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매거진

Beyond12- 목격 Sehen

torana3 2018. 12. 19. 08:35

가장 오래 남는 기억은  냄새라고 합니다.

후각 중추와 감정 중추 가 뇌의 가장 인접 부위에 있기 때문에, 냄새로 인하여 감정이 실린 오래전 기억을 떠올린다는 것입니다

그런 기억은 이야기로 설명 할 수 없기 때문에, 여전히 무의식의 영역에서 존재 할 뿐입니다.

( 분석이 가능 하다면 행동에 대한 후각의 의미를 찾을 수는 있겠지만)


음향과 분노 의 첫장은 백치인 벤지 ( Benjy Compson)의 의식의 흐름으로 시작합니다. 

선대의 목장은 골프장으로 팔 렸고, 벤지는 덤불 속에 숨어서, 골퍼들이 캐디caddie를 부르는 소리를 쫒습니다. 

캐디 Caddy , 벤지의 어머니와 다름 없는 누이. 애정의 대상, 가장 원초적인 욕망의 대상  .


제 최초의 감각은 시각 부터  입니다.

더 자란 후에 들었던 이야기들도, 시각화 해서  기억했고,

노래의 가사도, - 왜곡된 내용을, 시각화-> 기억 저장을 하면서 이해 하였습니다.
( 예를 들면, 기타소리 딩동댕 이라는 노래 가사가 있었는데, 저는 기타는 본 적이 없어서, 기차 소리로 기억 했습니다.

 여행, 흥분 들뜸, 검은 , 증기를 뿜어 내는, 다리위 선로를 지날때, 비행기를타고 공중을 나는 상상을 했던 멋진, 기차)


그런 생각도 해본 적이 있습니다. .

눈이 창구멍이며 그 틈을 통해서 밖을 바라보는 느낌.

마치 카메라를 들고 방방이 돌아 다니며 가족들을 촬영하는 것 처럼,

나는 시각적인 이미지로, 아주 오래 오래 전 장면들이  선명하게 기억 됩니다.


겨울, 조금 따뜻한 날, 가로수 길을 산책 하면서,,

마치 봄이 오는 듯 착각하는 그런,, 좀 뿌연 날씨에,

나는 어머니와 함께 걷고 있습니다.

자주색과 까만 털실이 성기게 짜여지고, 따가운 직모가 따끔거리는 어머니의 낡은 겨울 코트 소매자락에 매달려

어머니가 그러신 것처럼, 마주 보는 일 없이,, ,

종종 들려주던 이야기들, 어머니의 상념, 문학, 그러나 때로는 시름 겨워 말없이 걷기만 하던

어머니가 바라보던  신작로의 길 끝,,, 자코메티의 인물 들 처럼, 길다랗게 사라지는 ...



맥 울프의 시각은 단조롭습니다. 이렇게 Blurred 되지 않는 선명한 윤곽으로 바라 본다면,  정신은 안정감을 잃을 겁니다.

인간의 인식은뿌옇고 불분명한, 잡다한 인상들이 뒤섞인채.. 흐르고 있습니다. 불확정성이야말로 인간에게 어울리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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