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언젠가

torana3 2024. 10. 30. 09:23

몇 년전에 바닷가에 위치한 병원에서 근무 한 적이 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환자가 있고 의사가 필요하다면 나의 역활이 있을 것이다 "  라는 심정으로 

나름 의미를 찾아 보려고 노력 했던  날 들입니다. 

 

그 당시의 기록하고 저장해 놓은 글과 사진에서. 

"병원에 자유로운 영혼을 소유한 고양이 들이 어슬렁 거립니다. 대개 병원이라는 환경에서 야생 동물을 들이는 것은 

위생에도 문제가 있을 테지만 정신병원의 특성상, 일반 병원 보다는 엄격하지 않고 건물이 자연환경 속에 놓여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들이 이들에 너무 애틋합니다. 자기 잔반을 십시일반( 어떤 때는 자기 먹을 것을 먼저) 나눠 먹여 애들이 순하고 애교가 넘칩니다. 정서적으로는 좋은 치료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애들 중에 젤 사교성이 좋은 애입니다. 아무나 보고 드러누워 배를 보이고 골골 거립니다.  제 진료실 바깥에 에어컨 실외기가 있는데 볕이 잘들어 거기에 늘 안자 있으면서 저랑 눈 마주칩니다. 한번 방충망을 열어 놨더니 , 딱 이정도만 몸을 들이 밀고는 다시 나갔습니다. 
이 아이는 임신해서 배불러 다니다가 언젠가 부터 안보이더니 얼마뒤부터는 까칠 하고 슬퍼 보이는 표정으로 혼자 다시 나타났습니다. 새끼들은 어쨌니?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런 것을 눈키스 라 한다지요, 눈을 가만 응시 하고 천천히 깜빡거리며 대화를 시도해 보았습니다.

 

 

에미 진도개 복순이의 아이들이 벌써 이렇게 자랐습니다. 양육이란 사랑과 먹이만 주고  다치지 않게 보호만 해주는 것으로, 그 이상은 스스로 자라나기를 바라만 본다는 것. 을 진작 알았으면 좋을 뻔 했습니다. 억지로 만드느라고 가해진 상처들이 참 마음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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