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이야기

2001-2022

torana3 2022. 4. 14. 10:31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니 지내기는 매번 실패합니다.

오전이 한참 지나서, 외출합니다. 거리는 20도를 넘는 뜨거운 날씨. 

아무 의식없이 어머니의 산도를 이끌려 나오듯이  살아가는 행동이 다 그런 것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페이스 K 미술관, 그리고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2001년 미술학도 이근민은 ' 경계성 인격장애의 진단을 받은..당시 신경정신과 의사가 내린 진단명과 이를 표기한 진단 번호는 자신을 향한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정의 ' 로 그렇게 각인 되었다.-

 

의료보험의 수혜를 받기 위해서 또는 의료적 행위에 대한 숫가를 산정하기 위해서는 진단 분류표의 코드 넘버가 필요합니다. 의학 논문을 쓰기위한 통계를 위해서도 그러한 정의definition가 필수입니다. 단 그뿐이며, 그것이 그 인간의 정체-Identity는 아닙니다. 

- 그는 현대사회에서 자행되는 정의하기 define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원시성/오리엔탈리즘/이방인/  병자와 같은 이른바 '타자'를 규정하는 서구사회의 양면성에 대한 반감과 저항.-

남들이 정의하는 다친 injured, 바보 dumb, 망상과 환각 심장, 남근, 수술, 진단서, 공감이 없는 소통...

그리고 자신과 무관하게 부풀어 버린 문제들. 

그는 날카로운 메스나  정밀하고 눈이 부신 광학적 도구 를 지니지 않은채, 맨 눈으로 보고 뚝뚝 잘라내며 선혈이 흐르는채로  해체하고 주물러 뭉치고 던져 이글어진 자기자신을 눈을 부릅뜨며   바라봅니다.

두려워하지도 슬퍼하지도 않으며. 

 

2001년. 그해 여름. 단조롭기 그지 없는 고요한 미국의 시골에서  전쟁 치루듯 애들 돌보고, 먹거리나 일용품을 구하느라고 서툴기 그지 없는 이방인으로 살다가, 뜨겁고 분주한 서울로 다시 돌아 왔고, 얼마 있다가, 마천루가 순식간에 주저 앉는 테러 소식을 들었고, 가을이 되면서, 다시 환자를 보고 진단을 매기고 교과서 대로 약을 처방하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들이 스스로를 바라보는 고통을 마비 시키면서. 

 

Blue Print . 환자에게 통보하는 아무 기능을 수행 하지 못하는 진단서
환각 다듬기.  환각이나 망상을 어떻게 처리하고 다룰 것인가는 당사다와 합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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