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란 무엇인가

스크랩북 7- 한국구전동요韓國口傳童謠노우트 I

torana3 2020. 3. 6. 09:04

다른 어머니들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여주는 돌봄 대신에 나의 어머니는 읽을 거리를 무한정 던져주셨습니다.

소년중앙이나 새소년의 창간호, 아직 학교에서 단체로 배부 하기전에 소년 한국일보,

컴컴한 골방에 쌓여 있는 고서와 가정백과사전( 임신이나 성에대한 것도 거기서 처음 보았으며)        

누가 사놓았는지 성인 잡지도 굴러다니다 내손에 들어 왔고, 만화책. 다른 애들처럼 대본소에서 한 두 권 숨어 보는 것 이  아니라

한번에 이삼십권 보자기로 싸가지고  빌려와서, 무거울까봐 아버지가 같이 들어다 주셨으며...

정작, 몇십권 짜리 소년 소녀 세계명작 시리즈 같은 것은 안 사주셨습니다.      

그 중 하나가 어머니의 스크랩북입니다. 신문에 투고된 아버지의 수필, 어머니가 학교신문 같은데 실었던 에세이 들을

가위로 오리고, 밥풀을 덜어다가 붙여 놓으시면, 나는, 다 읽었습니다. 그중 그래도 이해가 가는 글들은 반복해서 보았는데,

어머니 아버지가 자장가 삼아 불러 주셨던 구전동요를 정리해 쓰신 글이 내가 가장 즐겨 보던 페이지 입니다.        

                         

"1.옛날 부터 흘러온 한국동요는 우리의 산,내,풀잎, 또는 이야기,놀이 이런속에서 생겨났다. 그리고 어린이에서 어린이에게로 전해온 우리 어린이의 것이다.

우리 동요는 엄마의 따뜻한 사랑에 찬 자장가에서 언니 누나들의 노래(女童謠)에서 또 그네들의 놀이 속에서 자라났다.

동요는 그야말로 벌거숭이로 자란 야생아이다.

소박한 표현속에 우리 어린이의 본색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이다. 동요속에서 기품이라거나 격조를 말하는 것은 도리어 어리석다.

표현이 먀비하다고 다정해버리고 동요의 시적종신을 망각한다면 그 오류는 誤謬 크다하겠다.

옛날의 소박한 현실에서 취재하여 자연스러운 감각으로 되어 그것이 예술적흥미로 지향될 때

여기에 어린이의 시적정의 (Poetical justice)를 또는 단순한 모랄을 배워가는 것이다.

동요는 그 자체가 노래이다. 형식과 정신이 한가지로 노래로 된 것이다. 노래인 이상 리듬Rhythm을 떠날 수 없다.

지금은 농촌에도 전등이 있고 자동차가 지나가고 하지만 그 옛날의 어린이들의 이야기 , 놀이를 상상해보자

오늘날의 어린이에게는 생각도 못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네들의 장난감은 들에서 가져온 밀대, 풀피리, 싯누런 잎으로 만든 배, 밤깍지로 만든 수저 , 풀각시(인형) 등 모두 자기들이 찾아서 만들며 놀았다.

지금은 기계문명화 되어 옛날부터 내려오던 것은 거의 잊어버리게 되었다.  우리 옛 작난감, 놀이 속에서 흘러나온 동요의 형태는 한번 잃으면 찾을길은 망연하다.

예술에 대한 보존관념은 결여는

우리민족의 단점 중에도 크다고 볼 수 있지만 ㅅ한 편 생각해보면 우리는 민족적인 뿌리가 박힌 생활이라면 현대 문화문명속에서 우리늬 사랑은 우리의 자유는 잃을 수 없다.

한국의 어린이가 새야 새야 파랑새여를 잊은지 오래다. 해도 슬퍼할 까닭은 조금도 없다는 말이다. 지양된(Aufheben) 된 한국의 현실 즉 김소운선생의 말을 빌리면 잊은 것은 그형태요 성심은 아니라고 하겠다.

