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나를 앉혀놓고 엄중하고 진지 하게 삶의 운용방식을 가르쳐 준 일이, 많이 있었겠지만
기억에 그리 남지 않습니다. 그 보다는 즉흥적으로, 감정이 실린 부모님의 태도,
그런 에피소드 들이 뇌리에 박혀 잊혀지지 않거나 아마 나의 삶에 스며들었을 것입니다.
1. 아버지는 재치있는 이벤트로 감동을 시키는 surprise를 즐기셨습니다.
딸들의 입학 선물로 마당에 기념식수를 하셨는데 언니들 것은 기억은 안나고 저는
은행나무 한그루를 심으셨습니다. 대학 일학년때 그 나무 앞에 세워 놓고 찍은 사진이 어디 있을 겁니다.
일 이년 지났을 때 그 나무가 시들거리며 죽어 버렸습니다.
아마 조금 불안 하셨을 듯 했는데, 그해 방학에 내려오니, 베여지고 없었는데, 어머니 말씀으로는
에잇 정아 나무 아닌것으로 하자! 마치 고수레 던지듯 하셨답니다. 그 나무를 손가락 한토막 정도로 잘라 남겨서 잘 다듬어 오래 보관 하시기는 했습니다.
2. 어머니,
고향에서 중학교 줄업하면 , 시험 쳐 들어가는 명문J여고를 지원 했는데 성적이 최 상위는 아니었지만, 입시성과가 제일 좋았던 여중에서 상위권은 유지 했던터라 입학 실패는 상상도 못했는데, 미리 결과를 방송국에 알아 보고는
(나중에 방송국실수 인것을 알았지만) 합격자 명단에 없었습니다.
어머니 그 자리에서 ' S 여고 알아 보자" 단호하게 말씀 하셨습니다.
부모가 되고 보니 알겠습니다. 성공 보다는 실패에 놀랄 자식이 얼마나 노심 초사 하셨을지/
그런 부모님의 생의 사건들에 대한 대처는, 나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차선/ second thought/ 용의 고리 보다는 닭의 머리도 좋다는 유연함 / 융통성
물론 이런 태도가 성취 욕구를 약화 시키고 , 타협하며 쉽게 포기 하는 단점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러나, 그런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 왔습니다. 좋가, 나쁘다가 아니라, 부모님의 조심 스러운 인생관을 닮아 버렸다는 것입니다.
여전히, 아니 더욱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