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께서는 정년을 몇 년 앞두고 퇴직을 신청하셨습니다.
어머니를 대신해서 장도보고, 설겆이도 하고
화초도 가꾸셨습니다.
좋아하시던 담배를 끊은 후 매일 카운트 하셨는데
천사백 몇칠 째인가 로 적어 놓으셨던 일기에
" 나는 主夫 로다" 라고 써 놓으셨습니다.
어머니가 정년퇴임 하실 무렵, 아버지는 뇌졸중을 맞고
반신을 못쓰시면서 자리에 누우셨습니다.
어머니가 일을 그만 두는 시점을 기다렸다가
평생 못해보신 어린냥을 이때 해보시는 것 같았습니다.
8월, 만삭의 딸이 뒤뚱거리며 드나드는 것을 보고도
별 반응이 없으시더니
출산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시원 하겠다" 말씀 하셨답니다.
돌아가시기 이틀 전의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