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 소규모의 세미나에서, 개정된 정신장애 진단기준(DSM)에 대한 토론중에 동료들끼리
이러다가는, 대단히 행복하지 않으면 무조건 정신장애라 하겠네...라고들 자조 한 적이 있습니다.
진단이 필요한 이유는 약자를 보호하고 적절한 치료방식을 개발 하거나 의료적 도움을 주기 위함이겠지만,
그러나, 제약사나 보험회사의 상품개발과 이익이라든가, 또는 사회적으로 분쟁이 일어 날 때 책임의 소재를 가려주는 목적으로
점점 더 비정상의 범주가 세분화되고 늘어 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거 병 아닌가 하고 물어 보는 사람이 많아 진 듯 합니다.
대인관계에서, 불쾌한 일을 당한다면, 우선 상대가 병이 아닌가, 고 원정을 구합니다.
복잡하고스트레스가 만연한 사회에서, 당연히 적응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병이니, .라며 회피하거나,
또는 배척할 만한 구실을 댑니다.
병원에 오는 환자나, 보호자는 극도로 예민한 상태입니다. 의심하고, 감정적인 항의를 할 수 도 있지만, 그들이 성격이상자가 아니라
이제까지는 원만하고 이해심 많은 보통의 사람들로 살아 왔던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윤리 도덕에 대한 초자아 기능이 본래 마비 되었거나, 타인에게 공감력이 떨어지고, 자제력이 없다해서
사회 생활을 못할 정도로 , 현실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즉 병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만약에 정신과 의사에게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전능의 판단자의 역활이 부여 된다면 , 아주 불행한 일입니다.
나치지배하의 독일에서 실제로 정신과 의사들이 서류에 도장을 찍는 단순한 작업으로 사람들이 사회 부적응자로 분류되어
희생되고 퇴출되었습니다.
많은 경우, 정신과 의사의 진단이 시비를 가리는 절대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분란의 소재로 이용되어서는 안됩니다.
병원 안에서 일어나는 진료 행위 외에,,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 판단 할 때 참작을 한다든가,
인간심리의 복잡함과 양면성으로 갈등이 일어 날 때 상대에 대한 이해와 용서가 수월 하도록 도와 줄 수는 있습니다.
아무튼 옛날에 수련을 마친 정신과 의사가 볼 때 병명이 너무 많습니다.
집중이 안되어 공부를 할 수 없고 , 화를 못참아 아무 한테나 성질 부리는 것, 지나치게 수줍어 하고 말을 잘 못하고
칭얼거리고 무대에 서면 가슴이 뛰고 얼굴이 빨개지고, 게으르거나, 학교나 회사에 가기 싫거나 ...이런 것들이 다 병이라니요.
설혹 병이라 해도 정신과 의사들이 해결하기는 어려운 일들입니다.
저도,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지만, 불행하다고 해서 비정상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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