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artsoop)이야기

지음 知音

torana3 2013. 3. 21. 10:42

1. 몇 주전, 토요일, 조금 이른 오후, 숲에 한 방문객이 있었습니다.

젊은 엄마와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여자아이.

지방에서 토요일마다 근처의 유명한 학원에 보내기 위해 상경하는데, 빈 시간을 이용하여 미술 교육을 받고 싶다는 사연입니다.

" 아이가 그림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소질이 있어 보인다, 몇 시 부터 몇 시까지 교육이 가능한가,

일대일 수업인가, 구룹으로 하는가, 또래의 아이들은 있는가, 근처에 화실이 있어서, 참 반가웠다..."등등.

주인의 대답은 간단합니다." 그 시간은 안되는 데요, 그렇게 못합니다. 근처 공원에서 놀면서 그림그리게 하시지요.."

저도 잠시 -형편없었지만-, 자기사업이라는 것을 해본적이 있습니다만, 저건, 클라이언트를 대하는 태도가 전혀 아니데.. 공연히 조바심납니다.

결국, 아이엄마는 숲 주인의 난해한 퍼즐을 하나도 풀지 못하고, 황당한 표정으로 돌아 갔습니다.

 

숲 흙방

 

2. 사람이 삶을 살아가는데 목표를 정하는 방식에 따라서 네가지 유형이 있다합니다.

행복/위대함/정치와 권력/자본 ( 박범신 작가의 강의를 듣고 온 분이 말해주신것을 원용한거라, 아주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모든 인간은 행복하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행복감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왜냐면  부동심을 갖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행복감은 얼마 되지 않아 즉시 사라지며 또 다른 불만이 일어 납니다. 맹렬히 추구할 수록  상대적으로 더 불행 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 위대한 사상, 종교, 초월적 경지를 추구함으로 인간적 행복을 넘어서는 견고하고 지속적인 마음의 상태를 지닌 초인을 기대하지만

그것도 대단히 어렵습니다.  어쩌면 이상과 사고가 완전히 없어져 버리지 않는 한, 도달하기 어려운 경지가 아닌가 ...

,신경과학자 Jill Bolte Taylor 는 좌뇌부위에 뇌경색이 일어난 후  쓴 경험적 저서 'My Strock of Insight'에서

두려움이 없고 편안한 니르바나의 상태를 느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남아있는 작은 이성에  집중하여,

불편하고 혼란스러운 , 현실의 세계로 돌아오려고 힘들여 재활 치료를 완수합니다.

( 지장보살은 이승의 모든 중생이 모두 구원 될 때까지 열반에 이르지 않겠다고 서원하였답니다, 그래도 이승의 삶이  살아볼만 한가 봅니다.)

그 다음에는 좀 더 현실적이고 분명한 목표를 생각합니다. 내 생각의 견고함, 타인에 의해 침범 될 수 없는, 또는 추앙을 받으려는

무소불위의 힘을 얻고져 합니다. 그러나 그 또한 상대적이어서, 그를 추구하는 다른 힘에 의해 꺽이며, 심각한 전쟁을 불사하여야 합니다.

 가장 많이 , 궁극적으로 인간이 추구하는 것은 자본( 돈) 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 욕구에 끌리어 벗어나지 못하고 생의 대부분을 보냅니다.

물론 이들 유형의 한 목표를 포기하고 다른 목표를 추구 하려고도 하지만 대개는 한 유형으로 고착이 되는 것 같습니다.

 

3. 지난 주말, 숲 친구들과 작은 전시장을 찾았습니다.

 

프랑스의 젊은 작가들을 소개하는 기획전입니다.

작품의 하나씩 나열하는 전시가 아니라, 유령의 집이라는 테마에 따른 분위기로 작품들을 모아 놓았습니다.

나이나 성별이 불분명한  한 인물이 유리창을 통해 밖을 내다 보는 작은 오일 페인팅 작품이 액자도 없이 벽에 걸려있습니다.

전시장 내에는 부숴진 피아노가 반 즘 기울어진 채로, 건반의 음과 밑 부분의 망치소리가 단조롭게 반복적인 음향을 내고 있고,

꿈 , 몽환적, 여러 동물을 합성해놓은 박제와 같은 괴기스러운 형상, 무거운 물건이 쿵쿵 떨어져 내리거나,

따뜻한 주황빛 전구가 점멸하여 마치 석양을 바라보고 있는 느낌,

 유령이 출몰한다고 소문이 난 집과 황폐한 들판을  배경으로  십대 아이들이 한명씩 사진을 찍 을 때 말이 없는 표정들의 동영상 작품.

작가는 내한하지 않고, 영상 통화로 지시를 받아 가면 만들었다는, 흰 벽에 흙 구두 발자국과 높이 뛰어야 겨우 닳을 높이에 찍힌 검댕이흔적...

그런 작품들이 프랑스의 가정집을 묘사한 전시장의 어두운 홀웨이를 지나면서 연결이 됩니다..

작품의 소재도 , 작품 자체도, 손상이 될 때 별 문제가 없을, 굳이 보존이나, 보안에 신경을쓰지 않아도 되는  그런 흔한 소재 들입니다.

그것들 중 몇가지는 , 여기 시장에서 돌아 다니며 구입 했다 합니다.

 

저는  몸을 움직여야 하는 일에 대한 피로감으로, 웬만하면 숲의 나들이에 따라 나서지 않습니다.

대단한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해도 " 꼭 봐야 한다고" 하지는 않으십니다.

.  따라 나서면 그러나 대개는 즐겁고, '가보기 잘 했다' 고 하지만 다음에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또안 갑니다.

머무르건, 떠나건, 본인이 원하는대로,가 숲의 모토라,  강요가 없습니다.

 

관계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일상에서 흔히들  '관계'를 먼저 결정하고, 서로에게 공통점이 있다고 믿으며 , 이를 공유 하는 일에 집착합니다.

 규정된 관계의 형태에 자신의 느낌과 선호와 생각을 맞추거나, 타인에게 강요하기도 합니다. 그 관계가 자신의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는

관계는 후순위 입니다. 자유로이 자신의 존재를 내 놓을 수 있는 상황에서, 오래, 호흡하여, 속 마음을 내마음 처럼, 읽을 수 있을 때,- 知音

비로소 관계라는 것이, 아주 느슨하게 맺어 질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아주 유치하게도, 인간의 행복은 꿈꾸어도 될  일이라 믿는 것 같습니다.

 

 

    꿈과 무의식에서 일어나는 형상들을 묘사 했다하는데, 작품을 윗층에서 내려다보면서, ' 그림자가 멋있네' 김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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