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Life Book

torana3 2024. 3. 20. 12:43

꽤 오래전에 , 그때도 이미  황혼에 들어버린 나이라  생각하여 일생을 돌아 보는 Life Book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일종의 이미지 북으로   순전히 우연히 잘라낸 사진 이미지로 콜라쥬 작업 한 후에, 

나의 연상을 프로젝션 하는 방식이 었습니다. 

 

1. Birth 

우측의 핑크색 소녀는  임춘희 작가의 전시카타로그에서 오렸습니다.

눈이 쌓인 자작나무 숲 군데군데 피카소의 드로잉이 숨어 있습니다.

말, 소, 양, 켄타로우스나, 미노타우루스 같은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수

 좌측 페이지의 누드, 불꽃인지 꽃잎인지.  전시 안내 엽서들에서 얻었습니다.

천지 사방이 하얗게 눈으로 덮힌 날 태어 났고 산파역을 하신 외할머니가 태를 눈 밭에서 태우셨다고 들었습니다.

 

2. 안경

 

아버지는 한 눈이 의안 이시라, 도수 없는  안경을 쓰셨습니다. 매일 저녁에 의안을 빼놓고 주무 셨습니다. 머리맡에는 항상 종지 만한 그릇이 놓여 있고 소독같은 같은 염두에도 안 둔 듯 했습니다. 어머니도 안경을 쓰셨습니다. 노안이 심해진 이후로는 돋보기를 가지고, 번거로워 하지도 않으면서 줄기차게 책을 읽고 글도 쓰셨습니다.

연상을 끌어낸 기표는 안경광고입니다. 안경은 세상을 보기 위한 도구 입니다.

 스치고 지나간 모든 환영들, 놀랍고 공포에 떨고, 붙잡으려 매달렸던 그 광경들은 하루밤 꿈 처럼 사라져 버렸습니다.  

 

3. 나를 다른 사람과  다르게 특별하게 만드는 것들 

두 남녀는 제 남성상, 여성상입니다.

남성상(Anima)은 지성입니다.  나의 아버지.명석하시고 문예에 조예가 깊으셨으나 세상일에는 소극적이고 나무 키우기를 좋아 하셨습니다. 그리고, 비판적인 애정으로 늘 염두에 두고 살았던 프로이드 박사입니다. 그는 문학, 내면,  고대, 유물 , 신화에 대한 감수성을 지녔습니다.

그리고 여성상은, -저는 평생  화려한 치장을 해본적이 없으나, 아름다움을 예찬하며, 추구합니다. 

밑의 두 소녀. 언제까지나 보호 받기를 원하며 무력하고 소심한, 자주 슬픈 아이.

위쪽에는 귀가 있습니다. 듣는것. 눈으로 보는 것 보다 수동적인 감각이며, 입으로 말하는 것에 비해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기관입니다. 제 입장과 같습니다. 초록의 나뭇잎이나, 밝은 꽃으로 장식 했습니다. 어린시절, 어머니가 만들어 준, 아버지가 가꾸신  그 꽃밭의 이미지입니다.

오른 쪽 페이지는 제가 성장하면서 정신의 역동이 일어나게하는 삶의 방향성입니다.

죽어가는 것, 황무지, 화석이 되어버린, 무기체에 유기적 생명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고대의 미이라를 꽃으로 장식하고 인간의 운명에 내리는 엄한 신탁 또는 정연한 논리와 기술 (검은 석판) 을 무시합니다.

우울한 표정의 날지 못하는 팽귄에게, 하늘을 나르는 새의 비젼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별로  재능이 없는데도 불구 하고 이날 까지 의사로서 살아가게 하는 힘이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내가 할 수 있는일은 죽어가는 것을 살리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그렇게 힘이 있는 것도 아니고, 활기 찬 사람도 아닙니다.

그러나 남을 행복하게 하는 , 그렇게 하고 싶은 정신의 역동이 있습니다.

고민하거나 좌절 한다 해도, 지금 까지,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 모습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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