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무

torana3 2010. 6. 2. 10:31

아버지는 한 때 나무심기에 열중하셨습니다.

구십 평 남짓 작은 마당에 갖가지 종류의 나무를 구해다 심으시면서

이런 저런 의미 부치기를 즐기셨습니다.

 

딸들이 대학에 입학 할 때마다 기념 식수를 하셨습니다.

 

제 몫은 아마 은행나무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셈인지 얼마후부터 시름시름 말라가더니 그만 죽어버렸습니다.

아버지는 황급히 " 에이, 아닌 것으로 하자" 면서  취소 해 버리셨습니다.

 

그러나 그 줄기의 한부분을 손가락 만하게 잘라내어

잘 다듬어서 당신의 책상에 올려 놓고는

오래오래 바라 보셨습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 景  (0) 2010.06.24
산책  (0) 2010.06.16
주부 主夫  (0) 2010.06.02
편지  (0) 2010.05.18
길떠남  (0) 2010.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