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란 무엇인가

메이블 이야기 H is for Hawk 1- 꽉 붙들기

torana3 2018. 8. 2. 07:27

나이들어서는 거의 소설을 읽지 않습니다.

집중력이 떨어진 탓도 있지만,  실제의 삶이, 작가의 의도처럼  결말지어지지 않으며

, 소셜 네트워킹의 발달로 작가의 삶이 다 드러나는 마당에 글이 너무도 허구적이라는 느낌이 강해서입니다.

게다가 영상예술에 대한 감수성이 훨씬 커져버린,  뇌기능의 변화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50대 초반 쯤에 읽었던, 오르한 파묵의 내이름은 빨강( My name is Red)

과 최근의 메이블 이야기 는 흥미진진한 스토리 뿐아니라 멋진 수사와 깊은 감성으로 인해,

어렸을때와 마찬가지로 가슴 두근거리는 감동을 새삼 느낍니다.


메이블 이야기는 픽션은 아닙니다만, 분명히 문학적 장르에 속합니다.

시인이며, 역사학, 동물학자인 헬렌은 저널리스트인 아버지가 갑자기 사망하자 ,  우울증으로 깊이 가라앉습니다.

" 둔하게 달구어진 쇳덩이 처럼' '두개 골에서 뇌를 빼내고, 은박지 갖은 것을 구겨넣은' .

" 집을 채운 빛은 깊고 창백해서 목련 같기도 하고 빗물 같기도 했다."는 Jamais Vu로 애도를 회피 하는 중

그를 사로잡은것은 ,불안함이 도사린 어린시절의 애착 대상인 매 사냥의 환상입니다.

습하고 황량한 들판으로 매를 찾아 떠나고, 매에 관한 책들을 다시 꺼내듭니다.

 T.H.화이트의 참매에 나오는 삽화들은 작가의 의식의 흐름을 끝까지 쫒아갑니다

- 나는 화이트처럼, 세상과 연을 끊고 싶었고 야생으로 도망치고 싶은 욕망을 갖고 싶었다.

인간의 모든 연약함을 뜯어내 버리고 무자비 하지만 정중하게 자포자기의 세계에 자신을 가둘 수 있는 욕망...-

-독립은 우리가 생물에게 주장할 수 있는 유일한 아량이다. ...내가 매를 위해 이것을 해야겠지  라고 말 할 수 없다.

따라서 매는 나로부터 안전할 뿐 아니라, 나도 매로 부터 안전하다.


매잡이를 하기전에 헬렌은 매에 발목에 채울 가죽 끈 jess을 스스로 제작합니다.

태어나자마자 죽어 잃어버린줄도 모르고 자란 후에 들은 쌍동이형제에 대한 이야기

어린시절 매를 길들이는 도구에 대해  아버지와 나누던 대화,

결핍, 세상을 떠난 아버지 를 생각하면서 가죽을 자르고 당기고 보호제를 바르면서 " 꽉 붙들어" 라는 제스춰를 반복합니다.

끈은 위니콧(D.W. Winnicott 영국, 소아정신분석가) 의 분리거부를 연상케 합니다.


그리고 사육장에서 번식 된 어린 참 매를 분양 받으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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