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청명하고, 계곡에 시원 스럽게 물 줄기를 쏟아 냅니다.
잠깐 개인 사이, 새들은 물기를 털고, 맑은 울음을 울며, 날아 오릅니다.
어려서 부터 비오는 날을 좋아 했습니다.
처마 에서 떨어 지는 낙숫물이, 퐁퐁 만드는 물방울을, 질리지도 않고 보고있거나,
대나무 살이 몇 개 부러져 나간, 파란 비닐 우산 아래서 또르르 구르는, 빗물을, 긋는 것도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폭우로, 피해가 큰 곳도 많을 텐데, 입방정이 좀 미안 하기도 합니다.
방문 열어 놓고, 빗소리 들으며, 만화 삼매에 빠져드는
오랜 저의 그 靜적인 놀이에 대한 추억도 이런 날이 반가운 이유입니다.
이 전에 살던 동네에, 아이들이 많아서, 만화책을 대여 해주는 집들이 더러 있었는데, 이사 하고는,
아니면, 만화가게에 대한 수요가 너무 없어 져서 인지도 모르지만, 아직 찾지를 못했습니다.
아, 이제, 그런 일은, 그만 두어야할 만큼, 나이 들어 버렸는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뽑은, 베스트 일본 만화 (또는 만화가)세가지 입니다.
( 아주 유명한, 걸작들, 몬스터나, 초밥왕, 유리가면, 신짱 도라에몽, 김전일 류..신의 물방울이나 바텐더등 생략입니다.)
1.사사키 노리코- 닥터 스크류. 못말리는 간호사, 헤븐, 월관의 살인
일본 사람들은, 和를 중시하여 웬만하면 자신의 감정을 나타 내지 않으며, 대화에 우회적 표현을 쓰고 억압하는 국민성으로 알고 있는데,
유독(또는 그때문에) 만화에서는 제멋대로이며, 눈치없고, 막 행동하는 엉뚱한 주인 공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이 작가의 작품도, 그런 인물과, 소심하고, 규칙에 매인, 착한, 인물과 대개 파트너가 되어 이야기의 두 축을 이루는데,
아무튼, 이러저러한 성향의 인물들이, 그리 크게 갈등 없이 부딪히지 않고, 잘 살아가는, 유쾌한, 장면들이 많습니다.
대개, 사는게 별거 아니다, 대개는 그럭 저럭, 해결 된다.체면 별거 아니다, 죽을동 살동, 싸울 필요 뭐 있냐... 하는 기분이 들게 합니다.
2. 내일은 왕님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또 한가지 테마. 어떤 분야에 뛰어난, 생을 다 걸만큼, 좋아하는 그래서 매달리고 몰 두 하는,
남보기는 조금 모자란 듯한, 숨어 있는 보석과 같은 주인공을 내세우는 에미코 야키의 작품도 좋습니다.
특히 내일은 왕님은, 연극인들의 이야기이며 창작, 무용극, 가부키 등 극 중 극 (액자소설)형식인데,
특히, 몇가지 단편 줄거리 들은, 문예적 작품으로도, 훌륭합니다.
3. 갤러리 훼이크
미스테리어스 인물. 뛰어나면서도 불우한 화가이며, 큐레이터인 후지타는,
모순과 불합리, 허위에 찬 세상을 조롱하며 음지에서 자신의 천재적 능력을 발휘합니다.
' 일종의' 만능적 인물로, 댄 브라운의 주인공, 랭던교수를 떠오르게 하는데,
미술품에 얽힌, 갖가지 사건들을, 통쾌하게 해결하며, 외부적으로는 가짜를 다루는 , 그래서 비난을 받는 범죄자이지만,
실은 어느 누구보다도 예술의 진품,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최고의 심미안을 지닌 인물입니다.
인간의 탐욕, 사회악과 더불어, 휴머니즘등 매 에피소드의 내용도 그렇지만
미술품의 정교한 모사, 스케치, 예술에 대한 전문가적 해석이 돋보이는 멋진 작품입니다.
오후에도 여전히 비가 오고, 내일은 주말입니다. 서점 들러, 아직 완결 되지 않은,
몇가지 시리즈물의 최근 간행된 만화책 몇 권 골라 볼 생각으로... 조금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