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일지 7/8/22

torana3 2022. 7. 8. 09:20

숲은 그다지 친절 하지가 않습니다.

영악하게도 ,  탐욕으로 침입한 인간을 알아 봅니다. 

 먹이를 구하려는 목적은 아닌듯, 여기 저기 쳐놓은  허술한 거미줄,

쫒아도 다시 달라 붙어 윙윙 거리는 파리나 하루살이들, 

어느새 착륙하여 순간의 흡혈과 침을 쏘아 놓은 가미가재 숲모기,

그리고 나무나 풀이 품어낸 독소는 아직 면역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질적 존재에게 

도무지 마음을 내어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 새들. 산 둘레 길을 한바퀴 도는데 적어 도 세번은 , 저만치 앞에서 종종 거리며 염탐 합니다. 

한 열걸음 앞 까지는 버티다가, 다 알았다는 듯이 푸드덕 날아 오르며, 숲의 자기 동료들에게 뭐라 외마디 경보를 울리고 , 이내 , 아마도 숲 전체에 이 인간의 정보에 대한 디스 패치를 날라 갔을 듯 합니다.

인간은 마치 톡톡 불어 오른 피부의 거부 반응 쯤은 개의치 않고 , 

숲에서 얻은 전리 품을 다 얻은 양 개선 장군처럼, 도시의  베이스 캠프로 돌아 옵니다.

그러나 숲은 전혀 받아 들이려 하지 않습니다. 비밀의 생명수 정도는 끝내 알지도 못할 것입니다. 

바로 이놈입니다. , 제 앞서 가다가 휙 날아 오르더니 나무에 대고 꽥 하며 뭐라  일러바칩니다.

 

꽃잎 가장자리가 흐물흐물 올이 풀려 있습니다. 늙었나 봅니다.

 

분명히, 아침에 맨눈으로는 둘러서서 무언가 대화 하는 듯 보였는데, 사진으로는 감쪽 같이 보통의 숲이네요. 수천구루의 나무 다는 아니더라도 길가 몇그루 에는 이름도 붙여가며 낯 익혀 야 할 것 같습니다.
숲에서 , 미쳐 정체를 숨기지 못하고 깜짝 놀라는 모습 이라고, 몇년전에 아크릴로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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