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상- 다른 전공분야 보다는 덜하겠지만-
죽음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 한분을 그렇게 또 보냈습니다.
키가 내 팔 꿈치 겨우 닿습니다.
목소리 한번 커진 적 없이 조곤조곤,
눈물도 많고 정도 많아
아무리 말을 안듣던 이들도
이분의 간절한 호소를 앞세우면
고집을 그만 둡니다.
어려서 맘씨좋은 시골 농가에 양녀로 입양되어
귀염 받았다 했습니다,
몸이 재고 부지런 해서
공장일로 돈도 꽤 모았다고,
그러다 머리를 크게 다쳐 수술한 이후는
정신과 행동이 이상해져서
이후로는 거의 병원에서 많이 지내 셨습니다.
요 몇칠 새 부쩍 실내화를 안신겠다고 키높은 구두를
벗지 않으려 하고,
갑자기 죽는 줄 무서웠다며 애들 찾으며 울고
정신이 자꾸 나빠져 갔습니다.
면회온 딸에게 립스틱 칠해달라며 사진을 찍었는데 그게 바로 이틀 뒤, 영정 사진으로 쓰게 되어 버렸습니다.
그나마 없었으면 어떻할 뻔 했느냐고, 착한 딸이 많이 울었습니다.
그 어머니를 안아 주었던 대로 안아 주었습니다.
'보고 싶은 얼굴' 을 들릴락 말락 한 목소리로 자주 불렀습니다.
부르다가 우신 적도 있습니다.
- 제가 사진이 있을이 없고 기억으로는 생생한데 그리려니 그 모습이 잘 잡히지를 않습니다.
딸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젊어서 어떤 얼굴이셨을까도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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