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절대 팔리지 않을 그림에 대해

torana3 2019. 11. 12. 12:18

지난 주말 숲의 류선생님 김선생님과 영화를 보고 난 후 , 근처의 선생님의 제자가 하는 식당에 들렸습니다.

그분과 저는 말만 들었지, 초면입니다.

제 그림책을 전해 받았다시면서, 그림만 보고 있는데, 다 보고 난 후   전율 같은 것을 느꼈으며,

직원에게도 보라 했더니 자기도 그렇다 했답니다.  그림 보다는 책의 낱장 낱장에서 그렇게 느껴졌답니다..

듣기는 마치 귀기鬼氣라도 서려있다는 듯.

저는 좀 충격이었습니다. 천성이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에  예민 합니다.

그러니 좀 죄책감 까지 느낄 지경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그런 평가를 꽤 여러번 받았습니다. 한마디로 Weired, 좀 더 심하게 말하면 uncanny  하다는 것이지요,

좀 고민 스러워 하는데 숲주인은 대수롭지 않게 , 본래 그림이 제의 (祭儀)지요.. 하십니다.


저는 별로 종교에 빠져 들거나  피암시성이 높거나, 히스테릭 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나름은 씩씩하고 합리적인 편이며, 자의식이 흐트러진적은 없습니다. 술을 마시지도 않고 환각 상태에 빠져 본일이 없습니다.

꿈은 많이 꿉니다. 간혹 별로 생각하지 않고 결정을 내리더라도, 그다지 크게 어긋 나지 않는 직관력이 있다는 생각을 문득 하기도 했고 ,

특히 그림은, 절대 의도 하지 않고, 무얼 그리려고 해본적이 없는 자연스러운 의식의 흐름에 따릅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그림을 그렸던 적이 없으며 온전히 내세계안에 빠져 들어 가 있습니다.

환자들의 괴상한 증상에 그다지 위화감을 느끼지 않으며,, 환타지 문학이나 영화를 잘 봅니다..


그렇다면 나는 본래, 그런 성향이 있다고 봐야 하는지.

마치 다 늙어 실은 네게 神氣가 있다고 발견 한 것 처럼 , 당황 스럽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간혹 주변 사람들에게  말이나 행동이  갈등을 일으키게 했던 것이 나의 성향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아주 힘들었던 몇년간, 그림을 그리면서 살풀이를 했던 것으로 sanity 를 유지 할 수 있었던 것인가.

恨이 표출 한 것이 나의 그림이었던 것은 아닌가...


이제와서 나의 그런 모습을 비정상적인 정신세계라고 회피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보다는 더더욱 정신질환이라는 범주에 대해  회의를 느낍니다.

자기자신의 여러가지 모습을 알아 차리고 끊임 없이 질문을 던지고, 정체를 알아가는 것에 용기를 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정신과 의사들의 학술 회의에 참석했다가

유능한 정신과 의사이신 한 선배로 부터 , 당신 그림은 절대 팔리지 않을거야 라고 단언 하니, 다시 위축이 될 뻔 했으나,

팔리지 않아도 전혀 상관없이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 다행이다.

혹 나의 정체성이 전혀 생각지 않았던 모습이라도, 뭐... 어때,좋아.. 하는 기분 입니다.


나이 들어도 여전히 성장 해야 한다는 말이 맞는 듯 합니다.

나 자신과 타인도 이해 할 수 있어서,, 조금 편한 기분이 되기도 했습니다...

인간의 정신세계는 무한한 다양성을 지닌다는 것, 나에게도 있을  insane한 면을 인정 해야 한다는 것..





새 건물이 들어 선다고 잘라낸 가로수를 숲 주인이 메고 들어 온 첫 날은 먼지가 덕지덕지 묻은 껍질을 벗기니, 마치 선혈 처럼 녹즙이 배어 있었습니다.

성황당의 울긋불긋한 천조각 같은 물감 칠을 우선 해봅니다. 일년은 가지고 놀 생각입니다.  Let It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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