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冠이 향기로운

torana3 2012. 12. 7. 11:28

돌이켜보면 저의 어린 시절은 거의 삐삐 수준의 말광량이 였습니다.

사내 아이들과 어울려, 빗자루 끌고 막대기 휘두르며 동네 휩쓸고 다니는 전쟁놀이에

학교에 가기 싫으면 새벽부터 이불 뒤집어쓰고 입김을 불어대어 체온을 올려 아프다 핑계대고

저금통 몰래 뜯어 돈 꺼내쓰기, 숙제는 검사도장만 받는 맨 뒷장만 해가기 등등.

중학교 때에는 학생자치회의에 선생님들을 비판하는 의견을 내었다가

교무실에서 대책 회의 끝에 불려가 야단을 맞는  참 어른들 보기에 곤란한 행동들도 있었으나..

왜 그런지 그다지 모범생의 범주에서 벗어 나지 않았던 것은,

교육자이신 부모님과 잘 아는 선생님들, 어른들의 선입견 덕이었던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무튼 자유로운 교육관이나 아니면, 막내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을 만큼, 복잡한 일들이 많았던,

너그럽고 나이드신 부모님, 집안 분위기로  저는 결국 제 스스로 내면의 질서를 찾아 가야만 했고,

성인이 되어서는사람들로부터 ' 조신한, 얌전한, 내성적인...' 평가를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까지 되어 버렸습니다..

흑 오해입니다...

 

 이십대 후반 부터는  저의 사회적인 일이 ' 비정상 적인 정신'을 대하는 것이었습니다. .

정신은 인간의 행동의 모티베이션을 일으키는 일종의 소프트웨어입니다.

 병적이라고 해도 그것이 그사람을 움직이는 힘입니다. 따라서 의학의 다른 분야 와 달리,

병의 회복이라 함은 그래서 증상을 없앤다, 사라졌다 는 대신에 가라 앉았다Remission 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규정된 질서에 어긋나는 세상에 분명히 존재하는 무질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가...

그 Abnormality에 대해, 환자나 주위 사람들이   tolerable 해지는 것을 유도하는 것이  ,

지금도 많은 시행 착오를 하지만  정신의학에서 병을 대하는 태도로  제가 이해하고 있는 방식입니다.

 

실은 무질서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은 긴 서두입니다.

 

저는 보수적인 사람에 속합니다. 보수라 함은, 오랫동안 옳다고 정의 롭다고 인정 되어온 사회의 제반 질서를

지키기 위해 자신이 속해있는 범주 안에서 책임을 다하고 노력하는' ~다워야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기에 인간의 욕심이나 이기심이 작동하여 자신의 이익의 극대화를 위한 질서를  새롭게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어

그 허구와 기만으로 이루어진 규칙들을 유지하고 강화 시키려는 일들이  일어 납니다.

타인의 정당한 요구와 자유 때로는 생존권의 주장 까지도, 그 프레임 안에서 무질서로 규정하여 억지 안정을 취하려 할 때는

그 질서는 무너질 수 밖에 없을 겁니다.

홍수가 나서 그동안 애써 이루어 놓은 것들이 다 휩쓸려 가버린다  해도 이미 그것을 막기는 어렵습니다.

결국은  물은 낮은데로 흘러가 버리면서, 꼭 필요한 물줄기만 남기고 주변은 정리가 될 것입니다.

때로는 그렇게 무질서 해 지는 것은  에너지가 필요 하기 때문 일 겁니다.그것이 더 큰 범주에서의 질서 일 것입니다.

 

 

사슴을 그릴 때 저는  항상 뿔을 과장 되게 그리게 됩니다.

동물과 식물이 합해진 것 같은 ... 피조물이 이 동물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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