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artsoop)이야기

귀밝이

torana3 2012. 11. 27. 09:31

어머니가 불교에 입문하신 것은, 늦게 둔 자식이던 제가 여고시절, 그러니 당신 쉰 중반쯤 되셨을 때입니다.

경전을 읽으니, 다른 어떤 책도 보고 싶지가 않다 면서 찬탄 하셨습니다.

자신이 공부한 많은 것들을, 대화 하는 것 처럼 저에게 일러 주시는 것을 좋아 하셨지만,

어머니는, 불교에 대해서는 감탄에 감탄 뿐, 알아 듣게 설명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제가 그즈음의 어머니 나이 입니다.

전만큼, 이러 저런 세상사, 문학이며 화가, 예술, 철학, 그리고 서평이 좋은 과학 서적까지, 잡식성으로

책 골라 보던 일도 시들하고, 영화나, 다른 일들도... 그렇습니다.

 

   娑蘇 斷章

 

노래가 낫기는 그중 나아도

구름 까지 갔다가 되돌아 오고

......

이제는 벌써 입맛을 잃었다

물 낯바닥에 얼굴이나 비추는

헤엄도 모르는 아이처럼

나는 네 닫힌 문에 서있을 뿐이다

문 열어라 꽃아 문열어라 꽃아 

......                                   -未堂

 

그런데 귀는 밝아 지는 것 같습니다.

친구 들이 말하는 것을 잘 알아 듣겠습니다.

아름답고 맑은 그 말 들이 .. 참 좋습니다.

 

그 하나

 

.. 노인 릭샤꾼...일을 마치고 나올 때 까지 기다려 달라 하면 노인네는 큰소리로 걱정 하지 말라 하면서

마치 힌두신을 대하듯 두손을 모아 자기 이마에 갖다 대면서 나를 향해 경건하게 기도까지 하는 것이다....

이내 나의 마음은 진정되고 좋아졌다...노인네의 의도대로 나의 모든 것들은 두둥실 떠올랐는데

노인이 한번 기도 할때면 유카리 나뭇가지 위로 떠올랐다 내려오기도 하고....다시한번 노인네가 눈을 지긋이 감고 두손을 모을 때면....

 

뱅글라데시 거지 ...손을 벌려 조용히 상대방의 자비심을 바랄 뿐이다

이쪽에서 머리만 한번 가로저으면 조용히 물러서고는 하는데

한때는 그모습이 아름다워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하늘밭 화실, 최용건님의 인도기행   http://blog.daum.net/hanlbat/17198564

 

그 둘

 

길가 여귀나 고마리 처럼

갑자기 만나는 구절초처럼

나뭇잎에 반짝이는 햇살처럼...

 

모든 존재가 부처라는 분리되지 않은 하나라는 분리되지 않은 믿음이라 해야 하나?

하여튼 그런... 말에 끄달리지 마시기를

세세생생 오직 모를 뿐으로 정진하고 정진할 뿐이기를...  

                                                    - 저의 도반

 

 

그 셋

 

하늘은 깊고 고요함에 큰 뜻이 있어 그 도는 막힘이 없이 온누리에 가득하리니

모든일은 다만 참된 것으로부터 비롯 됨이라

땅은 가득 품고 있음에 큰 뜻이 있어 그 도는 막힘이 없이 드러나리니

모든일은 다만 부지런히 힘쓰는 것으로 부터 비롯됨이라

사람은 살펴 아는 것에 큰 뜻이 있어 그 도는 막힘이 없이 고르고 구별함이니

모든일은 조화를 이름으로부터 비롯 됨이라

그러므로 신은 정성스러운 마음에 내려와

성품은 광명을 이루어 세상에 바른 가르침을 펴서

온누리를 이롭게 하나니

이에 돌에 이글을 새겨 남긴다.

 

-베를린에 계시는 류 선생님 께서 김선생님 편으로 보내신 소식에 끼어 있는, 요즘 조선 상고사를 공부 중이라 십니다.

 

 

   

 

 

 유치원 마당

Young, & Old Artist 의 유쾌한 그림자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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