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artsoop)이야기

숲에는 항상 물이 흐른다.

torana3 2013. 1. 15. 09:35

 

꿈에서 떠오른 이미지를 그림으로 표현 하는 일은 항상 실패 합니다.

주말 새벽, 하도 선명하여 , 그림이 될 줄 알고 숲 화실에 가져간 심상은 , 큰, 서커스 천막 같은데 투명하며

 받쳐진 지지대에 의해, 또는 매달아 놓느라고 천의 일부가 군데군데,봉긋이 솟은 그런 입체적 이미지인데,

그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수가 없고,

그림을 그릴때 온전히, 순간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정신을 움직이는 모티브가 되지 않고서는,

이미 사라져버린 이미지 일 뿐. 이어지지 않아 고민 하는데...

 

숲 주인이 지나가다가

- 이것도 써보세요, 겔 메디움 한통을 쓱 밀어 줍니다.

그가 마술사 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미 마음을 다 들여다 보고 있으며, 적절한, ingradient 로 마법을 부리는 줄 알기 때문에.

그러나, 제자는  이유를 알아야하고 분석이 가능 하지 않으면, 행동을 하기가 어렵습니다.(그렇게 세뇌된 터라)

- 이거.. 왜 주셨어요?

-형태를 입체로 표현 할 수 있어요..

-네, 못 쓰는 나이프 하나 찾아 다가, 조금 떠서, 종이에 발라 봅니다.

(재료가 아까워 듬뿍 뜨지 못하는 것은,  그게 내것이 아닌데, 아깝고 소심한, 아줌마 입니다.)

 하얀 겔이 나이프에 묻어 일련의 뾰족한 row가 만들어 집니다.

- 친구 JH氏.  힐끗 보고 화석 같아요.

- 다시, 마법사. 죽음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느새 스컬이 제 옆에 와있습니다.

- 죽음. 답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수없이 스쳐 지나갔던, 통념들, 억지로 개념화 하려 했던 나의 대답..

- 아 그게...( 대답을 원하는 게 아닐 겁니다.. 생각해 보라는 )

 

골짜기에 냇물이 보입니다. 물은 쉼없이 흘러 내려 갑니다.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작은 물고기들, 빠르게 나타났다 사라집니다, 바위 밑에 꼬물 거리는 가재 같은 것,

 반짝이는 조약 돌, 저 상류 어딘가에서 부터 떠내려온, 나뭇잎...

갑자기  돌멩이 하나 날라 와 풍덩, 파문이 일고, 그 순간. 그 장면, 그 느낌.

 

움직임이 빨라 집니다. 검정색 포스터 물감, 녹차 티백, 반짝이는 소재, 마른 나뭇잎, 작은 상수리 열매 껍질, 노끈..

 

거기까지.

그저 그랬다는 겁니다.

그순간, 그런 마음의 움직임이 있었고, 행동이 있었습니다.

주인장도, 옆의 친구도, 재잘거리는 재능 소녀 S도 , 난로에는 물 끓는 소리 .

 

여전히 시간은 흐르고, 각각  그 자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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