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느 특색없는 길가에서 웅성거리며 늘어선 사람들의 행렬에 서 있었다. 금방 어둠이 몰려 올 듯하였고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나는 비슷한 풍경이 이어지는 그 거리를 몇 시간 동안 헤메었다. 비는 여전히 내렸고 저녁의 희미한 빛이 계속 되었다.
몇몇 가게는 희미하게 불을 켜 놓았으나 아직, 밤을 밝히는 명랑한 불 빛이 새어나오는 창문은 보이지 않는 , 시간은 쓸쓸하게 멈추어 있는 듯 했다.
도저히 밤으로 이행될 것 같지 않는 저녁만 계속 되었고 더 걷는 다 해도 그 도시에서는 더 나은 장소를 발견 할 수 는 없을 것 같았다.
가는 데 마다 보이는 것은 지저분 해보이는 여관, 작은 담배가게 , 천조각에 붙여놓아 흔들거리는 광고물 , 창문이 없는 창고, 기차는 보이지 않는 화물 정거장
아리스토텔레스 전집 같은 책을 팔 만한 서점. 들 뿐,사람이라고는 아무도 만날 수 가 없었다.
버스 정거장에만 몇 몇 사람들이 모여 있을 뿐 도시는 텅텅 비어있는 것 처럼 보인다.
그러니 그 행렬에 줄 서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C. S. Lweiss : The Great Divorce ( 천국과 지옥의 이혼)
죽은 영혼들은 기억을 상실 한 채 모든 희망을 내려 놓아야 하는, 안개가 흽싸인 깍아지른 절벽, 아케론강의 기슭에서 그들을 태워 갈 보트를 기다린다.
- 단테 신곡, Inferno
공문의 안뜰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바깥뜨레 있는 것도 아니어서 수도도 정도에 들어 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세상살이의 정도에 들어선 것도 아니어서 중도 아니고 그렇다고 속중도 아니어서, 그냥 걸사라거나 돌팔이 중이라고 해야 할 것들 중의 어떤 것들은, 그 영봉을 구름에 머리 감기는 동녘 운산으로나 사철 눈에 덮여 천년 동정스런 북녘 눈뫼로나 , 미친년 오줌 누듯 여덟단 간이나 비가 내리지만 겨울 또한 혹독한 법이 없는 서녘비골로도 찾아가지만, 별로 찌는 듯한 더위는 아니라도 갈증이 계속되며 그늘도 또한 없고 해가 떠있어도 그렇게 눈부신 법 없는 데다, 우계에는 안개비나 조금 오다 그친다는 남녘 유리로도 모인다.- 박삼륭 죽음의 한연구
아 고귀하게 태어난 자여, 그대가 존재의 근원으로 돌아 갈 길을 찾을 순간이 다가왔다...
이 순간에 모든 것은 구름 없는 텅 빈 하늘과 같고, 아무 것도 걸치지 않는 티없이 맑은 그대의 마음은 중심도 둘레도 없는 허공과 같다.
이순간 그대는 그대 자신의 참 나를 알라 그리고 그 빛 속에 머물러 있으라... - 티벳 사자의 서
잠든 인간은 시간의 실을, 세월과 삼라 만상의 질서를 온 몸 둘레에 동그라미처럼 감는다...
...오밤중에 눈 뜰때 내가 어디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첫 순간 내가 누군지 조차 아리송 할 때가 있다.
나는 동물 내부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것 같은 극히 단순한 원시적 생존감을 갖고 있을 뿐, 나의 사상은 혈거인 보다 더 빈약하다.
...나의 정신은 내가 어디 있는 지 알려고 애를 쓰는데 , 좀처럼 성공하지 못하고 모든 사물이, 고장이, 세월이 어둠속 나의 둘레를 빙빙 맴돈다.
- 마르셀 푸르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어스름 빛, 비가 추적주적 내리는, 기다림, 헤메임, 낯설음 그러나 어디서 본 듯한 ( Deja Vu), 안개, 구름, 이도 저도 아닌, 할 수 없는...
그런 장소를 그림으로 만들어 봅니다.
영원한 침묵( Infinite Silence)이라는 흑백 사진 작품과 작은 인물들의 ( 패션쇼 모델 들) 사진을 콜라쥬 한 후 불투명 수성 물감에 미디움을 섞어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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