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980-2022

torana3 2022. 4. 12. 03:53

1. 지난 주는 코로나 19 확진으로 일주일간 격리 되었습니다. 

나른한 잠이 쏟아지고 가끔 눈뜨면 가족에게 식사 챙기고 눈에 뜨이는 대로 정리 하다, 말고 또 자고

쉬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나의  一日, 드디어  출분出奔 합니다.

나의 오랜 습관 충동적 일탈이 이제는 나이에 맞지 않는 다는 것 압니다.

그러나, 나로 향하는 여정. 무리함을 강행합니다.

 

2. 집앞에서, 신촌으로 가는 광역버스,  날은 뜨겁고,  월요일 출근시간이라 길이 밀립니다. 

(단지 생활권이 그쪽이라 결정한 행선지이나, 그러나 충분히 나의 의도입니다)

이화여대:

그 화려했던 명성을 다 잃은 듯 합니다. 남녀공학의 미성숙하거나 와일드한 우리 여학생 을 주눅 들게 했던 

그 이대앞 옷 가게들은 몇집 하나씩 비어져 임대 딱지가 붙어 있습니다. 여자아이들은, 

차림새를 전혀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습니다. 학습 능력을 고취 시킨다는 풍신으로,시집 잘 가려면 이대에 들어가야해!를 되뇌여서 우리를 질리게 했던 여고시절의 교사의 말대로 그시절 명실상부 한  신부 후보가 아니라 , 요즘 이대생들은 독립적으로  자기 앞의 생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 여전사 들인듯 합니다.  활짝 핀 꽃 그늘 아래에서 그러나, 포즈를 취하는 소녀들은 싱그럽기 그지 없습니다. 

벚꽃이 바람에 흩날리고(  음울했던 스므살 나는, 부슬부슬 벗겨지는 봄의 껍질. 이라는 시어를 골라냈었습니다) 목련꽃잎이 져버린 가지에  연록잎이 새로 돋고 있습니다. 

 

3. 교정을  가로질러 후문 쪽으로 빠져 나갑니다.

70년대, 후반 그리고 80년 살인적인 본과 커리큘럼이  갑자기 중단되었던 , 그 해 봄. 풍자와 냉소적인  소극장 연극을 보고 들렀던 그 때나 비슷한 고풍스러운 옛 교정의 모습이 그대로 입니다. 

작은 극장 . 영화를 보는 것으로, 내 칙칙한 현재를 씻어 내려는 것.  휴가의 첫날을 시작합니다. 

떨어져 버린 꽃잎 마져 시들어 버리는, 빛 바랜 영광에 더 마음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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