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일 정신과 의사의 하루

torana3 2022. 9. 21. 17:28

요즘 들어 부쩍 몸에 여기저기 이상 신호를 느낍니다. 

건망증: 하루 운동량의 가장 큰 부분이 물건을 어디 두었는지 찾고 다니는 일입니다

소화기능의 감퇴: 지금까지  제일 검사를 많이 받아 본게 소화기계입니다.

그리고, 시력:  양안 시력 차이가 큰 탓에 아직 원시가 아닌데도 안경으로 교정이 필요한데 자주 놓고 다녀서 낭패  등등.

오랫동안 꿈을 기억 하지 않으려 노력 했는데 ( 무의식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하하)

오늘은 젊은 시절의 반복적인 꿈이 돌아와  생생하게 기억되어버려, 무의식의 범람을 막지 못했습니다. 

 

오전에 루틴 일과를 하는중에,  예기치 않는 소식으로, 근근히 유지 되어 오던 일상의 평화가 깨지고, 다시 위통을 겪습니다 .사람마다 인격의 취약점이 다릅니다. 저는 상당히 대범한 편인데도, 다른사람이 의아 할 정도로 어떤일에는 소심해서, 염려가 지나칩니다. 

그 비슷한 일입니다. 

그런경우는, 그일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과 의논해야 합니다. 

대화 중에  자신을 객관화 할 수 있게 되고, 해결의 합의점을 찾습니다. 그렇게 오전을 보내고 

그러나 그 후유증이 잔잔히 남아, 여전히 맥이 빠집니다. 

 

오후 외래.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린 환자들입니다.

제가 소아청소년 정신과의 전문이 아니라  대부분은 세부 전문을 하시는 분에게로 안내를 하지만, 

그 양육자가 먼저 내원한 제 환자이거나, 아이문제로 고민 할 때는 길게 면담을 하기도 합니다. 

약이나 치료의  확신을 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이야기 할 수 있는것은 대단히 불완전하며, 확정할 수 없는 , 끝없이 변하고 흔들리는 인간의 보편성에 대해 서입니다. 그리고, 긴 시간 같이 노력 할 수 밖에 없다는, 대단히 비관적인 방법론입니다. 

그러나 , 실은, 그안에 우리가 걸어야 할 희망이 있습니다. 

면담이 끝났을 때 그런대로 만족 하고 나가십니다.  

 

수련의 시절 우리끼리 하던 농담이 있습니다.

 

한 건물에 같이 개원한 젊은의사와  노인 의사가 있습니다.

퇴근하는 엘레베이터 안에서 둘이 만났습니다. 

갓 개원한 젊은 의사는 지쳐있는데 노인은 해맑습니다.

- 어떻게 그런 이야기 들을 듣고도, 그런 표정일 수 있는가 하고 물으니

노인의사는 듣기는 누가 들어? 라고 대답합니다.

 

젊어서는   노련한 의사의 적절한 무책임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다릅니다. 

문제를 심각하게 보지 않는 , 무결정, 보편성, 순리, 에 따라 머물지 않고 흘려 버릴 수 있는 태도입니다.

 

그러나 오후의 루틴이 수월 했던 것은, 

어젯밤, 꿈에서, 젊은 시절의 감성이 흘러 나왔고,  끌리듯, 익숙하던 멜로디의 노래를 계속 들었던 것이, 

아, 무의식의 에너지가 도와 주었을 것이라, 짐작합니다.

연꽃은 못 바닥의 진흙에 닿아 있습니다. 네가티브한 혼돈의 무의식으로 부터 에너지를 얻습니다.
현실에는 두가지 버전이 있다. 캐빈이 홉즈를 산 호랑이 보는것, 다른 사람이 홉즈를 인형로 보는것  그 두가지가 보는것에  완전한 의미를 이룬다.
좋아하는 그림입니다. 바람에 날려갈 듯한 소녀들의 표정이  까르르 웃지도 놀라지도 않습니다. 왜냐면 그들은 바람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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