽂히 듯, 곁에서 듣는 것 처럼 생생합니다.
그렇구나, 유리잔은 , 채워지는게 마땅하고, 넘치기도 하며 때때로 비어 내지 않으며 그 내용물은 혼탁해지고, 벗겨지지 않는 때가 낄것이고, 점점 얇아지다가 언젠가는 본래 공한 모습으로 돌아 가는 것이다. 탄생처럼, 빅뱅!
그러니 살아 있는동안 완전히 비울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육체가 존재 하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