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mund Wilson 이라는 사람이 ( 누군지 서치하는 것은 생략했습니다) 60중반에 쓴 일기에
" 나는 여전히 흥분할 일 들을 기대한다, drink, animated conversation, gaiety : uninhibited exchange of idea"
라 했답니다.
1. 먹는 일로 바꾸겠습니다.( 음주를 많이 하지는 않으니까), 저도 좋아합니다. 식탐이 많은 편이라, 초등학교 때 이미 어른의 양을 소화하고,
체격도 그만큼 커버렸습니다. 그런데, 저는 웬만하면 뭐든지 맛이 있습니다.
먹는 일에 대한 기억. 어머니의 학교 앞에 있는, 양은 냄비에 담아내는 우동이나, 자장면,
선교사의 주방에서 일하던 분이 나와 개업 했다는 양식집(이라 해야, 내부 구조는 한식당) 의 오븐에 구운,
아무런 가니쉬등 장식도 없고 투박한 그릇에 나오는 오븐에 구은 치킨과 부드러운 크림 슾.
천변 버드나무 아래 평상에서, 오모가리 그릇에 나오는 민물매운탕 을 먹고 그 윗쪽 정자에 올라 바람을 쏘이던 여름 저녁. 아버지.
새롭게, 이름을 날린, 유명한 식당을 찾는 일 보다는, 그때, 그음식, 동반했던 사람과의 그 이야기를 음미하는 .. 흥분되는 일과는 거리가 먼 듯 합니다.
2. 어른이 되고 나이가 드니, 이전 보다는 수다가 많아졌다고,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들에게 듣는 평가입니다.
제가 불편 하지는 않아서 심각 해 본 일은 없지만, 말을 안하는 편이었습니다. 수줍음, 위축, 그러기도 했겠지만
그저, 말 할, 필요가, 없기도, 마음 속의 그 많은 생각과 감정을 전달 할 기술도 부족 했었던 것 같습니다.
3. 유쾌함. 저도 즐깁니다. 소수의 집단, 취향이 비슷하고, 잘 들어 주는 분위기에서 같은 관심거리들, 오래 나누는 , 그런 담화를 좋아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잘 만든 만화 책의 깊은 조크를 음미하면서, 낄낄거리거나, 혼자서 영화, 연극을 보면서 지내는 것도 아주 많이 유쾌합니다.
성향이 내향이냐, 외향이냐 하는 것 들로 말이 많습니다. 아인쉬타인이 실은 내향적이었다니, 하면서
마치 청백전이라도 하는 것 처럼, 어느 성향이 더 우세 하냐.. 그럴 필요가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저는, 아침 출근 길에 버스 차창 밖의 풍경
산 능선 세개가 나란히 달리는 사이에, 켜켜이 비구름을 품은 골짜기, 냇물이 흘러 모이고, 작은 산짐승들이 오글거리고 있을,
그곳에 마음을 놓아 두어 봅니다.
저는 언제까지나, 외향적인 사람들은 어떤 마음 들을 품고 사는 지 모를 것 같습니다.
추) 마음이 근황
하도 울어대서 항우울제를 좀 가져다 먹이나, 하는 중 , 어제는 마음이를 담당하는 이와 같이 있는데, 생기 발랄 합니다.
까불고 뒹글고, 저를 보더니 활짝 반가워 달겨 듭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좀 이른 출근을 하는데, 멀리서 바라보는 눈동자가 공허합니다. 몇 번 불러도 꼼짝을 안하더니, 마지못해
다가와서, 예의상, 얼굴을 문지르고, 긴 혀로 햝아 봅니다.
'주인님'을 기다리는 중이었나봅니다. 어제는 기쁨에 겨워 잠시 나에게도 흥분을 나누어 준 것 뿐이고.
누구 한 사람에게 마음이 쏟아지면, 다른 사람은 좀 시시해지는 것도... 실은 저도 그렇습니다.
망부석 처럼 꼼짝 안하다가, 마지못해 저에게 다가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