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순씨는- 그녀는 인격이 많이 와해 되어 제가 실명을 거론 한다해도 원망하지는 않을겁니다-
병동에서 아기를 키우고 있습니다.
잠을 잘때에도 침대의 모서리에 모로 누워, 아기가 자는 공간을 만들어 놓습니다.
기저귀를 갈기도 하고, 우유를 먹이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똥을 받는다고 휴지를 허공에 대고 있을 때도 있습니다.
식당에 내려갔다가 올라 온 후 문이 닫혔는데, 아기를 두고 왔다고 울고 불고 난리를 쳐, 할 수 없이
직원 동반하에 식당 문 열고, 아기를 고이 싸 안고 올라 온 적도 있습니다.
퇴근 하는데 출입문의 아래 틈으로 쪼그리고 밖을 보려고 애를 씁니다.
" 왜요? 아기가 나갔어요? " 문을 열어주고 " 빨리 데리고 들어와요.."
신입 직원이 이 광경을 보고, 혼란 스러운 표정으로 지나갑니다
옛날 영화에서, 아기를 빼앗기거나, 놓쳐서, 머리를 풀어 헤치고, 애기를 둥게둥게, 얼르고 다니는 그런 실성한 여인들을 기억하고
보호자에게, 미순씨가 비슷한 충격을 받은 일이 있냐해도, 잘 모르겠다는 대답입니다.
젖은 수건이나 옷가지를 애기 포대기라고 침대에 쌓아 놓은 것을, 깔끔한 보호사 N님이
애기를 그런데 키우면 병나지...나무라면서 빨아 말려 준다고 억지로 뺏기도 했습니다.
얼마전 언니와 외출을 나갔었는데, 아기 준다고, 비눗방울 만드는 장난감 권총을 사가지고 왔습니다.
우리는 그 때 아기의 성별이 남자임을 알았습니다.
뭐 크게 해는 없지만, 모양이 , 다른 환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해서 가지고 있을 수 없다 했더니,
미순씨, 잠시 생각하더니, 네, 아직, 가지고 놀기는 이를 것 같아요, 3년만 창고에 보관해 주세요 합니다.
우리는.. 대신 딸랭이라도 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다가, 시도 때도 없이 흔들어 댈 때,
다른 분들의 항의가... 걱정되어 포기 했습니다.
정신 분석의 용어 중에 cathexis라는 말이 있습니다.
강력한 drive를 일으키는 정서적 도구 라 할 수 있습니다.
erotic love, jealous hate, fear of guilty, pride in mastery, driven curiosity등 제어하기 어려운,
마치 화살이 날라가 꽂히는 듯한 감정의 힘, 에너지 입니다.
유아기에 그의 어머니에 대한 감정을 말하기도 합니다만, 그 역도 성립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관계가 외부의 존재와 맺는 것과 달리, 어머니는 자신의 몸에서 분리한 아이를 대상으로 봐야 합니다.
자신으로부터 분리 되어 있지 않다는 정신적 상상으로 맺은 이 관계를 떼어 내는 것은 상처를 입지 않고서는 어렵습니다.
언젠가의 제 꿈 내용입니다.
손바닥에 얆고 투명한 비늘 같은 것이 여러장 있는 것을 발견 했습니다.
자세히 보니 하나 하나가 살아 있는 생명체로 머리를 박고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떼어 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뽑아보니 잘 빠집니다.
그런데 어쩐지 두려워서 옆에 있는 사람에게 뽑아 달라 했더니 툭 끊어집니다.
아, 몸안에 남아 있으면 안되는데... 저는 조심 스럽게 뽑아 냅니다.
그런데 그 생명체들이 꽤 큽니다. 다 제거 해보니 손바닥의 군데군데 큰 절개선이 있고 피하조직이랑, 핏덩이 들이 보입니다.
아프지는 않았습니다. 아물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분리 개별화 Seperation- Individuation 과정의 상징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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