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란 무엇인가

빨간머리앤 Anne with an "e"

torana3 2018. 7. 12. 08:50

소설이 문학적 가치를 지니게 되는 것은 어떤 요인에 의해서인가,


빨간머리앤을 70년대 초반, 막 사춘기로 들어 서면서,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던 언니가 과외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 선물해준,

동화가 아니라  완역한 다섯권짜리 소설책이 시작이었으며, 친구들과 돌려 보면서, 로맨스문학에 바야흐로 눈뜨게 되었습니다.

 젊은 시절, 원작의 애니메이션이나, 시리즈 드라마 까지,내용이나, 웬만한 귀절을 외울정도로 질리게 보았지만

나이들어 그런 감성도 엷어져, 잊고 산지 한 참 되었으나,


실은 작년의 최신 제작된 이 드라마를 보려고 벼르다, 구세대 특유의 의심을 누른채, 마지못해 신용카드 번호도 입력하면서  네플릭스에 가입했습니다..

기대했던대로, 어린이용, 동화적 구성에서 벗어 납니다.

파리대왕이 아이들의, 모험 이야기가 아닌 것 처럼, 이  드라마는 환상적인 그래픽과 새로운 플롯을 창조하고 있습니다.


 태생부터'  착하고 깊이 사랑하는  가난한 교사인 부모가 요절한 ' , 불행한 사연으로 인한 안타까운 동정심으로  미화 하는 친절 조차 없습니다.

인간의 추악한 본성, 폭력, 무관심과 냉담함, 무지한 죄악 , 속에서 어린시절을 보냅니다.

(앤이 고통스러운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플래쉬백 영상으로 중간중간 끼어듭니다)

앤의 트레이드마크인, 황당한 상상력과 다변은 , 그녀가 가진 미덕이 아니라, 그 고통스러운 상황으로부터 스스로 격리하려는 일종의 방어작용으로 묘사됩니다.

보호된, Holding envioronment 안에서의 경험이 없는지라, 그녀는 책에서 읽은 문어체의 어투와, 제멋대로 상상한왜곡으로

확실히 ' 이상한  아이' 로 관객의 공감을 얻습니다. 극의 사람들이 실제라면, 심지어는 '병이 있는 아이'로 볼 수 도 있습니다.

린든부인이나, 마을 사람들의 고아이며 붉은 머리에 대한 편견, 초자아가 확실히 형성되기 이전의 아이들의 악마적 태도역시 리얼합니다.

 성격이 하나의 독립된 인격으로 나타나지 않으며 연민, 이성, 도덕적 사고와 혼합이 되어 .선/악으로 명확히 구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때로는 집단적인 괴롭힘과 편견과 상처를 주는 일을 서슴치 않았다가도 어느 순간은 선한 인격으로 바뀝니다.

변덕이 아니라 인간은 그렇게 복잡한 정신세계를 구사합니다


마릴라와 매튜는 사회로 부터 격리되어, 새로운 세계에 편협된 사고를 가진 인물로  명랑하고 천사같은 아이를 받아들이는 준비된 행운의 양육자가 아닙니다.

어쩌면 현대사회라면, 배척받을 ,(또는 병으로 규정 해버릴 수 있는) 정상에서 좀 벗어난 이들 어른과 아이가  맺어질 수 있게 되는 것은 ,

( 제 생각으로는) 선험적으로 인간에 내제된 이타심과 신앙의 경건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고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보이는  마릴라가, 울컥, 자신의 근거없는 의심을 철회하고 ,갑자기 솟아난 동정심의 충동으로

허둥지둥, 아이를 버린 자신의 실수에 대해 참회합니다.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고 살았던  신실한, 부모로부터 내려받은 사랑이  드디어 발현이 되는 순간입니다.

.

히로인인 앤의감각을  통해 보는 자연의 경관들은 앤의 처지를 동정하며 , 그의 천재적 감수성으로 , 주인공을 사랑하게 됩니다.


이제는 픽션을, 시청각의 이미지로  읽게되는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 세계는 생성되어야 한다. 우리를 짓누르는 무거운 덩어리로서가 아니라, 초월이라는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보고 제시 해야한다.

작품은 인간이 아무리 나쁘고 절망적일 망정 고매함을 지녀야 한다.

교훈적이거나, 착한 인물로 표현 되는 것이 아니라, 심지어는  의도 되어서도 안되고, 고매함은 책의 바탕이며, 인물과 배경의 원재료 여야 한다.

그러면서도 작가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요청이어야하며, 작가나 독자 모두에게 자유가 인정되어야한다.

예술가는 자유로운 인간들의 화합을 실현하는 자이며,

제시할 수 있는 유일한 세계의 모습은 자유로 충만 되어야한다.


어두운 문학이란 있을 수 없다.

세계를 아무리 어두운 색조로 그린다해도, 그 묘사는 오직 자유로운 인간이 그런 세계 앞에서 자신의 자유를 느끼게 할 수 있어야 한다"

- 장폴 사르트르, 문학이란 무엇인가


예술의 본질은,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고매한 정신( Noble Spirit) 를 전달 해야하는 것은 예술가의 책임입니다.



미술이 그저 시각적인 아름다움 만을 목표로 한다면, 공예품이나 상업적인 디자인에만 그칠 것입니다.

그 이상을 담으려면, 내면의 표현이 자연스럽고 익숙해야 하며, 그 인격의 내면에 인간성을 잃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https://youtu.be/_ZK1UC6PACk

Neflex 의 Anne with an 'e" 의 오프닝 동영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