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대개 할아버지 할머니는 손자의 동무가 된다. 할아버지는 어린 손자의 두 팔을 앞 뒤로 흔들면서
<알강 달강 /밤을 한 되 빌어다가/밑꿈빠진 독에다가 /넣었더니
물에 빠진 새앙쥐가 /들면 날면 다까먹고 /다못 하나 남엇는걸
껍데기는 애비 주고 /비낼랑 에미 주고 /살점일랑 너와 나와 /둘이 먹자 달궁달궁>
할머니 한테는 옛 이야기를 조른다.
여름날 마당에 평상을 펴고 누워서 할머니 이야기 듣기가 일수다.
그러나 또하나 하면서 자꾸만 해달라고 졸르면 나중에는
< 이야기는 /뙤기는 뙤기/ 마른 논에 깜북이 / 진논엔 진드기
나막신 딸꼭 짚신 찍찍/ 대문 삘꺽 거적문 털석/ 숟가락 텡텡 저까락 째르르>
하고 피하면서 " 모기뜨낀다 어서 들어가 자자 " 하고 피하는 것이다.
여기에 또 형제간의 놀이가 있다.
서로 맞앉아 다리를 서로 엇섞여 뻗쳐놓고
노래 부르며 헤여가다가 끝소리 닿는데에서
맞는 다리는 오무린다.
< 한알때 두알때/ 삼우지 날 때
육낭장군 노루 사슴이/범에 약장 /고두래 땡>
이러고 끝에 가서 두 다리만 남은 어린이들의 긴장감에 빛난 눈동자
그 부르는 소리는 노랙가락 이상의 절박감을 볼 수 있다.
4.
어린이는 전부가 놀이의 세계다. 또 거기에는 동무가 짝한다.
그리고 여름은 아무래도 어린이의 계절이 되겠다.
달팽이
달팽이는 어린이 들에게 재미 있는 노리개다.
풀 밭, 뜰 가에서 어린이 에게 발견 되기만 하면 영낙없이 잡아 낸다.
두개의 풀 끝에 눈알이 있고 그것으로 이 잎파리 저 잎파리로 만져가며 조심조심 기어 간다. 좀 기색이 다르면 깜짝 놀래 뿔이 쑥 들어간다..
좀 있으면 다시 조심 조심 뿔을 내민다.
이것이 어린이에게는 재미가 있는 것이다.
< 달팡아 달팡아 느집에 불났다/ 소시랑 들고 둘레 둘레 해보아라
어린이 들은 달팽이 뿔을 내 뽑고 있으면
<늬미는 장구 치고 / 니 애비는 북치고 >
잠자리
뜨거운 대낮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잠자리채 ( 거미줄로 된) 를 들고 잠자리를 따라가며 부르는 노래가 있다.
< 잠자리 동동 파리 동동 / 멀리 멀리 가다가 /똥물 먹고 죽는다
열무 밭에가지 말고 / 삼태 끝에 앉어라 >
< 철-철이 붙거라 / 붙은 자리 붙거라 / 먼데가면 죽는다>
이래서 어린이 말대로 잠자리가 들어 주면 잠자리 채로 잡는 것이다.
그래 가지고는 잠자리 꼬리를 잘라 짚푸라기( 보릿대)를 꽂아서 날려주며
< 철기야 철기야 소금받아 오너-라>
어린이는 이런 잔인殘忍성이 오히려 신난다.
여름에 돌배 나무에 많이 있는 둥개를 잡아 목을 홱 비틀고 발끝을 잘라서 뒤집어 놓고 둥개가 빙빙 도는 것을 볼려고
< 원님온다 마당 쓸어라 원님온다 마당 쓸어라 >
< 둥개야 둥개야 오리쌀 주께 마당 쓸어라 >
개울에서 동무들하고 미꾸라지를 잡아가지고 풀대로 아구지를 꿰면서
< 아구지 딱딱 벌려라 열무김치 들어간다>
사료적인 가치가 있는 에세이 입니다. 어머니는 이런 구전 동요를 실제로 많이 불러 주셨습니다.
공원이나 숲에서 야생의 동물들을 만나도 인기척에 도망 가지 않습니다. 몇 세대가 지나면서 유전적으로도 회피의 본능이 사라져 가는 듯 합니다.
비례해서 인간들은 실재하지 않은 공포에 두려워 불안과 회피 편집 사고가 점점 더 예민하게 작동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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