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젊었을 때부터 출퇴근 거리가 먼 직장을 다녔고 우연치않게 고속 터미널 역에서 환승을 했었는데
언제 부터인가 지하도 입구에 같은 자리에 빅이슈 잡지를 파는 이의 호객 목소리가 들려
익숙 해 졌지만, 잘 알지 못해, 연애인 가십같은 B급 잡지가 아닐가 짐작만 했고 관심 없이 지나 쳤습니다.
영화 내 어깨위의 고양이 밥 을 보고 빅이슈의 잡지 취지와 건전한 내용인거라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호와 새 이슈를 사면서 비로소 빨강 모자 안에 그 목소리 주인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낭랑한 목소리 로 짐작하기를 더 어릴 줄 알았는데 백발이 성성합니다.
목소리만으로도 오래 알던 사이인듯 친밀감이 느껴, 많이 늙으셨네요.. 하고 말을 건넵니다.
만나는 이들 중 나보다 더 나이든 이가 많지 않아 나는 서슴 없이 하대 하기도 합니다.
오랜세월 한자리에서 성실하게 행상 하던 이 답게 활짝 웃으며, 책팔아 준것 대한 감사를 반복합니다.
아마 자주 사야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볼거리도 많습니다.
2.
정류장. 해가 길어져서 이른 출근 시간에도 날이 훤하게 밝습니다.
비에 젖은 신록에서 풋풋한 향이 납니다.
유난히 하늘이 예쁩니다. 부드러운 하늘색에 연한 회색 구름이 ,
여명이 분홍으로 드문드문 번져 있습니다.
봄 하늘을 바탕으로 새잎이 돋기 시작하는 키 큰 나무 꼭대기 가지가 살풋 걸쳐있습니다.
3. 버스 안. 아침 라디오 방송에서 날씨를 어나운스먼트 합니다.
귀에 꽂히듯 들어 오는 두 단어. .. 지리산에 강한 비.
세찬 비바람을 피해든 지리산의 은밀한 은신처에서 서늘한 한기에 몸을 움추리며
비가 멈추기를 기다리며 시간을 긋는, 한 장면으로 순간이동 합니다.