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란 무엇인가

스크랩북 4- 새소식시간

torana3 2019. 12. 12. 11:16

-언젠가 우리집 꼬마를 다리고 이리에 놀러 갔다가 도라오는 차중이었다. 차창밖은 사양 斜陽을 받은 넓은 논들, 마을집,촌길,가로수가 세치게 뒤로 물러간다.

꼬마는 차창에 얼굴을 딱 부치고 신나게 노래를 불러댔다.그러다가 삼례 한내다리레 이르자 " 엄마 비행기 탄 것 같다"  하기에 " 어디" 했더니

" 저봐 전기줄도 저 아래 있잖아? " ㅗ리밭도 저 아래 있잖아? 물도 저 아래 있잖아?"  한내 다리를 다 지나드락 지꺼려 댔다.

집에 도라와서 꼬마는 눈이 말똥말똥해 지더니 " 엄마 나 새소식하나 생겼다. 내일 기차탄 이야기 할거야"

이 말은 그 무렵 새소식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이 들이 자기 생활 주변에서 일어난 일을 재미있게 여러 친구들 한테 발표하는 시간이 란다.

이놈은 그시간이 재미있는 것 같았다. 그 전에 한번나가서 이야기 한적이 있었다면서 그대로 재연 한 적이 있다. 이야기인즉 " 우리 오빠는 이름이 둘입니다. 하나는 영진이고 또 하나는 짱구입니다. 제 동무가 짱구야 하면 응? 하고 내가 짱구 오빠하면 이것이 하면서 탁 대립니다. 그냥 오바 하면 응? 합니다"

이렇게 말하니가 선생님이랑 아이들이 막 웃더라는 것이다.  그 후부터는 '새소식 시간' 새소식 시간' 하더니 이번에 진짜 (그애 말로) 새소식감을 발견했다.

그 전에도 새소식감을 작만해 둔 것이 하나있다.

" 우리집 흰둥이는 다 큰 것이 자꾸 모캉(마루)에 올라와서 앉아 있읍니다. 거지가 와도 모캉에서 막 짖읍니다.  아버지가 내려가 하면 내려가고 할머니는 방에서 나오기만 해도 쑥 내려가면서 내가 내려가 하면 꼬리만 치고 안내려갑니다" 이 두가지 새소식 밑천을 가지고 아침이면" 새소식 시간이 있으면 손들고 해야지" 하면서 나가고 집에 돌아오면 "새소식 시간 없었어" 하며 물어보지도 않은 말을 한다. 퍽으나 아가운 기색이다. 몇칠을 두고 이러더니 그 후에는 이 말이 뚝 끊어졌다.  학교에서 새소식 시간이 없어진 것 같다.


나는 여기에서 교육의 질서 같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이 고마가 새소식에 열병이 나다싶이 될 때 나는 담임 교사에게 깊히 감사했다. 이놈이 학교생활에 단단히 매력을 느긴 것이로구나 하고.녀기에서 나는 문득 키이츠의 은사 존 크라크의 교육은 '자유에 대한 훈련이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어린이로 하여금 무엇을 발견하게 하고 생각하게 할 기회를 준 점을 말한다. 바람직한 교육이론이 실천가들의 손에서는 교육의 피상적인 기술에 그치기 쉽고  또는 교육성과를 재고 이렇게 해서 교사자신의 교육적 두뇌만을 과시하기 쉽다.  그렇지 않으면 교육현장을 학교에다만 두고 교사의 말 한마디가 상상외러 큰 변동의 계기가 되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교육 실천은 교사의 생명이 어린이에게 강력히 투영되어 내적변화를 가져오게 되는 데에서 비로소 시작된다. 즉 교육의 있음이 여기까지 미쳐야 함이 당연한 일이라.

이런 견지에서 교사는 부모로서는 미치지 못하는 부모이상의 것이 있을것이다. 교사의 말에 어린이의 눈은 빛난다. 그것은 새로운 세계의 전개요 발견에 대한 경이요 무한한 알고자 함일 것이다.

이 어린이의 깨끗하고 맑은 관찰력, 직관력, 상상력을 탄탄히 길러 국어 교육의 말하기 학습 이전의 인생의 초석이 마련되게 해야 하겠다.  여기에 착하고 용기있고 건강한 정신이 깃든 한국교육의 생태가 있고 한국교육의 질서가 있지 않을까?


우리 꼬마가 그렇게 좋아하던 새소식 시간이란 말이 뚝 끊기자 아쉬운 마음에 몇 자 적었다. -  1966. 7. 20  교육만필 敎育漫筆


어머니의 글입니다.

1. 어머니는 국어 교사이셨는데도 맞춤법이나 문법에 소홀합니다. 아버지는 거의 틀림이 없으신데.. 저는 부주의 함이 어머니 닮았나 봅니다.

2. 기억이 없기는 하지만,  나의 말을 조금은 각색 하셨을 것 같습니다. 

 막내 오빠가 나를 때리거나 한 기억은 전혀 없으며 , 나의 우상이었고 때로는 내가 보호해야 한다는 환상을 갖게한 가장 어린 형제였습니다.

3. 기차를 탈 때마다, 철교위를 지날 때 비행기 탔다고 소리 지른 기억은 납니다. 노래도 불렀고...

4. 학교나 선생님 말을 잘 들었습니다.  사실 국민학교때 모범생에 인기도 많았습니다. 어머니 아버지와 다 동료거나 제자 셨던 학교에서의 편애도 있었겠지만  

지금도 말을 참 잘 듣습니다. 고지식하게 타인의 요구를 따르려고 노력합니다.

5. 어머니는 아이의 관점, 흥미를  덩달아 눈 높이 맞추셨습니다.

사소한 일에도  감정을 공유 해주셨으며,  나에게 제공 되었던, 양육의 흔적들이  그 세심한 관심 덕이었을 겁니다.

6. 천방지축, 내멋대로에 규칙을 어기고 거짓말을 해도  크게 야단치지도 않으셨습니다. 자유에 대한 훈련이었던 것 .


정신이 혼돈되어서, 마지막 유언을 말로 듣지 못했는데 오십여년전, 내 이야기를 쓰신 어머니 말씀을 유언으로 받습니다. 기쁘게


착하고 용기있고 건강한 정신




사리 만조에 바람까지 불어 파도가 넘실거립니다. 갈매기들이 펄에 같은 자세로 열지어...무슨 마음들 일까...





'문학이란 무엇인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의 색연필  (0) 2020.01.17
스크랩북 5 -成長의 노래   (0) 2020.01.09
스크랩북3-레디. 퍼스트  (0) 2019.12.06
스크랩북 2-면학도 勉學圖  (0) 2019.11.08
스크랩북 1- 인색송 吝嗇頌  (0) 2019.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