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artsoop)이야기

미술교육 유감

torana3 2017. 4. 19. 08:39

"이차원의 평면에 삼차원 공간을 묘사하는 기술을 익히는 미술교육이 창의성을 망친다."

숲의 김민정 샘이 단언하십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입시를 위해 석고 뎃생을 수없이 연습했던 것이 아마 최근 까지 일겁니다.

사실 입시라는것이 - 다른 과목도 그렇지만- 정해진 틀안에서 걸러내는 방식이 효율적일겁니다.


저는 학교에 들어가기전에 그림을 참 많이 그렸습니다.( 또는 낙서 )

어머니가 학생들 시험 출제 하셨던 갱지에는 주관식 단 두 문제( ...을 논하라 는 식의) 뿐이며 여백이 많고 뒷면은 백지라

채점이 끝난후에는 한묶음씩 제게 주셨는데( 물론 지금은 절대 안될 말이지만 1960년대 이야기입니다)

마음껏, 이야기 지어가면 그려가며 놀았습니다.

국민학교에 들어가서, 노랑색으로 본을 떠라, 검정 테두리 하지 마라. 원색은 쓰지 마라 등 몇가지 지침은 있었지만,

한반에 90명 가까이 되는 많은 애들에게, 일일히 고급스러운 강의는 할 수도 없었을 테고,

마음대로, 보이는대로 그리게 두었을 겁니다. 그래도 사생대회 나갈 때마다, 상도 받고 그래서 우쭐 했는데,

중학교 부터는 미술반 선배들은 이미 고입 특기생 준비들을 하고 있어서, 테크닉이 화려 했습니다.

대회에서 주눅이 들어 그림을 망치고는  아예 내지 못하기도 했는데,

사절지 크기의 판화를 찍은 것을 미술 선생님이 국제대회에  출품해 주셔서 , 큰상 한번 받았습니다.
( 쑥스럽네요...) 

그런 이유로, 페인팅보다는 드로잉, 판화나 조형에 더 거침 없이 작업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차원의 작은 평면에, 삼차원의 거대한 공간을 집어 넣으려면, 계측이 필요합니다.

르네상스  로 부터 이후 사실 주의 화가 들이 썼던 방식은

 작은 격자가 들어간 프레임을 짜서 공간을 축소 시켜 인식하거나, 광학 기계로 그림자를 정교하게 만드는

원근법 , 명암 의 기술을 발달시켰습니다.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에 이르러 직접 보면서, 색과 빛을 묘사하고, 자기가 인지 하는대로 표현하게 됩니다.


현상을 해체하고 분석하고 재구성 하는 것이 20세기 내내 가장 중요한 인식의 방식이었습니다.

 타자, 대상을 객관화하고 자아와 분리 시키는 사고가 정신의 새로운 발견이었지요.

정신분석에서 프로이드는 정신의 지형모델과 구조 모델을 제시 했으며  그 이후의 후계자들은,

자아 심리학,대상관계이론, 자기 심리학들의 이론을 만들었으며, 인간의 행동은  그 프레임에 따라 해석됩니다.


이로써  인류는 대상을 자기로 부터 분리 시키는 것 뿐 아니라, 자기 자신도 외계와 타자로 부터 물러 나게 됩니다.

인간은 실존을 얻고, 동시에 소외를 겪어야 합니다.


우리가 걷는 길은 가도가도 평면이며, 바라보는 하늘은 넓디넓은 파란 도화지 입니다.

아무리 남이라고 분리해서 생각하려해도, 동시에 아프고, 같이 즐겁습니다.

그러니.. 내가 느끼고 보는 대로, 그림그리고, 살아간다고 해도, 그렇게 이상한일이 아닙니다..



                                                                숲에 풀어놓고 내버려 두니 , 아이들의작업이 한없이 자유롭습니다.

                                                             이미지는 아루숲. http://www.artsoop.org/ 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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