그런데 우리 어린이 생활이 현대 어린이라는 도시성에서의 것이라면 몰라도 기형적인 세태라고 할까 시험지옥, 부모의 기괴한 교육관이 어린이의 놀이를 통 없애버리고 밤낮없이 수련장 선지 찾기에만 어린날을 온통 보내세 하니 우리 어린이들의 따순 인간의 싹은 어디서 터오를지... 안타깝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그래도  우리 옛 어린이들의 생활과 노래를 생생히 되살려 꼭 알려주고 싶은 생각에서 대충만 잡아 우리의 童謠를 들추어보자는 것이다.


2.

자-장 자-장 /금자동아 옥자동아/ 조선천지 보배동아 ( 전주)

따스한 온돌방에서 우리 귀여운 아기는 잠들어 간다. 별나라 라도 거니는 듯 즐거운 듯 울고 싶은 듯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꿈나라 속으로 끌려들어가게 된다.

"자장 자장 '하며 이불을 가볍게 따독거리며 되풀이 되풀이 노래 해준다.  엄마의 자장가는 진정에 넘쳐 흐른다.

' 자-장 자-장 /우리아기 잘두자고 /남의 아기 못두잔다/ 망망개야 짖지마라/ 판서대감 주무신다'

' 자-장 자-장 잘도잔다 /우리 아긴 꽃밭에다 재어주고/ 남의 아기 개똥밭에 재어주소'

얼마나 자상한 사랑이 넘치는 노래인가?

그렇기에 그 속에 유우머가 있어서 평화롭다.

' 우리아기 잘두자고 남의 아기 못두잔다'

' 남의 아기 개똥밭에 재어주소'가 조금도 악의로 들리지 않고 익살로 된 것은 이미 우리 옛 엄마들이 아동심리를 졸업한 지 오래라는 것이다.

구구한 설명 할 것 없이 밝고 명랑한 기지가 애정으로 변용된것이다.

'망망개야 짓지마라' 엄마는 자는 아기가 깰까 싶어 바느질 하면서도 둘레를 살피고 귀를 기우려 자는 어린애에게만 마음을 쏟는 것이다.

서양이나 외국에서는 요람에 담아 가만 가만 흔들어 주면서 자장가를 부르면 어린이는 잠이 든다.

그네와 같이 노래와 같이 이리저리 흔들어간다.  그러니 어린이의 꿈도 같이 흔들어간다.

그러니 어린이의 꿈도 같이 흔들어 간다. 여기에 어린이가 잠들어 가는 꿈의 세계가 다르다고 보겠다.

농촌에 가면 자장가의 어투가 좀 거칠고 따라서 잠을 청해지는 음조도 다르겠다.

( 방언에서 오는 어감도 따르지만) 또 가난한 사정에서 애조哀調 호소 나아가서는 呪 비슷한 절박한 생활의식도 따르게 된다.

' 아강 아강 우지마라 / 네 팔자 얼마나 좋으면/ 내난지 일헷만에 어미잃고 / 강보중에 쌔였으랴/ 네눈에 눈물나면/ 내눈에 피가난다 /

우지 말랄적에 우지마라 / 아강아강 우지마라'(곡성)


우리아가 우지마라/ 네 복 있으면 잘살리다/뗑가뗑가 뗑가 뗑가

엄마나 유모의 노래는 따뜻하게 펴나지만 '아이보게' 로 보면 또 그 정조가 다르다.

노래 길이가 짧고 가락도 쓸쓸하고 그러면서 어린이에게 튕기는 맛이 있다.

서로운 자기사정에서 우러나오는 노래일지도 모른다. 남의 아이를 보려고 읍내에 나와 주인 눈치에 집에 들어가기는 싫고

자장가를 부르며 거리에서 하루해를 넘기기도 한다.


'악아 악아 울지마라 토끼고기 삶아주께'

'업어도 캥캥 앉아도 캥캥 어쩌자고 캥캥'

이러다가 동네아이들이 '아이보게'라고 여럿이 손을 두드리며 싸게 주는 수도 있을 것이다.

'아개보게 물먹은 달저'


 -1965.2.5. 전주교육대학 전임강사 殷金蓮


  ( 길어서 잘라 포스팅합니다)





                               지난번에 장승으로 만들었던 조형을, 젯소 입히고  유성펜으로 색칠  해 봅니다. 애 없은 엄마라 해도 좋고 부부 라 해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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