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의 집단 모임에서 J씨.
사춘기부터 시작된 그의 극심한 공포 반응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 어떤 생각' 이 떠오르게 되는 사건이 생기면, 불안이 극심해져서 머리가 멍해지고, 죽을 만큼 고통스럽다,
지금까지, 자신이 하는 모든 행동은( 평소에 부적절하고 과도한 몸의 움직임이 좀 어색하기는 합니다)
남들이 볼때는 들뜨고 즐거워 보이는 것 같을지라도 자신은 불안을 막기 위해 하는 힘든 일 이랍니다.
나이가 더 윗 뻘되는 다른 분들은, 기도를 하라, 찬송을 하고, 나도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보고 거기에 따라 하라 든지..
급기야 J씨의 언성이 높아집니다. 약도 종교도 다 해 보았지만 소용이 없다...
병동의 다른 환우 분들은 , 만성화된 조현증이 대부분이어서,물론 감정적인 예민도가 그녀와는 좀 다릅니다만...
신체에 이상이 생기면( 이 물질의 침입이나, 내부에 변성, 변형의 발생등으로) 방어(면역) 시스템이 작동합니다.
림파구와 백혈구등이 총 출동하여 병변으로 모이고, 거기에서, 적을 물리치려는 시도, 전쟁이 일어나고,
이에 대한 반응으로 발열, 동통, 염증, 정상 세포의 파괴, 괴사등등.
흔히 보통 사람들의 생각으로는 그러한 고통스러운 현상이 병의 모습이라고 판단하며,
사실 이러한 정상적인 방어 작업이 지나치다보면 그 자체로 치명적인 결과가 일어 날 수도 있어,
해열제, 진통제, 소염제 를 사용하고 외과적인 제거시술도 해야 합니다.
정신에 빗대어 말한다면, 물론 숙주(인간) 의 방어력도 문제가 되겠지만,
외부로부터의 스트레스적 상황, 자생적인 이상 정신 상태에 대한 방어로
경보가 울려 , 신경계는 온통 흥분 상태가 되고 우울, 불안 등의 참 견디기 힘든 감정 상태가 유발 되고,
이로 인한 고통을 겪게 됩니다. 즉 방어하느라 그런 고통스러운 감정을 겪어야 합니다.
그러나 정신 적인 문제에서는 그 위협이라는 것이 내용과 강도의 면에서 대단히 주관적이어서
타인의 관점으로 정량화 하기가 어렵습니다. 즉, 개개인의 취약점(vulnerability)이 다 다릅니다.
그래서 이해 받기가, 때로는 너무 어렵습니다.
게다가 고통을 겪고 있는 동안에는 정신적인 에너지가 ,자아는 온통 그것을 해결하는 데 골몰하여,
객관적인 판단도 어렵고, 타인의 위로나 조언을 받아 들일 만한 이성 조차도 무뎌집니다.
프로이드나 정신분석가들, 그리고 저희들이 정신의학을 처음 수련 받을 때에는, 그러한 환자의 감정 상태를
충분히, 아주 오랫 동안 만남으로 공감을 체험 한 후, 자연스럽게 , 스스로 증상을 놓아 버리게 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했습니다만..
분석가와 피분석가의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 매번 성공 하지는 않으며 , 쉽지 않은 일입니다.
종교적인 한 없는 수용의 태도나, 또는 어머니의 헌신...이라면 그일이 가능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대부분 사회의 보통 사람들에게는 그 극심한 정신 적 고통을 이해 하기도, 받아 들이기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힘들고 힘들지만, 자신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극복 하겠다는 또는, 다른 사람의 간곡한 조언을 받아 들이겠다는,
내 고통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있으며, 나보다는 세상을 , 타인을 바라 볼 수 있는 ..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고 소통 하면서 스스로를 잊어 버릴 수 있을 때 그러한 마음의 상태가 된다면,
그나마 회복이 가능한 일입니다. 누군가가 나서서 매직 처럼 좋아 지게 만들 기는 어렵습니다.
폭설이 온날, 운동장에서.
Y씨네 강아지 콩쥐 여섯살. 주인이 3개월 입원해 있는 동안 둘의 그리움이 너무 깊어서,
지금은 잠시도 떨어져 있으려 안합니다. 외래에 약을 타러 오는 길에도, 그 산길을 몸도 약한 주인은 항상 데리고 옵니다.
주인이 처방전 들고 약을 타러 간 사이 제가 안고 있었지만,
그이가 나간 문만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Y씨는 콩쥐를 사랑하고 보살 피느라, 자신의 아픔은 접어 둘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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