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한 때 나무심기에 열중하셨습니다.
구십 평 남짓 작은 마당에 갖가지 종류의 나무를 구해다 심으시면서
이런 저런 의미 부치기를 즐기셨습니다.
딸들이 대학에 입학 할 때마다 기념 식수를 하셨습니다.
제 몫은 아마 은행나무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셈인지 얼마후부터 시름시름 말라가더니 그만 죽어버렸습니다.
아버지는 황급히 " 에이, 아닌 것으로 하자" 면서 취소 해 버리셨습니다.
그러나 그 줄기의 한부분을 손가락 만하게 잘라내어
잘 다듬어서 당신의 책상에 올려 놓고는
오래오래 바라 보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