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버스 중앙차선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중.
한 청년이 파란 시내 버스의 창을 보면 손을 흔듭니다.
버스가 떠나자, 그는 자리를 떠납니다.
버스안의 상대를 보지는 못했으나, 웬지 마음에 잔잔한 물결이 이는, 그리움 같은 것을 느낍니다.
2. 책상에 새로 책 두 권을 갖다 놓았습니다.
오기환 선생님. 아루숲 구룹의 친구입니다. 분신같은 손자의 뒷바라지를 하면서, 그 아이의 세상에 기꺼이 동참합니다.
마치 안톤 체홉의 귀여운 여인 처럼 , 설레고 기뻐하며 같이 그림을 그리고 파리를 유랑합니다.
대부분의 시간은, 만년 문학소년으로, 책한 권 들고, 또는 작은 행낭을 꾸려 " 세상을 쏘다닙니다'
손자의 작품으로 만든 오렌지레드 멋진 표지의 열번째 수필집 나의 체류기에, 작은 한지 조각에 붓으로 사인 하시고, 그의 미의 근원이 되었던 종소리의 낙관을 찍어 보내 주신 것을 , 지난 주말, 우편함에서 꺼냈습니다. 낙엽을 줍 듯.
김혜남 선생님
오랫동안 뵙지못했습니다. 저에게는 그 시절의 모습으로만 기억됩니다.
간혹 담백한 유머를 던질 때 외에는 어떤 대화 였던가, 그의 말 소리가 생각나지 않습니다.
조디 포스터 를 닮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처럼 이지적이지만 그러나 잔잔한 미소와 편안함.
그의 앞에서는 어린아이가 되어 어떤 허물도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열렬히 공부 하던 우리의 청춘 시대가 그리워, 그의 심상에 그려진 예쁜 풍경들을 , 공연스레 쓰다듬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