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옥동의 경우

torana3 2022. 6. 13. 12:54

한 동안 김혜자의 연기를 별로 좋아 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캐릭터가 다분히 반영된 배역, 또는 배우가 자신의 성향으로 해석 한 것일 수도 있는데 

그런 인격에 대한 나의 편견일 수 도 있습니다. 

완전한 끼, 천재성, 자신으로만 향하는 몰입으로 주변에 무심한 , 예인의 조건일 수도 있겠지만, 전혀 다른 동떨어진 인간 군으로 괴리감이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그가 재현 하는 옥동은 완벽 그자체입니다. 

 

옥동이라는 인물에 대한 그녀의 해석은 어떠했을까 

왜 친 자식에게 그렇게 무자비 했을까, 

미안 하다니, 내가 왜 너한테 미안 해야 하는데. 라는 기가 막힌 대사. 

노희경 작가의 뛰어난 점입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이해 할 수 없는 일이 더 많습니다. 어머니면 당연히 자식이 우선이며 어떤 경우라도 헌신과 희생으로, 제 자식을 지킬 것이라는 것. 그래서 자신의 불행한 운명으로 부터 아들을 떼어 내려 고 했다는 해석으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30의 한 중반의 약한 정신력을 지닌 여성이 거듭 되는 불행으로 ,  이미 정신은 온전치 못한 상태입니다. 

그녀는 춘희 처럼, 억척스러운 물질이 뛰어난  제주 해녀도 아니며 산골에서 자라 가족을 차례로 잃고, 남편 따라 어쩌다 제주에서 살게 되엇으며, 약하고 의존적인 그녀를 그저 잘 보듬어 주는 남자에 의지 해서 살았습니다. 

남편을 바다에서 잃고, 씩씩한 딸도 물질하다 죽었습니다. 

공포에 질려 , 그저 거두어 준다는 말만 듣고 박선주에게로 의지하러 피해 들어 갑니다.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그녀는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아들의 애원도 외면하고 사람들이 첩이라고 수근 거리고 멸시당하는 수모보다   홀홀히 버려지는 것이 더 두려워 

그녀를 보호해줄, 남자가 필요 했으며 그에게 온 힘을 다해 매달리는 삶을 택합니다. 

그들에게 내쳐질 까봐 친자식이 매를 맞는 것도 모르는채 하고, 돈을 훔쳐 달아 날때도 자기가 당할 일이 두려워 아들을 비난합니다. 

그 집에서 노예처럼 살다가, 타의에 의해 내쳐졌을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춘희나 다른 동네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고, 스스로 일하고 돈 벌어 생계를 유지하고  살아 갈 힘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자식에 대한 사랑은 억눌린 체입니다. 그것을 떠올리기에는 너무나 큰  아픔이며 죄의식입니다. dissociation

대신 자기자신을 투사 할 수 있는 약한 존재, 길에 버려진 개나 고양이, 고뇌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살핍니다.  사랑스럽고 착한 본래의 모습입니다.

 

  박선주  집에 대한 충성은 그녀의  유일하게 의식 할 수 있는 인격으로 굳어져, 암으로 죽어 가는 중에도 그 집의 제사를 손수 준비 합니다. 그 집의 두 중풍 환자를 보살피고 아들들을 건사 했다는  자신의 자부심을 놓치기 싫어서  고집을 부립니다.   자아는 맹렬하게 상처받은 자기애를 합리화 합니다.

그러나 너무도 깊이 억압 되어 있는 옥동의 분노와 자식에 대한 그리움은 ,갑자기  폭팔하고 무장 해제 됩니다.

바로 이어서 그녀는 다시 오랜 세월 굳어 버린 자기의 겉껍질 속으로 들어갑니다.

공허한 눈빛으로,백치처럼 내가 너에게 왜 미안 해야 되는지 되묻습니다.

거기에는 어떠한 의도도 계산도 없습니다. 정신이 분열되어 솎과 겉의 두 인격 사이를 오갑니다. 

그러나, 아들은,  나약하기 짝이 없는 한 여인의 깊은 불행을 이해 하고, 용서합니다. 

아주 늦어 버린 짧은 시간동안  두 모자는  그제서야 마음껏 깊은  사랑을 주고 받습니다. 

 

우리 어린시절, 극중 대사 처럼 모두다 힘들었던 그때는 자식을 발가 벗겨 쫒아내고 , 자식을 내다 버렸다는 이야기도

간혹 들었습니다. 삶의 본능 만으로 살아가는 동물같은  원초적 감정을 묘사한, 193-40년대  리얼리즘 소설에 그런 소재 들이 많았습니다.  옥동은 분례기나 백치 아다다 와 같이 , 자기 자신으로 살지 못하고   궁핍과 원시적 폭력성에 휩쓸려 살았던  여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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