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부 主夫

torana3 2010. 6. 2. 10:25

아버지 께서는 정년을 몇 년 앞두고 퇴직을 신청하셨습니다.

어머니를 대신해서 장도보고, 설겆이도 하고

화초도 가꾸셨습니다.

좋아하시던 담배를 끊은 후 매일 카운트 하셨는데

천사백 몇칠 째인가 로 적어 놓으셨던 일기에

" 나는 主夫 로다" 라고 써 놓으셨습니다.

 

어머니가 정년퇴임 하실 무렵, 아버지는 뇌졸중을 맞고

반신을 못쓰시면서 자리에 누우셨습니다.

어머니가 일을 그만 두는 시점을 기다렸다가

평생 못해보신 어린냥을 이때 해보시는 것 같았습니다.

8월, 만삭의 딸이 뒤뚱거리며 드나드는 것을 보고도

별 반응이 없으시더니

출산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시원 하겠다" 말씀 하셨답니다.

 

돌아가시기 이틀 전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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